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용매로 널리 쓰이는 벤젠이 허용치인 1ppm(1백만분의 1)보다 낮은 농도에서도 백혈구를 파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담배 연기나 자동차 배기 가스에서도 발견되는 벤젠은 오래 전부터 백혈병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 마틴 스미스 교수팀과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자들은 중국 티안진 근교에서 다양한 농도의 벤젠에 노출되는 신발공장 근로자와 벤젠이 쓰이지 않는 옷공장 근로자의 혈액을 비교했다.
그 결과 벤젠에 노출된 근로자는 백혈구 수와 혈소판 수가 감소해 있었다. 감소의 정도는 노출된 벤젠의 농도가 높을수록 커 10ppm 이상에서는 24%였지만 1ppm 미만에서도 15%나 됐다. 한편 연구자들은 벤젠에 특히 취약한 두가지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는데, 이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벤젠을 더 해로운 화합물로 바꿔주는 효소의 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인류의 절반 이상이 활성이 높은 효소 유전자를 갖고 있다”며 “농도가 낮을지라도 오랜 기간 노출됐을 때 벤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