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할 땐 선생님 눈을 똑바로 쳐다보란 말야.”
누구나 한번쯤 이런 말을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답을 하려고 애쓰다보면 자연스럽게 눈이 딴 곳으로 가는 걸 어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야단을 다시 맞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들이 질문을 받고 눈길을 돌리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 영국 스털링대의 심리학자인 기네스 도허티 스네든 박사는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질문을 받고 눈길을 돌리는 이른바 ‘시선 회피’(gaze aversion) 현상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지금까지는 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시선 회피 현상이 연구됐다.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 성인들은 문제에 좀더 집중할 필요가 있을 때 주위 환경들, 즉 마주한 사람의 얼굴이나 다른 시각적 자극으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어린이들의 시선 회피도 같은 이유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시선 회피는 어떤 정보를 기억해내야 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낼 때, 또는 무엇을 이야기해야할지 생각할 때 일어나며, 일반적으로 눈을 감거나 하늘을 쳐다본다든지 대화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는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주어진 과제가 어려울 때 일어난다.
이번 연구결과는 ‘심리학자’ 2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