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은 유치원에서부터 수학 공부를 하는 실정이다 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사칙연산은 쳐다보기만 해도 지겨운 문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전히 사칙연 산만 잘하면 수학을 잘 하는 줄로 착각하고 있다. 그 무미건조한 ‘산수’ 문제를 날마다 풀어내야 하는 학생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주어진 수를 연산한 결과를 묻는 것은 정말 재미없는 문제다. 하지만 문제를 뒤집어 주어진 수를 조합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문제라면 훌륭한 수학퍼즐이 된다. 3, 3, 7, 7, 네 개의 수에 사칙연산을 적용해 24를 만들어 보라. 괄호를 써도 되며 숫자의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
A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3, 3, 7, 7을 이용해 24를 만드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간혹 3× (3÷3+7)=24라고 쓰고서 너무 쉽다고 생각하 는 사람이 있다. 문제를 다시 보라. 3, 3, 3, 7이 아니라, 두 개의 3과 두 개의 7로 이뤄진 3, 3, 7, 7이 원래의 문제다.
오답 사례를 하나 더 찾아보면, 루트를 써서 3×3+3×7=24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사칙연산을 이용하라고 했으니 루트를 사용하 는 것은 올바른 풀이가 아니다. 이밖에 우선 3+3×7=24를 만들어 놓은 다음, 하나 남은 3은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는 자칭 기발한 풀 이도 있는데, 아무려면 그렇게 풀라고 만든 문제 일까. 이처럼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사칙연산 만으로는 좀처럼 풀리지 않다 보니, 인터넷 사이 트에는 근사값을 구하는 문제라고 우기는 글이 있는가하면, 장황한 분석 끝에 답이 없다고 단언 하는 글도 많다. 자, 정답은 다음과 같다.
(3+3÷7)×7=24
3이 7로 나눠 떨어지지는 않지만, (3+3÷7)이 24/7라는 사실을 이용하면 정확히 24가 나 온다. 3, 3, 7, 7 외에도 4, 4, 10, 10으로 24 를 만들 수도 있다. 이 경우 두 개의 4를 붙여서 44-10-10=24를 만들 수도 있지만, 붙여쓰기 가 사칙연산은 아니니 이때는 (10×10-4)÷4=24 가 정답이다.
하나 더, 네 개의 숫자 3, 3, 8, 8에 사칙연산 을 적용해 24를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문제의 답도 꽤나 생각해 내기 어려운데, 정답 은 8÷(3-8÷3)=24다. 이 문제들이 하필24 를 만들라고 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24는 자 신보다 작은 어떤 수보다도 약수를 많이 가지고 있어 이런 종류의 문제를 만들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1~9까지 서로 다른 네 개 의 숫자와 사칙연산으로 24를 만드는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1, 6, 7, 8과 3, 4, 6, 7만 빼고 모든 경우에 24를 만들 수 있다. 심심할 때 시간 보내기에 딱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참, 혹시 (3+3÷7)×7의 결과로 6이 나온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좀 지겹더라도 꾹 참고 사칙연산 공부를 좀더 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