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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보다 귀한 감람석 품은 현무암

서해 최북단에는 대청도, 소청도와 함께 삼형제 섬 중 맏형격인 백령도가 있다. 백령도 면소재지가 있는 진촌리에서 북동쪽으로 1.5km 가면 예로부터 서풍이 강하게 분다고 해서 ‘하늬바다’로 불리는 바닷가가 있다.

이곳에 가면 제일 먼저 물범의 서식지인 물범바위(천연기념물 제331호)가 눈에 들어오고, 서북쪽으로 7~8km 떨어진 북녘 땅 장산곶과 백령도의 중간 해역으로 효녀 심청이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가 보인다.
 

바닷가로 내려서면 특이하게 생긴 바위 덩어리들이 돌탑을 이룬 광경이 펼쳐지는데, 보는 이들의 발길을 저절로 멈추게 한다.


돌탑은 멀리서 보면 브로콜리를 연상케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마치 벌레를 먹은 것 마냥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현무암이다. 규암이 주를 이루는 백령도에 화산 활동으로 생긴 현무암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늬바다의 현무암
 

하늬바다의 현무암은 460만년 전 용암이 분출한 것으로 250만~ 150만년 전 생성된 제주도와 울릉도의 현무암보다 ‘형’뻘이다. 용암 분출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진출리 부근이 고도가 높은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용암이 분출해 하늬바다 쪽으로 흘러내렸을 가능성이 있다. 처음에 현무암은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였지만 바닷물이 빠지고 드나들며 암석을 깎아내 서서히 하나 둘씩 떨어져나갔다. 특히 바닷물에 잠기는 밑부분이 잠기지 않는 윗부분보다 많이 깎여나가 브로콜리 같은 모양의 돌탑이 된 것이다.
 

현무암의 생김새도 특이하지만 이곳 현무암에는 다른 지역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흰색 또는 노란색을 띤 암석이 현무암 곳곳에 박혀 있어 학계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백색 규암 조각들이 박혀 있는 현무암은 백령도의 기반암인 규암층의 틈을 따라 용암이 유출되면서 석영질의 암석 조각들이 포획돼 생성된 것이다. 5~20cm 크기의 황갈색을 띤 암석 조각도 곳곳에 박혀 있는데, 이는 감람석으로 철, 마그네슘 따위의 규산염으로 이뤄진 광물의 하나다.


감람석은 지각 하부에 위치한 맨틀을 구성하는 주된 물질로 1500℃의 높은 온도에서도 잘 녹지 않으며 지표에서는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감람석이 어떻게 백령도에 나타나게 된 것일까.


이는 지하 수십km 깊이에서 고온, 고압의 맨틀 상부에 암석 상태로 있던 감람석의 일부가 지하에서 마그마가 상승할 때 함께 뜯겨 올라온 것이다. 맨틀을 구성하는 감람석 같은 광물질이 포획암으로 산출되는 경우 맨틀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지질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지질학자들이 백령도의 감람석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감람석이 박혀 있는 현무암은 백령도 이외에 제주도, 울릉도, 충북 보은 조곡리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극히 적고 하늬바다처럼 다량으로 발견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고 한다. 이런 학술적 가치가 인정돼 백령도 진촌리의 감람암 포획 현무암은 현재 천연기념물 제393호로 지정돼 보호, 관리되고 있다.
 

감람석 생성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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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우평 지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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