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기가 정상적으로 태어난 아기와 다른 행동을 보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리처드 스컬츠 박사팀은 시험관에서 수정돼 태어난 쥐가 자연적으로 출산된 쥐에 비해 행동은 더 대담하고 활발했으나 기억력이 약간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2월 10일자에 발표했다. 스컬츠 박사는 “시험관 수정 쥐와 정상 출산 쥐의 행동과 기억력 차이가 미미하지만 의미있는 연구결과”라면서도 “이를 인간에게까지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험관 수정으로 태어난 사람의 아기가 자라면서 자연 출산된 아기와 행동이나 기억력에 정말 차이를 보인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시험관 수정(IVF) 방식은 시험관 안에서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켜 며칠 간 배양한 다음 여성의 자궁 안에 이식해 임신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26년 전에 태어난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스 브라운을 비롯해 이 방법으로 태어난 아기는 세계적으로 1백만명이 넘는다. 그러나 시험관 아기가 자라는 동안 건강이나 행동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찰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한편 시험관 아기가 유전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는 알려져 있다. 영국 버밍엄대 이몬 마허 박사는 “시험관 아기는 배아가 발달하는 동안 유전자 발현이 잘못돼 장기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는 베크위드-와이드만 신드롬 같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병은 정상아 1만3천명 중 1명 꼴로 나타나는데, 시험관 아기의 경우 좀더 많이 발병한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잘못된 유전자 발현이 아이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기 전 시험관에서 배양하는 기간이 의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시험관 수정이 불가피하다면 “인공 환경에서 자라는 시간을 가능한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스컬츠 박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