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온 모험이와 슬기는 저녁식사를 하고 거실의 텔레비전 앞에 나란히 앉았다.
뉴스에서는 이라크 전쟁의 전후 상황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었다.
슬기 : 오빠,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에 있으면 얼마나 무서울까?
모험이 : 맞아, 특히 포로로 잡힌 사람들은 더 두려울 것 같아. 더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전쟁 얘기를 나누다가 잠든 모험이와 슬기는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꿈을 꿨다. 종군기자로 변신한 모험이와 슬기는 현장을 취재하다가 외계인에게 붙잡히고 만다. 외계인의 행성으로 끌려가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된 모험이와 슬기에게 외계인이 문제 하나를 풀면 석방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외계인 : 여기 몇가지 물건들 중 하나는 가는 통로에서 굵은 통로 쪽으로만 움직이게 하고, 다른 하나는 청개구리처럼 생각과는 반대로 움직이게 해라. 단 바람을 이용해서 움직여야 한다. 1시간 이내에 성공하면 너희들을 풀어주겠다. 여기 물건들을 모두 사용하고, 너희가 갖고 있는 물건들 중 한가지를 더 사용해도 좋다.
외계인은 굵기가 다른 빨대, 송곳, 고무찰흙, 알코올램프, 실, 가위, 깔대기, 그리고 탁구공을 남겨놓고 나갔다. 다급해진 모험이와 슬기는 고민에 빠졌다.
모험이 : 도대체 뭘 어떻게 만들라는 거야?
슬기 : 큰일이네. 참, 오빠 바지 주머니에 필름통 넣어두지 않았어?
모험이 : 응, 있어. 그래, 이걸 가지고 만들어보자.
모험이와 슬기는 외계인의 감옥에서 어떻게 하면 무사히 풀려날 수 있을까.
어드벤처 1 빨대 속에서 돌고도는 실
■ 왜 그럴까?!
▶▶▶ 실은 왜 굵은빨대 쪽으로만 회전할까?
18세기 스위스의 과학자 다니엘 베르누이는 압력과 유체(기체와 액체)의 속력의 관계를 연구했다. 유체는 좁은 통로를 흐를 때 속력이 빨라지고, 넓은 통로를 흐를 때 속력이 느려진다. ‘베르누이의 정리’에 따르면 유체의 속력이 감소하면 압력이 높아지고, 유체의 속력이 증가하면 압력이 낮아진다.
필름통에 입김을 세게 불어넣으면 굵은빨대와 가는빨대 사이의 틈으로 공기가 들어가 구멍이 큰 위쪽으로 빠져나간다(그림). 베르누이의 정리에 따르면 공기가 빠르게 움직이는 위쪽은 아래쪽에 비해 기압이 낮아진다. 따라서 빨대 속에는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공기의 흐름이 생겨 실을 끌어당긴다. 실이 꼿꼿하게 선 상태에서 회전을 계속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필름통을 거꾸로 세워 불더라도 굵은빨대 쪽의 기압이 낮으므로 실은 항상 가는 빨대에서 굵은빨대 쪽으로 회전한다.
▶▶▶ 탁구공은 왜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움직일까?
깔때기 줄기를 세게 불면 바람 때문에 탁구공이 날아가고 들이마시면 달라붙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탁구공은 생각과는 정반대로 움직이다. 깔때기 줄기를 통해 바람을 세게 불어넣으면 깔때기 안쪽 공기의 흐름이 빨라져 깔때기 입구에 비해 압력이 낮아진다.
깔때기 입구에서 안쪽으로 공기의 흐름이 생겨 탁구공은 깔때기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세게 불수록 깔때기 안쪽의 압력이 더 낮아지므로 탁구공은 더 강하게 달라붙는다. 공기를 들이마시면 불어넣을 때보다 이런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탁구공이 깔때기에 달라붙지 못하고 떨어진다.
어드벤처 2 탁구공 붙잡는 청개구리 깔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