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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알 수 없는 존재, 인간을 분석한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언어라면 침팬지나 고래도 신호를 이용해 의사를 소통할 수 있고, 두 발로 걷는 행동이라면 같은 예를 수십 종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을 펴낸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로버트 윈스턴 교수는 “인간의 특징은 바로 커다란 뇌와 사회성”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지능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오늘날 인류의 문명을 만든 원동력이라는 주장이다.

‘인간’은 몸과 마음, 역사와 문화 등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다룬 ‘인간 대백과사전’이다. 집필진은 인류의 기원, 몸, 마음, 인간의 일생, 사회, 문화, 민족, 미래의 8장으로 나눠 인류학, 의학, 심리학, 민족학 등 각 분야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인류의 탄생을 간결하게 정리한 ‘인류의 기원’에 이어 ‘몸’에서는 호흡과 순환, 근육, 면역, 생식과 출산 등 인체의 구조와 변화를 소개한다. 특히 각 신체부분을 사실적으로 그린 화보가 인상적이다.

‘마음’에서는 감정, 언어, 지능, 성 정체성 등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요소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인간의 일생’에서는 출생에서 성장, 결혼, 사망까지 삶의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이슬람, 힌두교, 모르몬교의 결혼식처럼 각 문화집단의 독특한 민속의례를 서로 비교하며 환경이 문화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사회’와 ‘문화’는 인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집필진의 노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각국의 경제와 사회구조, 복지제도를 설명하는 한편 종교와 의사소통수단, 의복과 예술, 과학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인간의 공동체적 요소를 분석했다.

세계의 각 민족들이 어떤 식으로 살고 있는지 알려주는‘민족’은 이 책에서 가장 비중이 크고 충실한 장이다. 북아메리카의 코만치족에서 유럽의 바스크인, 그리고 아프리카의 수많은 종족과 한국인, 일본인에 이르기까지 수백개 민족의 특징과 문화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에 대해 ‘이름은 아주 가까운 친구들만 부른다’거나 ‘한국 사회에서는 보통 감정표현을 피한다’는 식의 잘못된 묘사도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방대한 분량의 ‘인간’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총 47명에 이르는 저자와 영국 옥스퍼드대 프랜시스 애슈크로프트 교수, 런던경제대 니콜라스 험프리 교수 등 생리학, 뇌과학, 인류학, 고생물학 등 각 분야의 석학 10명이 편집위원으로 집필에 참여했다.

‘인간’은 짧은 시간 안에 다 읽기는 힘든 책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존재를 여러 각도에서 관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풍부한 사진자료, 알기 쉬운 지도, 표, 일러스트는 이해를 도와주며 책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번역이 깔끔해 막힘없이 읽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인간^로버트 윈스턴 엮음, 김동광, 이용철 옮김(사이언스북스, 512쪽, 5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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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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