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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효과로 누리는 재난영화 전성시대

휴먼드라마는 없고 과장된 과학 오류만

비디오가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주말의 명화’는 영화라는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유일한 창구였다. 그 시절 겨울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상영하던 ‘타워 링’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거대한 빌딩을 집어삼킨 시뻘건 불길과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를 바라보면서 ‘불 구경만큼 재미있는 구경이 없다’는 옛말과 함께 화재의 엄청난 파괴력을 동시에 깨달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재난영화다.

기억에 남아 있는 또하나의 재난영화는 ‘포세이돈 어드벤처’다. 해저 지진으로 발생한 해일이 호화 유람선 포세이돈 호를 1백80°뒤집어버린다. 첫번째 충격에서 살아남은 승객들은 조금씩 가라앉는 배에서 탈출하기 위해 다투는 한편, 자기희생적 모습을 보여주며 출구를 찾는다. 지금은 고집스러운 할아버지가 돼버린 진 해크만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다.

1980년대 표현의 한계로 인해 주춤했던 재난영화는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다시 호황을 누리게 된다. 이때 제작된 영화들은 대부분 자연 재해를 다루고 있다. 한적한 시골 동네를 강타하는 화산 폭발을 다룬 ‘단테스 피크’, 로스엔젤레스(LA)라는 대도시에 분출된 거대한 용암을 그린 ‘볼케이노’, 해마다 미국의 중서부 지역을 강타해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내는 회오리 바람을 소재로 한 ‘트위스터’ 등이 대표적인 영화다.


오래전‘주말의 명화’를 통해 상영됐던 재난영화‘타워 링’(왼쪽)과‘포세이돈 어드벤처’(오른쪽). 거대한 불길과 불가항력적인 자연의 힘에 맞서 생 존을 위한 인간의 사투를 보여준 재난영화의 고전들이다.


휴먼드라마 사라진 특수효과 경연장

재난영화의 규모는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커지더니 1990년대 후반에는 소행성 충돌로 인한 인류의 종말을 다룬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이 약속이라도 한듯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봉됐다. 이제 재난은 한 동네와 도시, 국가를 초월해 전지구적인 것이 돼버렸다. 얼마 전 개봉한 ‘코어’는 지구 외핵의 정지와 자기장의 소멸이라는, 소행성 충돌에 버금가는 재난을 선보여 ‘재난영화에서 소재의 빈곤이라는 말은 없다’는 말을 증명해 보였다.

한동안 시들했던 재난영화가 블록버스터의 이름을 걸고 다시 등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특수효과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에는 표현하기 힘들었던 장면을 표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트위스터의 회오리 바람은 보잉 여객기의 제트 엔진과 슈퍼컴퓨터의 연산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타이타닉’에서 보여준 거대한 배가 반으로 쪼개지는 장면은 물론 갑판 위에 매달려 있던 사람들조차 스턴트맨이 아닌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의 배우들이다. 이제 인간의 시각적 지각능력은 컴퓨터가 만들어낸 화면과 실제를 구분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은 영화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현란한 그래픽과 특수효과로 관객을 모을 수 있다는 발상을 전제로 제작되는 영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재난영화에서 그 양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휴먼드라마는 사라지고 더욱 자극적인 소재와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재난영화를 이루는 공식만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과학자의 외로운 예언


거대한 운석이 지구로 떨어지는 상황을 영화화한‘딥 임팩트’(왼쪽)와‘아마겟돈’(오른쪽). 한동안 시들했던 재난영화는 소행성 충돌 같은 재난 상황을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리얼하게 묘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다시 부활하고 있다.


영화 코어는 지구 외핵의 정지와 지구 자기장의 소멸로 인해 일어나는 재난을 그린 영화다. 코어의 전개를 따라가보면 우리도 그럴 듯한 재난영화를 제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재난영화의 첫번째 특징은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암시적 사건들이다.

심장 질환을 갖고 있던 사람들의 심장 박동기가 멈춘다. 비둘기떼가 방향 감각을 잃고 여기저기 부딪히며 떼죽음을 당한다. 무언가 커다란 재난이 다가오고 있다는 암시다. 이와 비슷한 암시는 수많은 재난영화에서 쓰이고 있다. 단테스 피크는 온천에 몸을 담갔다가 비명횡사하는 남녀 커플과 숲 여기저기에 죽어 있는 다람쥐를 보여줬고, 볼케이노는 수도관을 정비하러 들어갔다가 숯덩이가 돼버린 수도국 직원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재난을 암시했다. 대부분의 경우 일반인들은 이런 암시를 대수롭지 않은 사고로 간주한다. 아마겟돈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덩이들로 도시의 빌딩을 박살내버리는 강력한 첫인상으로 암시를 대신하는 재난영화도 있다.

두번째는 예언자의 등장과 갈등이다. 단테스 피크의 화산학자 해리는 화산 폭발로 애인을 잃은 강박 관념에 시달리는 사람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해리의 눈에는 온천의 온도가 올라가는 사소한 징후조차 거대한 화산 폭발의 전조로 보인다. 그러나 동료들은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아웃 브레이크’의 샘 대령은 아프리카의 자이르에서 발생한 모타바 바이러스가 미국에 상륙하는 것을 우려해 미국 전역에 비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예언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코어의 예언자는 대학에서 지구과학을 강의하는 조쉬 박사다. 그는 비둘기가 방향 감각을 잃은 사건에서 지구 자기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예견한다. 하지만 어째서 지구 자기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몰랐는지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항해사나 지구 자북의 변화를 추적하는 학자들 말이다. 이는 명백한 근무 태만이다!

세번째는 이른바 ‘업친데 덮친다’는 특징이다. 등장인물 간의 갈등 구조와 스토리가 취약한 대부분의 재난영화는 좋지 않은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영화적 기법을 택하고 있다. 이 기법의 진수를 보여준 영화는 바로 아마겟돈이다. 사소한 호기심과 손장난이 미르 우주정거장을 폭파시켜버렸고, 소행성의 지층을 뚫던 굴착기는 금속 암반을 만나 재기의 가능성 없이 고장나버린다. 군인 정신에 투철한 대령은 핵무기를 폭파시키려고 난동을 피우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핵탄두의 무선폭파장치마저 망가지고 만다.

코어 역시 아마겟돈에 버금가는 업친데 덮치는 기법을 남발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멍을 뚫고 지구의 핵까지 들어가 핵폭탄을 터트리면 끝나버리는 취약한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맨틀에서 만난 빈 공간, 외핵 진입 직전에 충돌한 거대한 다이아몬드 덩어리, 예상보다 낮은 밀도의 외핵과 탐사선의 외부에 위치한 선실 분리장치, 그리고 첨단 지진병기 ‘데스티니’를 가동시켜 등장인물을 몰살시키려는 군인 정신 투철한 장군 등. 이런 에피소드들은 대원들을 하나씩 희생시켜 재난영화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장치들이다. 물론 이런 에피소드들은 모험담으로 포장될 수 있다.

수천 기압에서 부풀어오르는 우주복?

재난영화의 네번째 기법은 적과의 화해다. 대부분의 재난영화에서 등장인물의 갈등은 화해로 이어진다. 외계인 침공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 하나로 뭉치는 인류의 모습처럼 말이다. 단테스 피크의 화산학자 해리와 동료들의 화해, 볼케이노에서는 위험 불감증에 걸린 지하철 안전 담당자가 자신을 희생해 지하철 운전사를 구하는 숭고한 화해의 제스처를 보여준다. 아마겟돈에서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아버지와 사위의 아름다운 화해가 연출됐다. 코어에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이기심으로 똘똘 뭉쳐있던 짐스키 박사와 친구라기보다는 원수에 가까웠던 브레즐턴의 화해가 이뤄진다.

재난영화 기법의 마지막은 잘못된 과학 지식의 남발이다. 재난영화에 특수효과가 사용되는 목적은 스타워즈의 ‘광선검’이나 매트릭스의 ‘총알 피하기’처럼 비현실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실제의 화산 폭발이나 실제 소행성의 충돌처럼 실감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재난영화는 화려한 특수효과에 앞서 하나의 전제 조건을 갖게 된다. 재난의 설정과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진짜처럼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대부분의 재난영화들은 틀린 지식을 그럴듯하게 사용한다.

예를 들어 코어는 외핵의 정지와 지구 자기장의 소멸이라는 전제 조건이 없다면 터무니없는 공상영화가 돼버린다. 그러다 보니 코어는 엉터리 과학을 빌려와 관객을 현혹시킬 수밖에 없다. 지구 자기장의 변화로 인해 심장 박동기가 멈추는 사건에 아무런 설명이 없다. 비둘기가 지자기를 이용해 집을 찾아간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둘기의 눈은 폼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방향 감각을 상실했어도 눈에 보이는 장애물을 피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코어는 재난의 원인조차 허구에 가깝다. 조쉬 박사는 작은 나사 하나가 엔진을 멈출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톱니바퀴 사이에 들어간 나사는 엔진을 멈출 수 있다. 그러나 흐르는 물에 던져진 조약돌이 물의 흐름을 멈출 수 있을까?

코어의 과학적 오류 중 단연 압권은 승무원들의 우주복이다. 수천 기압의 압력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금속으로 ‘어놉테늄’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이것으로 지구 내부를 탐사할 탐사선을 만든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어떻게 승무원들은 특수한 장비없이 탐사선 바깥으로 무사히 나갈 수 있었던 것일까? 게다가 승무원들이 입고 있는 우주복은 수천 기압의 압력을 견디고 있는 것이 아닌 오히려 진공 상태로 나간 것처럼 부푼 모습을 보여준다. 비닐 봉지로 손을 감싼 채 세수 대야에 넣어보면 우주복이 어떤 모습이 돼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코어가 성공한 이유는 소재의 선택에 있다. 먼 우주의 여행은 가능하지만 인류는 수십km의 땅 속은 들어가 보지 못했다. 지구 내부의 세계는 완벽한 미지의 세계다. 지진파를 이용해 지구 내부의 구조를 짐작하고, 화산 분출물을 통해 지구 내부의 성분을 추측하고, 역학적인 계산을 통해 지구 내부의 밀도를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당분간 이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인간드라마가 주는 감동

먼 바다로 황새치를 낚으러 나갔던 어선들이 돌아오면서 평범한 어촌의 바쁜 일상이 시작된다. 간만에 뭍에 오른 어부들은 반가운 사람을 찾고 은퇴한 노인네들이 시간을 때우던 술집에서는 밤새 축제가 이어진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한때 잘 나가던 황새치 선장 빌리는 지독한 슬럼프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빌리를 쫓아다니는 선원들 역시 벌이가 시원찮아 다른 선장을 찾을 궁리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빌리는 좀더 먼 바다로 나가 황새치를 잡기로 마음먹는다. 몇해 전 흥행에 성공을 거뒀던 ‘퍼펙트 스톰’의 내용이다.

퍼펙트 스톰은 1991년 세이블 섬 인근에서 실제로 발생한 거대한 폭풍을 소재로 삼고 있다. 소행성 충돌이나 지구 자기장의 소멸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재난의 중심에 던져진 사람들은 지구 구원의 사명감에 불타는 초인적인 인물들이 아닌 평범한 어부들이다.

퍼펙트 스톰은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상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폭풍의 한가운데로 들어간 어부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물론 퍼펙트 스톰 역시 재난영화의 공식을 빌리고 있다. 출항 전의 불길한 예감, 황새치 대신 잡힌 상어, 제빙기의 고장 등. 그러나 퍼펙트 스톰에는 스토리를 억지로 이끌어가려는 과장된 에피소드가 없다. 어부들의 목적은 간단명료하다. 힘들게 잡은 황새치가 상하기 전에 항구로 가져오는 것! 그래야 아이에게 선물을 사줄 수 있고, 더러운 술집 2층의 단칸방을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보금자리를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퍼펙트 스톰은 지구를 지키겠다는 사명감보다는 고깃배의 저장고를 가득 채운 생선이 더욱 큰 호소력을 갖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한번 출항으로 얻게 되는 푼돈에 연연하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퍼펙트 스톰의 스케일이 다른 영화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관객들은 번개에 산산조각나는 콜로세움이나 소행성의 파편에 불바다가 돼버린 도시를 바라보는 것보다 조그만 고깃배를 덮치는 파도에서 좀더 강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퍼펙트 스톰의 특수효과가 과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재난영화의 본질로 돌아가보자. 재난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타워 링의 예에서처럼 이웃집 불구경이다. 그런데 이웃집 불이 일곱가지 찬란한 레이저 빛으로 타오른다면? 현실감은 사라지고 영화의 긴장감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재난영화의 등장인물에게 인류 구원의 사명감이 필요한 것일까? 재난영화는 감당하기 힘든 파괴력에 던져진 힘없는 인간들의 투쟁을 보여줌으로써 등장인물이 생명력을 얻어가는 잔인한 장르다. 산더미 만한 파도에 던져진 어부들은 재난영화의 등장인물로 충분하다는 말이다. 영화 퍼펙트 스톰은 폭풍과 파도라는 적절한 특수효과와 이에 맞서는 인간의 드라마를 보여줌으로써 재난영화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듯하다.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를 꿈꾸며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트라는 이름으로 개봉된 우리 영화‘튜브’. 하지만 할리우드의 특수효과와 액션 장면에 비하면 아직 초라하다. 우리만의 독특한 소 재와 유머, 해학이 아쉽다.


얼마 전 우리 영화 ‘튜브’가 한국형 재난 블럭버스터란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며 개봉됐다. 관객들의 평은 대충 ‘별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볼만하더라’이다. 우리 영화 튜브가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에는 스토리, 소재, 액션, 특수효과 등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스토리.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특수 요원들이 테러를 일으킨다는 설정은 진부하다. 튜브는 사회 권력층에 대한 비판이라는 주제 의식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결국 테러범 강기택과 그를 쫓는 말단 경찰 장도준의 대결 구도와 갈등으로 치닫고 만다. 정작 튜브라는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이들은 단역으로 등장한 배우들이다. 그들은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공식을 답습하다가 만신창이가 돼버린 한국형 블록버스터에 미약하나마 한국적 정서를 불어넣고 있다.

튜브가 관객들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액션과 특수효과다. 영화의 초반부에 보이는 테러범들의 총격 장면은 기존 국내의 어느 영화보다 한단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첫 장면과 같은 충격은 아니다. 장도준은 시속 1백40km로 달리는 열차의 지붕 위로 뛰어든다. 이 역시 비슷한 내용의 할리우드 영화 ‘스피드’와 비교하면 왠지 속도감이 떨어진다. 관객들의 눈높이가 이미 할리우드의 수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영화의 액션 장면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어라! 우리나라 영화도 저런 장면을 연출하는구나!’라는 감탄이다. 튜브가 액션 영화로 성공한 이면에는 ‘우리나라에서 저 정도면 잘 한거다!’라는 정서가 깔려있는 것이다. 우리 영화의 슬픈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튜브가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간판을 내세울 수 있을까. 혹시 튜브는 할리우드 영화를 닮기 위한 문화적 사대주의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자본이 취약한 우리 영화는 상대적으로 ‘액션과 특수효과’면에서 할리우드의 영화를 따라갈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답은 명확해진다. 한국 사람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우리만 갖고 있는 유머와 해학. 이런 것들이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무기들이다. 한국적인 정서로 무장한 영화 ‘조폭 마누라’와 ‘광복절 특사’는 탄탄한 스토리와 독특한 소재를 인정받아 현재 할리우드에서 새로운 영화로 리메이크되고 있다. 우리 영화계는 이런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0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노성래 온라인게임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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