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는 그냥 칼로리일 뿐이다.”
열역학법칙에 충실한 영양학자들의 말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섭취한 음식의 전체 칼로리가 중요하지 그 구성성분, 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은 다이어트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최근 유행하는 ‘로-캅(low-carb) 다이어트’, 즉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을 많이 먹는 방법이 의미가 없다. 그러나 최근 영양학의 열역학을 새롭게 해석해 로-캅 다이어트가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존의 주장은 ‘에너지는 보존된다’ 는 ‘열역학 제1법칙’ 에 따른 것으로 ‘에너지는 비가역적으로 흐른다’ 는 ‘열역학 제2법칙’ 을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미 뉴욕주립대 리차드 파인만 교수와 야코비의학센터의 유진 파인 박사는 이 같은 주장을 담은 논문을 ‘영양학 저널’ 7월 28일자에 발표했다. 이들은 “열역학 제1법칙은 반응 전후의 전체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것을 이야기할 뿐, 에너지가 어떤 형태로 재배치되는가를 설명해주는 것은 열역학 제2법칙의 영역”이라며 “영양분의 화학에너지가 소화 과정을 통해 일과 열로 나뉘는 비율이 성분에 따라 다른데, 열이 많이 발생할수록 에너지의 효율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열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방이 2-3%, 탄수화물이 6-8%, 단백질이 25-30%다. 즉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똑같이 1g당 4kcal를 내지만 실제 몸이 필요로 하는 일로 바뀌는 비율은 탄수화물이 더 높다. 명목상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단백질의 비율이 높을수록 몸이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 이들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이 다수 나와있다. 지난해 행해졌던 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하루 1천8백kcal를 섭취하는 프로그램에서 로-캅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은 평균 10.4kg 감량된 반면 저지방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은 평균 7.7kg 감량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