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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S는 미래기술의 해결사

3차원 마이크로-나노 구조체 연구실

“지름이 1.6mm인 핀의 머리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내용을 모두 써넣을 것이며, 극히 작은 기계들이 등장해 원자 하나하나를 조작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작은 기계들이 작동할 때 생기는 부품의 마모 문제도 중요해질 것입니다.” 양자전기역학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리처드 파인만이 1959년 미국 물리학회에서 “바닥에는 ‘풍부한’ 공간이 있다”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의 일부다.
 

연구원들이 NEMS제품에 미세한 흠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풍부한’ 공간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나기도 전에 세계 각국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기계를 만들었다. KAIST 전자전산학과의 윤준보 교수도 ‘마이크로 전기 기계 시스템’(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을 통해 미시세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MEMS란 단어는 익숙하지만 잉크젯 프린터가 MEMS를 대표하는 제품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잉크젯 프린터 카트리지의 헤드 부분을 살펴보면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도 안 되는 크기(30μm, 1μm는 100만분의 1m)의 구멍이 300개나 뚫려있다. 각각의 구멍에는 잉크가 들어있는 공간과 열을 발생시켜 잉크를 끓게 하는 소자 등이 실리콘 기판 위에 집적돼 있다. 이처럼 마이크로미터 크기로 전기적, 기계적 구조를 만드는 기술을 MEMS라 부른다.

윤 교수가 MEMS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3년 석사과정 때 잉크젯 프린터 헤드를 개발하면서부터다. 당시만 해도 독자적으로 프린터 헤드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엔 없었다. 이 때문에 윤 교수는 휴렛팩커드(HP) 제품을 직접 구입해 뜯어보는 일부터 시작했다. 윤 교수는 “해외 논문이나 자료를 찾아보며 기초부터 닦았다”며 “마이크로 세계를 연구할수록 더 넓은 세상이 보였다”고 말했다.

MEMS는 프린터 헤드뿐 아니라 LCD같은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메모리, DNA칩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또 나노기술(NT)은 물론 정보통신(IT), 생명과학(BT) 등 활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MEMS가 ‘미래기술의 해결사’로 불리는 이유다.
 

기계와 전기, 빛을 융합한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윤준보 교수(왼쪽에서 네번째)와 연구원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거울을 만든다

윤 교수는 디스플레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디스플레이는 액정이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 화면에 빛이 노출되는 방식인 액정표시장치(LCD)다. 그러나 시야각이나 잔상 등은 액정 소자가 갖는 한계다. 또 화면에 가까이 다가가면 미세하게 나눠진 화소 사이의 간극이 어둡게 보이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윤 교수는 “머리카락 굵기의 8분의 1만한 거울을 사용하면 화소 사이의 간극을 없애 시야각을 넓히고 반응속도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거울의 측면에서 빛을 비추면 움직이는 거울의 각도에 따라 화면에 빛을 모으거나 어둡게 할 수 있다. 이 거울이 ‘디지털 마이크로 미러소자’(Digital Micromirror Device)다.

현재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사가 독점 판매하는 마이크로미러의 크기는 13.68μm인데 비해 윤 교수가 개발한 소자는 10μm다. 그만큼 해상도가 높은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더불어 하나의 렌즈가 하나의 마이크로 미러에만 빛을 비춰 화소사이의 틈새를 없애는 기술은 윤 교수의 독보적인 기술로 국제 특허출원을 마치고 제품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윤 교수는 “지식 창조, 기술 축적, 바른 사용이 연구실의 좌우명”이라며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무선통신 분야에 MEMS를 접목시켜 세계적인 연구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교수님은 렌즈 하나하나를 촘촘히 붙인 '마이크로렌즈 어레이(Microlens Array)를 개발해 디스플레이에 생기는 화소 틈새를 없앴다. 이를 발과다이오드(LED)에 활용하면 화며 밝기가 고르지 않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00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서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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