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미래 휴대폰을 상상한다

입는 전화에서 똑똑한 전화까지 10대 트렌드

2010년 출장차 파리에 와있는 30대 여성 프리랜서 김모씨. 그녀의 하루는 휴대폰이 들려주는 감미로운 알람소리로 시작된다. 잠에서 막깬 그녀가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의 휴대폰으로 밤새 도착한 메일을 확인하는 일. 급한 요청을 받고 출발한 탓에 노트북을 미처 가져오지 못했다. 뉴스사이트에 접속해 필요한 뉴스를 검색한다. 휴대폰 버튼을 눌러 몇가지 소식을 저장한 그녀는 아침 일찍 잡혀있는 미팅에 참석키 위해 서둘러 호텔을 빠져 나온다.

‘아침 출근 시간이 혼잡하기로 유명한 파리에서 어떻게 택시를 잡지?’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도착 직후 현지 교통 정보 사이트에 접속해 미리 차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이다.

대기해 있던 푸조5XX 택시의 아늑한 뒷자석에 올라탄 그녀는 그날의 날씨와 교통 상황이 궁금해졌다. 휴대폰으로 위치정보시스템에 접속한 그녀는 곧바로 교통상황과 날씨가 모두 좋다는 음성 메시지를 받는다. 아침에 확인한 메일에 대한 답장은 말로 하면 된다. 단말기에는 얼마전 설치한 음성인식모듈이 장착돼 있다.

‘신문 다 보고. 하암∼. 도착까지는 아직 꽤 남았는데...’

이내 지루해진 그녀는 TV를 켠다. 곧 휴대폰의 액정화면에서는 국영방송인 FR3의 TV아침 뉴스가 흘러 나왔다. 얼마쯤 지났을까 한국에서 급한 호출이 왔다. TV기능을 끄자마자 휴대폰 화면에는 한국 친구의 얼굴이 나타났다. 오늘따라 화면속 상대방의 얼굴에 잔상이 심하다.

‘흑점 폭발로 위성 통신 상태가 좋지 않군.’ 약속 장소에 도착. 승객 좌석 앞에 설치된 무선 결재 시스템에 휴대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택시비 지불 끝. 이제는 주머니 속에 동전이 짤랑대던 시절이 그립다.

몽마르뜨 작은 카페에서의 미팅도 그녀는 만족스러웠다. 정작 중요한 기획안을 자신의 노트북 속에 저장하고 그냥 놔두고 온 것이 아닌가. 하지만 착각도 잠시. 며칠전 출근길에 보려고 휴대폰에 기획안을 저장했던 것을 기억해 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근거리 데이터 통신으로 파트너의 휴대폰에 기획안이 담긴 파일을 념겨 줬다.

‘헌데 남자친구는 지금 뭘할까. 어디 술독에 빠져있겠지.’ 갑자기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의 소식이 궁금해졌다. 다시 휴대폰을 꺼낸다. 위치정보시스템을 통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호텔로 돌아와보니 때마침 정전이었다. 비즈니스 라운지에 설치된 인터넷 단말기 역시 ‘먹통’이다. 아침 비행스케쥴을 확인해야만 한다. 휴대폰을 찾아 그녀의 손이 버릇처럼 다시 가방속으로 들어간다. ‘충전기를 가져오지 않아 이미 꺼져 버렸을텐데.’ 다행히도 휴대폰의 충전 막대는 ‘꽉’차있는 상태였다. 하루가 멀다하고 충전해야만 했던 10여년 전과는 이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전지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매일 충전하지 않아도 한달 동안은 거뜬히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출장도 대만족!’


부품기술과 디자인의 발전으로 다양한 형태의 휴대폰이 개발되고 있다. 유 럽에서 개발된 1회용 전화


김씨의 출장은 결코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 생활에서 이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돼버린 휴대전화. 전화 통화에서 이메일 확인, 음악감상에서 동영상 촬영은 이제 기본이다. TV시청, 위치안내, 지급결제까지 갖가지 기능들이 융합된 휴대폰들이 곧 매일같이 쏟아져 나온다.

휴대폰은 어느새 우리 삶의 만능 키트가 됐다. 여기에 유선인터넷과 무선 인터넷을 통합하는 망개방에 글로벌 서비스까지 더해지면 앞으로 휴대폰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게 될 영역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휴대폰은 이제 단순 통화를 위한 단말기의 기계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엄지족, 폰팅족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옛날 같으면 ‘요물단지’ 취급을 받았을 휴대폰. 앞으로 전개될 휴대폰의 미래를 살펴보자.

손에 차는 전화 옷처럼 입는 전화


유 기발광소자(EL)디스플레이가 달린 입는 컴퓨터


지금까지 휴대폰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중요한 요인은 디지인이었다. 실제 주요 고객층을 이루고 있는 20, 30대들은 휴대폰의 외형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한다. 디자이너들이 하이테크적인 가치에 외형적인 참신함을 덧붙이기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이같은 흐름이 바뀌고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카메라 모듈이나 액정의 위치에 따른 외형적 차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디자인’. 최근 휴대폰 디자인의 설계 방향이다. 전화·TV·PDA·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들을 한정된 크기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치할 것인가는 휴대폰 디자인에서 중요한 문제다.

플립과 바형, 폴더, 그리고 일부 변형들에 이어 휴대폰은 앞으로 어떤 모습을 갖게 될까.

올초 발표된 접히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는 이같은 의문에 대한 좋은 해답을 제시한다. 변형돼도 기능을 유지하는 소재나 부품들의 출현은 소형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입는 컴퓨터’의 존재는 ‘입는 휴대폰’의 출현을 예고한다.

입는 컴퓨터가 나올 정도면 손에 차거나 귀에 꽂는 휴대폰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휴대폰 업체들은 형태 중심의 설계 관행에서 벗어나고 있다. 기능성과 소재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디자인의 방향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단지 ‘작고 예쁜’ 디자인만으로는 기능과 형태의 조화를 추구하는 선진 업체들과의 경쟁은 불가능하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이미 게임기나 무전기, 시계 등 다양한 기능과 결합한 단말기를 시장에 내놨다. 각각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기존 디자인 관행을 깨는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참맛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유비쿼터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앞으로 이같은 경향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물론 기능이야 어쨌든 새로 나온 멋진 형태의 휴대폰에 눈길이 가는건 여전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휴대폰만 있으면 나도 영상 작가


디지털캠코더가 초소형 경량화되 면서 캠코더폰 크기도 작아지고 있다.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 하는 모습(


8백만 화소 시대. 디지털카메라가 영상 시장에 대변혁을 몰고 왔다. 영화 제작에 흔히 쓰이는 35mm 필름의 화소수가 1백16만 화소이니 그 화질의 우수성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2003년은 필름의 시대가 가고 디지털카메라와 카메라폰이 정상에 우뚝 올라선 해다.

20-30만화소 대에 머물던 카메라폰 화질이 관련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최근 1백만화소급으로 급성장했다. 이미 내년 상반기에는 2백만화소급 카메라폰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는 보도도 나와 있는 상황. 2백만화소급이면 일반용 디지털카메라의 해상도에 맞먹는 수준이다.

눈에 띄는 또하나의 경향은 카메라폰의 동영상 저장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정지화상 중심에서 동영상 휴대폰의 시대가 온 것이다. 캠코더폰은 동영상을 좀더 장시간 저장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이는 휴대폰 메모리의 대용량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수분에 불과했던 동영상 저장 시간이 올초 30분에서 얼마전 2시간대로 크게 늘어났다.

‘더 선명하게, 더 많이’ 찍자는 개념은 어쩌면 이제는 식상한 얘깃거리에 불과해졌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 이라크전에서 한 종군 기자가 카메라폰을 종군 방송 기재로 사용할 수 있었듯 다음 10년도 휴대폰 저장 용량과 고해상도를 필요로 하는 요구는 계속될 것이다. 특히 최근 이미지센서의 핵심인 상보성화합물반도체(CMOS)기술이 급진전하면서 백만화소(메가픽셀)급 휴대폰 카메라의 개발은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CMOS는 지금까지 주로 쓰여왔던 고체촬상소자(CCD)에 비해 크기가 작고 전류 소모가 적어 카메라폰의 확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성장한 또다른 분야는 휴대폰용 메모리의 저장용량. 화소수가 크게 늘면서 저장 용량도 그만큼 커졌다. 평균 32MB에 불과한 휴대폰 메모리는 1-2년 이내에 2백56-5백12MB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5백12MB급 메모리는 3백만 화소급 고화질 디지털사진 5백장, 초당 3백KB급 동영상을 30분 가량 저장할 수 있는 크기다. 외장형 메모리의 출현도 앞으로 휴대폰의 미래를 가늠짓게 될 새로운 변수. 메모리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수GB급의 외장형 메모리가 덧붙여질 경우, 향후 휴대폰은 완전 멀티미디어 기기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화로 보는 TV

전화는 이제 통신이 아닌 방송과 결합하고 있다. 올초 TV튜너를 장착한 휴대폰의 출현은 말로만 듣던 방송·통신 융합시대로의 진입을 의미하는 듯했다. 하지만 일반 TV튜너를 넣은 것만으로는 방·통융합의 개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실제로 완전한 방·통 융합은 2010년까지 진행될 디지털 방송 전환과 광대역망 사업이 끝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가 되면 휴대폰으로 HD화질의 방송을 시청하고 TV수상기로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그 전 단계로 3세대 휴대폰 사용자들을 겨냥한 방송시장이 급속히 성장했다. 휴대폰 방송은 대용량 동영상 수신이 가능한 단말기를 통해 음악·오락·뉴스 등 각종 방송콘텐츠를 제공한다. 최근 채널수와 콘텐츠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이 방식도 속도와 품질면에서 방송이라기 보다는 통신에 가깝지만 당분간 방·통융합의 공백을 매꿔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DMB와의 융합도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 흔히 꿈의 차세대 방송으로 불리는 DMB는 세계 처음으로 시도되는 방송 서비스다. CD음질 수준의 오디오와 고화질 동영상 등 대용량 멀티미디어 방송을 작은 휴대 단말기에서 구현한다. 멀티미디어 데이터 외에도 각종 문자 그림 정보의 수신이 가능해 날씨·교통 정보 서비스에 적합하다.

DMB는 지상파와 위성방식으로 나뉘어 추진 중에 있는데 특히 휴대폰과 결합할 가능성이 높은 쪽은 위성 DMB부분이다. 위성 DMB는 지상파와 달리 넓은 지역을 포괄할 수 있어 시장성이 매우 유망하다. 일단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수신모듈이 장착된 휴대폰 소유자들은 일반 방송을 보듯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게 된다.

최근 휴대폰 전용 드라마까지 생겨 났다. 이 드라마는 방·통융합시대를 겨냥한 새로운 제작 방식을 채택했다. 휴대폰 방송 시청자를 1인칭 가상의 인물로 설정하고 이야기 전개에 직접 참여시키는 인터랙티브(양방향)형 방송이다. 통신과 방송 기술의 영역 허물기가 제작 방식에도 획기적 변화를 가져 온 것이다. 데이터 전송기술과 방송·통신의 융합이 본격화된다면 이보다 더 획기적인 제작 방식들도 나오게 될 전망이다.

한편 더 선명한 휴대폰 디스플레이 화면에 대한 욕구도 늘고 있다. 현재 휴대폰에 실리는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장치로는 LCD, TFT-LCD, 유기EL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차세대 기술로 손꼽히는 유기EL은 소량의 전력만 공급하면 스스로 발광하는 유기물질을 이용한 최첨단 디스플레이. 발광효율이 높고 데이터 응답속도도 1㎲(마이크로초, 1백만분의 1초)로 빨라 고화질 동영상 구현에 적합하다. 또 일반 액정과 달리 시야각도 넓어 어느 위치에서나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전화로 보는 방송 시대로 넘어가면서 ‘더 크고 선명한’ 화질에 대한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판단된다.

휴대폰으로 홈페이지 관리 끝

바쁜 일상. 좀처럼 관리되지 않는 홈페이지. ‘글 좀올리라는 친구들의 성화에 관리는 해야겠는데 어쩐다.’ 단 1분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 힘든 영업 사원들이 요즘 흔히 겪는 고민이다.

최근 ‘망개방’을 둘러싼 논의가 정보통신 업계의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망개방’이란 각기 독립적이던 유선통신과 이동통신 영역을 통합시키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경우 이동통신업체나 무선인터넷 사업자가 제공하는 한정된 서비스만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물론 온라인에 올라있는 각종 정보를 휴대폰에서 이용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망개방은 한마디로 유무선의 완전한 통합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유선에서 무선서비스를 , 휴대폰으로 유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망개방이 되면 휴대폰 사용자들은 여러가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휴대폰을 통해 지금보다 한차원 높은 편리한 서비스와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PC를 켜지 않아도 자신의 휴대폰으로 온라인 포탈에 접속해 홈페이지 관리나 동호회 활동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특히 유선 인터넷 업체들의 무선시장 진입은 서비스의 다양화는 물론 품질 향상에도 톡톡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재밌는 사실은 유선통신사업자나 포털업체는 망개방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반면 이동통신사와 무선인터넷 전문업체들은 미적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급신장하고 있는 무선인터넷시장 규모에 잔뜩 눈독들여온 유선 통신사업자나 온라인 관련 업체들에게 망개방은 희소식이다. 반면 이동 통신사업자들은 지금까지 독점적 위치를 누려온 시장을 눈앞에서 ‘외부인’들에게 빼앗길 형편이다. 온라인과 이통업체 간에 치열한 손님 모시기 경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망개방에 대비, 신규 사업 준비에 분주한 업체들이 NHN, 다음, 야후같은 포털사이트들인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이미 ‘유무선포털’을 모토로 내건 사업자들도 적지 않다.

PC가 휴대폰으로 들어간다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폰과 PC, PDA의 장점을 합친 것으로 다양한 정보가전기기와 인터넷 접속 기능 등 통신기능을 통합시킨 휴대형 단말기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별도의 정보단말기라기보다 휴대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은 일정관리, 팩스 송신, 인터넷 접속 등 통신 단말기로서의 한계에서 벗어나 그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TV·PC·디지털카메라·캠코더·네비게이터·MP3플레이어·무전기 등 각종 기능들이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과 음악 감상, TV시청, 사진촬영이 모두 하나의 단말기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실제 스마트폰의 가능성은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주주총회에서 빌 게이츠 회장의 스마트폰을 직접 손에 들고 나와 “스마트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만이 미래를 선도해나갈 수 있다”고 강변했다.

스마트폰이 할 수 있는 일은 셀 수도 없다. 학교에서 도서관 자료나 학내 각종 정보를 찾는 것은 물론 실제 원격 수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때로 움직이는 TV역할을 하기도 하며 PC를 대신해 일정관리에 이용할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전자상거래나 업무를 진행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얼마전 정부도 이같은 스마트폰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하고 새로 구축될 정보시스템의 단말기로 채택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은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라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화두에 걸맞는 최적의 단말기로 통한다.

최근 스마트폰은 고화질 카메라와 함께 고가형 휴대폰 시장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올랐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노키아가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뒤를 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이 바짝 추격 하고 있다. 올해 1천3백만대 시장을 이룬데 이어 2004년에는 1천9백만대, 2005년 3천2백만대로 그 수요는 꾸준히 증가세에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3세대 이동통신 IMT2000시대의 시작과 함께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의 원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그 심장격인 임베디드 OS와 모바일 전용 CPU기술도 함께 급성장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세계 어디서나 통화 가능

속칭 삐삐로 알려져 있는 페이저. 화면에 찍힌 애인의 호출번호를 보자마자 열일 제쳐두고 한달음에 공중전화로 달려가는 모습은 아련한 추억거리가 됐다.

본격적인 양방향 통신 시대가 열렸던 때는 불과 6년전인 지난 1997년. CDMA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해였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이 본격적으로 향상된 것은 2.5세대 기술이 도입되면서다. 2000년 CDMA2000 1X가 상용화되면서 이동통신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통화는 물론 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특히 2.5세대의 출현은 음성 중심의 통신 방식에서 동영상, 컬러이미지 등 멀티미디어 통신 시대로의 도약을 의미했다.

이를 대폭 확장한 개념이 3세대 통신. 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은 휴대폰으로 각종 멀티미디어 정보를 고속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글로벌 이동통신 서비스다. 자신의 휴대폰이나 접속카드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유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접속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서비스를 완벽하게 제공하려면 기술적인 표준화와 동일 주파수 이용에 관한 국제적인 협력은 필수. 그러나 EV-DO, EV-DV, WCDMA, CDMA2000 3X등 복잡한 형태로 표준화가 진행돼 아직까지 글로벌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있다. 당초 계획된 2Mbps(메가비피에스, 1Mbps=106bps)전송 속도를 아직까지 구현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데이터 이용 가격마저도 여전히 높은 상태다. 또 고화질 기술, 인터넷과의 통합에 필요한 IP기술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흠이다. 이 때문에 최근 4세대 기술을 빨리 표준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4세대 기술은 3세대보다 훨씬 앞서고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서비스라도’라는 개념을 완벽히 충족시켜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10Mbps이상의 전송속도에 국제로밍이 가능하며, 모든 IT제품에 1백28비트로 주소를 부여하는 IPv6체계에 맞아 떨어져야 한다.

한번 충전으로 한달 쓴다


국산업체가 개발한 리튬 2차 전지


세계 어디서나 휴대폰 통화가 가능해진 미래의 어느날. 아마존 인근에 한 화물기가 떨어졌다. 일상적인 일은 아니었지만 웬일인지 조종사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흐른다. 바로 그의 안주머니에는 휴대폰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유롭게 휴대폰을 꺼내든 조종사의 얼굴은 곧 하얗게 변했다. 며칠동안의 비행으로 충전하는 일을 깜박 잊어버린 것. 이미 배터리가 모두 방전돼 ‘먹통’이 된 그의 전화만이 애꿎게 박살나 버렸다.

아무리 빨리 글로벌서비스가 실현된다 해도, 또 다양한 기능이 휴대폰에 내장된다 해도 배터리 성능이 나쁘면 말짱 헛일이다. 배터리 성능은 휴대형 단말기의 생명과도 같다.

컬러액정과 카메라모듈, 고성능 멀티미디어칩처럼 전력소모가 많은 부품들이 탑재되면서 배터리 성능은 휴대폰 발전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휴대폰, PDA, 노트북이 작아지고 기능이 늘어나면서 개발된 것이 바로 2차전지다. 2차전지란 한번 쓰고 버리는 일반 전지와 달리 수백회 이상 다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 전지를 말한다. 고속충전 능력과 더불어 에너지 저장량과 경제성, 안전성은 2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납축전지, 니켈카드뮴, 리튬이온폴리머(LIPB)와 리튬이온(LIB) 등은 대표적인 2차전지로 꼽힌다. 이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리튬이온폴리머다. 이 2차전지는 현재 전체 시장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리튬이온전지와 같은 화학적 특성을 띄지만 단위부피당 에너지 저장 능력에서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각종 모바일 기기가 갈수록 다른 기능들과 결합하면서 충전시간이 더 짧고 수명은 더 긴 에너지 공급원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아마도 10년안에는 충전없이도 최소 1주일에서 1달 이상 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수단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장 주목되고 있는 것이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에탄올과 메탄올, 가솔린, 천연가스 등 탄화수소화합물이나 탄소나노튜브를 연료로 하는 일종의 ‘움직이는 소형 발전기’다. 탄화수소화합물에서 수소를 뽑아낸 뒤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 전기분해 개념이다. 환경 오염이 없고 크기도 작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휴대폰을 비롯해 MP3플레이어, 노트북 등 IT용 소형 전자기기에 적용하기도 쉽다.

얼마전 한 발표에 따르면 2005년에는 한번의 연료 주입으로 40시간 가량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가 나올 예정이다. 이쯤되면 2010년경에는 한번 충전으로 수백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전지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안다

휴대폰과 카메라, 캠코더, TV, MP3플레이어와의 결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렇다면 또 어떤 것들이 융합 가능할까. 뭐니뭐니해도 텔레매틱스 기술과의 융합은 필연적이다.

텔레매틱스란 통신과 정보과학을 합친 신조어로 무선음성데이터통신과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측정시스템(GPS)을 융합한 기술. 움직이는 사무실을 구현할 수 있는 낮은 단계의 유비쿼터스 기술이다.

휴대폰을 이용한 텔레매틱스 기술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상대방 위치찾기, 휴대폰을 이용한 차량항법서비스가 그 예다. 하지만 텔레매틱스 기술은 앞으로 이보다 더 정교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핵심에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있다.

아직까지 크게 주목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술 진전에 따라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위치 추적과 주변 지역 정보 검색은 LBS 기술의 핵심을 이룬다. 이같은 기술은 다방면에 응용된다.

예를 들어 한 휴대폰 사용자가 특정 지역을 지나간다고 가정해보자. LBS기술을 활용할 경우 이 사용자에게 나이 성별 직업에 따라 맞춤식 광고를 할 수 있다. 만약 사용자 주변에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이 있을 경우 물건의 할인 정보가 발송된다. 날씨검색, 위치추적, 차량항법, 차량 사고 감시는 물론 기본이다. 구조 업무에 활용할 경우 실종자 탐색도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물론 문제점도 없지 않다. 우선 위치 공개에 따른 인권 침해의 소지를 안고 있다. 좀더 정교한 기술이 나오게 되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사람의 현위치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아 얼마든지 탐색할 수 있다.

물론 기술적인 선결 과제가 있다. ‘무선 광역망의 조기 상용화’가 바로 그것. 대용량의 데이터가 오고가려면 그 만큼 넓은 통로가 필요하다. 또 적정 수준의 서비스 이용료를 책정하는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집안일도 척척

회사원 동글씨. 오늘따라 퇴근길이 바쁘다. 직장에 다니는 아내와 번갈아 맡은 가사일을 하기로 한 날. 게다가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다. ‘오늘만큼은 절대로 아내에게 일을 맡겨선 안돼’라고 다짐하며 서둘러 나선다. 버스안에서 밥솥을 작동시키고 세탁기를 돌렸다. 이어 창문을 열고 엊그제 새로산 청소용 로봇에게 집안 청소를 맡겼다. 지쳐 돌아오는 아내를 위해 따뜻한 목욕물도 준비했다. 인근 백화점에 접속해 그날 저녁 아내와 함께 마실 와인과 케익, 장미꽃도 주문했다. 아내의 위치를 확인한 뒤 도착 예정시간에 맞춰 보일러 작동. 집에 도착한 동글씨 앞에서 아내는 화사하게 웃는다.

이것 역시 수백년 뒤에 벌어질 공상속의 얘기가 결코 아니다. 현재도 휴대폰을 통해 집안의 가전제품을 켜고 끄거나 보일러의 온도를 조절하는 원격 제어기술이 나와있다. 또 외부인이 대문 초인종을 눌렀을 때 원격지에서 휴대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보안기능도 개발돼 있다.

‘언제 어디서나’라는 차세대 휴대폰의 미래는 유비쿼터스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PC, 냉장고, 세탁기 등 집안의 가전제품을 휴대폰으로 제어하는 일은 이제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휴대폰이 집밖에서는 물론 집안에서도 통합 리모콘으로 사용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단 앞서 언급된 근거리 무선기술 가운데 어떤 방식이냐만이 관건이다.

특히 모든 전자 제품마다 IP주소가 할당되는 IPv6 시대, 올(All)IP 시대가 오면 이를 통합할 단말기가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가장 보편화되고 기술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휴대폰이 채택될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휴대폰으로 명함 주고 받기

기술의 발전은 휴대폰으로 명함을 건내고 업무 파일을 주고받는 시대를 가져왔다. 전화를 걸거나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않아도 가까이 있는 단말기와 직접 정보를 주고 받는 개념이다. 앞으로는 근거리 통신 기술인 블루투스와 무선적외선, 2.4GHz 무선랜이 휴대폰과 휴대폰, 정보기기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된다. 대표적인 블루투스(Bluetooth)는 스웨덴의 에릭슨, 미국의 IBM과 인텔, 핀란드의 노키아 등이 개발한 무선 네트워크 규격. 전송속도 1Mbps에, 최대 전송거리는 10m에 이르며 지금도 개인용컴퓨터와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다. 최근 실제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휴대폰이 나와 앞으로 가까운 거리 안에서의 통신에 이용될 전망이다.

휴대폰끼리 데이터를 직접 교환할 경우 통신사용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물론 출장길에 굳이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나설 필요도 없어진다. 근거리 무선 기술 가운데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개인무선네트워크(WPAN). 2.4㎓에서 작동하고 최대 55Mbps의 속도를 지원한다.

또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파악해 바로 대금을 결제하는 휴대폰도 나올 전망이다. 스마트카드를 내장한 이 휴대폰은 사용자에게 상품에 대한 정보와 대금지불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결제 전용 IC칩이 내장된 휴대폰을 통해 소액에서 고액결제까지, 업체간 대금결제는 물론 어음·사채 발행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결제가 보편화되면 해외 여행을 떠날 때 해당국가의 화폐로 환전해야 하는 불편함도 사라지게 된다. 동전의 짤랑거리는 소리를 그리워할 날이 얼마남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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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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