탄소나노튜브는 탄소 원자가 연결된 수 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 크기의 대롱이다. 강도와 전기전도성이 뛰어나 꿈의 신소재로 불리지만 대량으로 합성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그러나 이제 싼 가격에 많은 양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독일 프리츠 하버 연구소의 수 당성 박사팀은 에트나 화산의 용암을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국제 화학계 유력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온라인판 1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있는 에트나 화산은 유럽에서 가장 큰 활화산이다.
연구팀은 용암이 산화철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산화철은 탄소나노튜브 합성 과정에서 촉매 역할을 한다. 또한 구멍이 많아 표면적이 넓은 용암의 겉면에 합성된 탄소나노튜브가 잘 붙는다. 용암은 탄소나노튜브라는 모가 자라는 모판 인 셈이다.
연구팀은 에트나 화산의 용암을 잘게 부순 다음 수소와 함께 700℃로 가열했다. 여기에 에틸렌 가스를 첨가하자 산화철이 촉매로 작용해 에틸렌 가스가 탄소로 분해됐다. 분해된 탄소는 용암 표면에 붙어 대롱 형태로 합성됐다. 수 박사는 “용암을 이용하면 촉매를 만드는데 돈이 들지 않아 경제적”이라며 “메탄이 많은 화산 가스와 용암이 만나 자연히 생긴 탄소나노튜브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