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자신의 블랙홀 이론을 뒤집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해 세계 과학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호킹 박사는 7월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제17차 일반상대론 및 중력에 대한 국제학회’에 참가해 블랙홀이 빨아들인 모든 것을 파괴시킨다는 지금까지 자신의 믿음은 틀렸다고 밝혔다.
이번 학회에서 그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간 물질의 정보(물리량)가 ‘뭉개진 형태로’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새로운 계산 결과를 제시했다. 호킹 박사는 “당신이 블랙홀로 뛰어든다면 당신의 질량 에너지는 우리 우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물론 당신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뭉개진 형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호킹 박사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간 물질의 정보, 예를 들어 물질을 구성하는 양성자나 중성자의 수와 같은 물리량이 영원히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1975년 뭐든지 빨아들이기만 한다고 알려진 블랙홀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 빛을 내놓고 결국 증발해 버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빛은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라 불린다. 그러나 이때도 블랙홀에서 빨아들였던 물질의 정보는 나오지 않고 단순한 빛만 사방으로 퍼져 나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시세계를 지배하는 양자역학에 따르면 정보가 완전히 소멸하는 현상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런 입장에 섰던 대표적 과학자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존 프레스킬 교수. 이는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역설)’라고 불린다.
이번 발표는 호킹 박사가 자신의 견해를 뒤집으면서 이 패러독스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랙홀도 양자역학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호킹 박사의 새 이론은 물리학, 특히 ‘끈이론’ 연구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사미르 마튜르 교수팀이 ‘끈이론’에 따라 블랙홀이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작은 끈으로 구성됐다고 가정하면 블랙홀에서 나오는 빛에 내부 정보가 포함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
호킹 박사는 이번 발표 끝에 자신이 틀렸다는 의미에서 프레스킬 교수에게 크리켓 백과사전을 선사했다. 블랙홀 정보 패러독스에 대해 백과사전을 걸고 프레스킬 교수와 했던 내기에서 졌음을 인정한 것이다.
호킹 박사는 8월 중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자세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