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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대포동 쇼크의 진실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미국 레이저로 막을까

지난 7월 5일 하루 동안 북한은 미사일 7기를 잇따라 발사했다. 이 중 6기는 스커드 미사일(화성 미사일)이나 노동 미사일처럼 단·중거리 미사일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500km고 노동 미사일은 1350~1500km다. 나머지 하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백두산 미사일)로 발사 직후 이상 작동을 보이며 바로 통제 불능 상황에 빠져 폭발했다.

북한은 주변국을 위협할 만큼 충분한 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탄(ICBM)을 쏠 수 있는 기술능력은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이번 대포동 2호의 발사는 1998년 8월 대포동 1호를 발사해 전세계에 충격을 준데 이어 ‘제2의 대포동 쇼크’를 일으켰다. 이번 사건의 진실과 북한의 미사일 기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파헤쳐본다.

러시아 미사일 모방에서 시작

세계의 군사무기에 대한 ‘알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미국과학자연맹’(FAS)의 홈페이지에는 북한의 미사일기술 수준이 비교적 상세히 기술돼 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은 대부분 액체추진 미사일이지만, 초창기 북한이 러시아에서 들여온 미사일은 고체추진 미사일이었다.

북한은 1950년대 러시아에서 개발한 고체추진 미사일 ‘프로그’(Frog)를 들여오기 시작해 1970년대 초에는 프로그-7 미사일을 분해하고 재조립해 관련 기술을 획득했다. 프로그-7 미사일은 살상무기를 탑재하는 탄두의 무게가 450kg이며 사정거리는 70km다.

화성 미사일은 러시아의 스커드 미사일을 북한에서 개량 생산한 것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V-2 미사일을 개량해 제작한 단거리 미사일이다.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스커드는 프로그 미사일과 달리 날개가 있어 비행방향을 바꿀 수 있다.

‘화성 5호’는 1976년 이집트에서 받은 스커드-B를 개량해 화학탄과 생물학탄을 탑재할 수 있도록 만든 미사일이다. 1984년 4월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600기 이상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성 6호(스커드-C)는 화성 5호에서 탄두의 무게를 약간 줄이고 추진제를 25% 증가시켜 사정거리를 500km로 연장시킨 것이다. 1990년 중반에 성능시험에 성공한 화성 6호는 북한의 주력 미사일로 배치됐다. 화성 5호와 6호는 핵개발 의혹을 받아온 이란에 수출됐다.

북한은 1988년부터 화성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독자적으로 사거리 1350~1500km의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탄생한 노동 1호는 1993년 5월 모조탄두를 싣고 500km 정도 비행하는데 성공했다. 러시아의 단거리 미사일인 SS-N-4(R-13)와 SS-N-5(R-21)의 설계를 모방한 이 미사일은 일본과 대만까지 위협할 수 있다.

현재 노동 1호는 200기 이상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 1호의 탄두에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은 노동 1호를 이란과 파키스탄에 수출해 국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1998년과 2000년에 파키스탄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 ‘가우리’가 노동 1호와 비슷하다.
 

미사일방어체계


대포동, 미국 본토 겨눈다

북한은 1990년대 들어 일본과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왔다.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를 동해로 발사했다. 북한은 대포동 1호가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탑재한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해왔다. 대포동 1호가 우주발사체든 미사일이든 기술적으로 보면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포동 1호가 미사일이라면 사거리가 2500km이고, 우주발사체라면 3단 로켓으로 구성돼 사거리가 4000km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사한 대포동 2호는 사거리가 7000km라 북한에서 하와이까지 다다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대포동 2호가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졌는지, 어디를 겨냥했는지, 왜 실패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대포동 1호에 이어 대포동 2호도 시험 발사에 실패했다는 점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의 한계를 보여준다.

북한은 대포동 2호의 개량형으로 기존 미사일과 달리 1, 2단에 액체추진제를, 3단에 고체추진제를 각각 사용하는 3단 로켓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는 최대사거리가 1만2000km 정도라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주요미사일 제원


미국 정찰위성, 지상의 발사시설 포착

대포동 2호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어떻게 파악했을까. 미국은 정찰위성 ‘키홀’(Key Hole)을 이용해 북한이 발사대 주변에서 액체연료 탱크나 트럭 같은 발사 장애물을 깨끗이 치운 모습을 포착했다. 또 통신을 감청해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을 곧 발사한다는 결정적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홀 위성은 해상도 10cm(가로 세로가 각각 10cm인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할 정도)의 영상을 찍어내며, 야간에도 적외선 카메라로 온도차를 분석해 사람이나 물체의 이동을 감시할 수 있다. 해상도 1m의 래크로스 위성은 일정지역에 전파를 쏴 그 반사파를 읽어내는 합성개구레이더(SAR)를 사용해 구름이나 어둠을 뚫고 전천후로 지상 물체를 포착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해상도가 6.6~10m인 민간위성 아리랑 1호만 이용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발사 지역의 영상을 계속 촬영하는 게 불가능하다. 더구나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올 때, 또는 야간에는 전혀 영상을 얻을 수 없다. 다만 레이더를 탑재한 금강 정찰기가 휴전선 남쪽에서 북쪽으로 100km 이내의 영상을 찍을 수 있을 뿐이다.

미국은 우주뿐 아니라 육지, 바다, 하늘에 배치된 자산을 상호 보완적으로 동시에 운용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빈틈없이 파악할 수 있다. U-2 고공정찰기는 24km 이상의 고도에서 북한 내륙의 영상을 촬영하고, 미사일 발사장 주변의 무선통신을 감청해 발사장의 준비 상황을 샅샅이 들여다본다. 또 적외선카메라를 탑재한 조기경보위성(DSP), 전화나 신호를 도청하는 위성을 이용해 미사일의 이동 상황과 발사 준비 상황을 정밀 관측한다. 이밖에도 이지스함에 설치된 SPY-1 레이더와 RC-135S 정찰기로 미사일 발사 징후를 정확히 포착한다.

일단 미사일의 1단 로켓을 점화해 연소가 시작되면 적외선 영상에서는 배출가스의 온도차를 확인해 미사일의 발사를 탐지할 수 있다. 조기경보위성 DSP 4기와 정찰위성 키홀은 적외선 영상을 찍는다. 적외선센서를 탑재한 여러 정찰기도 미사일 발사를 탐지한다. 이들 정보는 즉시 미국 콜로라도 샤이언산의 북미방공사령부(NORAD), 오산 한미연합정보센터 등에 전송된다.

미사일 발사 직후에는 SPY-1 레이더와 RC-135S 정찰기가 미사일을 계속 추적한다. 특히 조기경보위성은 미사일 공격을 초기에 포착해 발사위치를 파악하고, 미사일의 궤적을 파악하고 예상낙하지점을 분석해 조기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해준다.
 

북한 주요미사일 크기와 사거리


미사일방어체계 아직 초기단계

7월 5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함께 언론에서는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했다거나 가동할 준비를 했다는 식으로 확인되지 않은 기사가 흘러나왔다. 미국이 구축하려는 미사일방어체계는 무엇이며,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

미사일방어 개념은 날아오는 미사일을 미사일로 막겠다는 구상으로 2차 세계대전 직후에 처음 나왔다. 그뒤 1983년 레이건 행정부는 소위 ‘스타워즈’로 알려진 ‘전략방위구상(SDI)’을 내놓았다. 원래 이 구상은 옛 소련의 미사일이 겨냥하고 있는 미국 본토의 주요 표적을 방어하기 위해 1997년까지 지상과 우주에 요격미사일을 여럿 배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992년 소련이 붕괴되고 기술적 문제가 있어 SDI를 제때 추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국가미사일방어체계(NMD)와, 동맹국과 해외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전역미사일방어체계(TMD)를 구축하기로 변경했다. 결국 2000년 부시 대통령이 당선된 뒤 NMD와 TMD를 통합한 개념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탄도미사일(ABM)에 대비하기 위해 장거리 요격미사일 11기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된 상태다. 미사일 요격체계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 있지만 초기 배치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대륙간탄도탄은 약 20분간 순항하는 구간에 들어가기에 앞서 3~5분 정도 초기 가속구간을 거치는데, 이 구간이 탄도미사일을 파괴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속구간에서 탄도탄을 파괴할 정도의 능력은 없다.

미국은 현재 이지스함에 SM-3 요격미사일을, 지상에 패트리엇미사일과 PAC-3 요격미사일을 우선 배치하고 지휘·통제·전장관리·통신시스템(C2BMC)을 가동하는 제한된 방어작전능력(LDO)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륙간탄도탄과 같은 장거리 미사일을 완벽하게 방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앞으로는 항공기 탑재 레이저(ABL)나 우주기반 레이저(SBL)를 개발해 가속구간에서 적의 탄도탄을 파괴할 계획이다. 완전한 미사일방어체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조기경보위성 DSP는 적외선카메라로 미사일에서 나온 배출가스의 온도차이를 잡아내 미사일의 발사를 탐지할 수 있다.


주요국의 미사일 개발현황 미국의 미니트맨Ⅲ vs 러시아의 SS-24

북한의 미사일 기술수준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주요국가의 미사일 개발 현황을 살펴봐야 한다. 세계 최고의 미사일 강국은 미국과 러시아다. 미국은 이미 1940년대부터 대륙간탄도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액체추진제를 이용하는 ‘아틀라스 D·E·F’ 미사일은 1만4000km의 사거리를 자랑하며, 현재 우주발사체(아틀라스)로 쓰이고 있다. 현재 미국의 주력 대륙간탄도탄은 3단 고체로켓으로 추진하는 ‘미니트맨Ⅲ’으로 사정거리가 1만3000km다. 역시 3단 고체로켓으로 추진하는 대륙간탄도탄 ‘피스키퍼’는 사거리가 9800km다.

러시아의 주력 장거리미사일은 사거리가 1만km인 대륙간탄도탄 ‘SS-24(RS-22)’다. 이전 세대의 대륙간탄도탄 ‘SS-19(RS-18)’은 액체로켓이며 사거리는 SS-24와 유사하다. SS-19는 1990년대 중반부터 우주발사체 ‘로콧’의 로켓으로 쓰이고 있다. ‘SS-18(RS-20)’은 초대형 탄도미사일로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핵무기를 늘리는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사거리가 1만1000km인 ‘SS-18’은 현재 우주발사체 ‘디네플’의 로켓으로 활용하고 있다. 역시 대륙간탄도탄인 ‘SS-25’는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로는 가장 최신형이다.

중국의 미사일은 둥펑(DF) 시리즈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 중반 옛소련이 제공한 사거리 600km의 SS-2를 생산하기 시작해 단거리 미사일 DF-11, 중거리 미사일 DF-15·21, 쥐랑-1, 장거리 미사일 DF-3·4·5·31·41, 쥐랑-2를 개발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의 분쟁으로 사거리가 350km 이내인 단거리 미사일 ‘프리스비’를 위주로 개발했다. 그뒤 서독에서 기술지원을 받아 사거리 1200km의 중거리 미사일 ‘아그니’를 성공적으로 개발했으며, 최근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미국의 미니트맨Ⅲ(왼쪽)과 러시아의 SS-24. 사거리가 1만km 이상인 대륙간탄도탄으로 양국의 주력미사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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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장영근 교수
  • 진행

    임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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