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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으로 치료용 항체 개발

동물세포배양 연구실

현대는 생명공학의 전성시대다. 인간게놈지도를 바탕으로 질병유전자를 찾아내고 이를 변형해 새로운 치료물질을 만들어내는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1970년대 미생물을 이용해 인간에게 유용한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하지만 미생물에서 합성된 많은 단백질이 인체에서는 효능이 없거나 면역기능에 의해 외부 침입자로 인식돼 심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생명공학자들은 인간단백질과 유사한 새로운 단백질을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 나섰다. 마침내 동물이나 식물로부터 항체나 백신 같이 부가가치가 높은 인간단백질을 생산하는 방법을 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동물세포를 이용해 의약품을 개발하는분야가 각광받고 있다.

국내 제약업체와 협력 활발

KAIST 생물과학과 이균민 교수가 이끄는 동물세포배양 연구실에서는 인간단백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동물세포를 배양하고 원하는 기능을 갖도록 유전자를 변형하는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하고 있다. 동물세포에서 생산되는 물질에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치료용 단백질, 세포 자체 성분 등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치료용 단백질은 혈전용해제로 사용 되는 tPA,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용 항체, 혈우병치료제인 혈액응고제, 당뇨병치료제인 인슐린, 암치료제인 인터페론, 빈혈치료제인 적혈구 생성인자(EPO) 등이다. 세포에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골수세포나림프구, 또는 화상환자의 손상된 피부를 치료하기 위한 이식용 세포 등이 있다.

최근 생물의약품의 매출은 미국의 경우 연간 1백억 달러에 달하고 전세계적으로 2백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21세기 미국 생명공학시장에 대한 전망에 따르면, 2000-2010년에는 연평균 12%의 성장률이 예측되며 2010년도 생물의약품 시장규모는 5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동물세포를 이용해 생물의약품을 개발하는 분야는 1990년대 생명공학의 산업화를 주도한 핵심분야였으며, 현재 매년 20-30%씩 성장을거듭하고 있다. 21세기에도 생명공학의 산업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생물의약품 산업의 경우에는 선진국의 기존제품을 수입하거나 외국제품을 모방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이나 생산 품목 역시 외국과의 경쟁력에서 크게 뒤쳐진다. 동물세포배양 산물의 국내 시장규모가 2004년경에는 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국내제약업계에서도 동물세포배양의 중요성을인식하고연구 개발에박차를가하고있다. KAIST동물세포배양 연구실에서도 이수화학, 대웅제약, LGCI와 협력해 빈혈치료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용 항체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균민 교수(책상 가운데 바로 뒤쪽)가 이끄는 동물세포배양 연 구실에서는 7명의 박사과정생과 4명의 석사과정생이 유전자변형 으로 치료용 항체를 연구∙개발 하고 있다.


생산성 높은 세포 선별법 연구

동물세포를 배양하는 배지(배양액)에는 혈액에서 혈구, 혈소판, 섬유소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인 혈청이 사용돼 왔다. 이제까지 주로 소의 혈청을 사용했는데, 최근 광우병을 유발시키는 프리온이나 바이러스가 유입될 것을 염려한 미식품의약국(FDA)이 혈청 배지의 사용을 금지했다. 혈청배지를 사용하면 생산된 단백질이 혈청과 섞여있기 때문에 다시 정제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무혈청 배지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무혈청 배지의 경우에도 세포가 죽었을 때 나오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이미 만들어 놓은 유용 단백질을 분해하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세포의 수명을 늘이도록 유전자를 변형해 유용단백질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동물세포의 경우 반복적으로 배양 하다 보면 유용단백질을 생산하는 특성이 사라지는데, 유전자 변형을 통해 여러번 배양해도 이 특성을 잃지 않는 형태인 동물세포주로 개발된다. 동물세포주는 의약품을 생산하는데 적용되고 있다.

KAIST 동물세포배양 연구실에서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동물세포주의 단백질 생산성을 높이고 무혈청 배지 조성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들 연구는 당장 산업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동물세포에 원하는 항체생산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경우 새로 삽입된 유전자가 제 위치에 들어갔는지를 확인 하고, 다시 그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형태학적인 특성을 이용해 생산성이 높은 세포주를 효율적으로 선별하는 방법도 연구중이다.

현재 동물세포배양 연구실에서는 이균민 교수를 중심으로 7명의 박사과정생과 4명의 석사과정생이 동물세포배양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동물세포를 배양하는 실험 모습. 연구실에서는 동물 세포를 배양기의 아래용기 에서 대량으로 키우면서 치료용 단백질의 생산성을 높 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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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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