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페로몬 만들도록 식물 조작하는 기생벌

수컷을 유혹하는 향기 만드는 비법

곤충이 짝짓기 할 때 배우자를 찾기 위해 식물을 이용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생벌의 암컷이 그들이 사는 식물을 얼러서 자신의 성 페로몬을 만드는 술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대의 존 투커 박사팀은 식물과 곤충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와 같은 복잡한 화학적 상호작용을 밝혀 ‘미 국립과학원보’(PNAS) 최근호에 발표했다.

식물은 곤충이 잎을 깨물거나 알을 낳으면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이런 화학물질을 통해 일반적으로 식물은 방어체계를 강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연구팀은 미국 일리노이의 프레리 대초원에 사는 기생벌(Antistrophus rufus)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기생벌은 유충 상태로 초원에서 키가 4m 정도 되는 식물(Silphum laciniatum과 S. terebinthinaceum)의 줄기 안에서 겨울을 보낸다. 봄이 되면 알에서 깨어나는데, 이때 기생벌 수컷은 배우자가 될 암컷을 찾아 나선다.

연구팀은 기생벌 유충이 포함돼 있으면 식물이 생산하는 화학물질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식물에서 만들어지는 향기를 내는 화학물질의 조성이 변해있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는데, 수컷 기생벌이 암컷이 살았던 식물 조직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암컷 기생벌이 줄기 속에 있으면서 식물이 자신의 페로몬을 만들도록 바꿔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곤충학자들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아직 논란중이다. 그러나 투커 박사는“광범위한 현장 실험을 바탕으로 연구했다며, 변화된 화학물질은 진정한 유혹”이라고 말했다.
 

식물의 줄기 안에서 겨울을 나는 기생벌 애벌레. 식물이 페 로몬을 만들도록 술수를 쓴다.
 

2002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