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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시대에도 호화만찬 즐겼다

DNA 검사로 얼음인간 음식물 확인

석기시대에도 중세의 연회 못지 않은 호화만찬을 즐겼다면 믿을 수 있을까.

지난 8월 16일 영국 BBC방송이 전한 이탈리아 카메리노대 프랑코 롤로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실이다. 롤로 교수팀이 5천3백년 된 원시인의 내장에 든 내용물을 DNA 검사한 결과, 중세 만찬에서나 즐길 수 있는 사슴고기와 야생염소고기가 발견된 것이다.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석기시대인은 ‘외치’라고 불리는 미라다. 1991년 알프스산맥 외츠계곡 만년설 속에서 거의 완벽한 상태로 발견됐다. 그 동안 외치의 복장, 건강상태, 무기, 상처 등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키 1m59cm인 외치는 3겹으로 된 옷을 입었고 잘 만들어진 신발을 신었으며 곰가죽 모자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외치가 먹은 음식을 연구했다. 그런데 내장에 든 내용물을 DNA 분석해 정체를 알아내는데 2년이 걸렸다. 내장에는 어떤 음식의 경우 유해가 미량만 남아있었고 곰팡이와 같은 다른 물질이 섞여있었기 때문이다.

롤로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치의 첫번째 식사는 침엽수림지대의 산등성이에서 이뤄졌다. 메뉴는 곡식, 야채, 야생염소고기였다. 그 후 3천2백m가 넘는 곳에서 외치는 두번째 식사를 했다. 이 식사는 그의 마지막 식사가 됐다. 이때는 붉은 사슴고기와 곡식을 먹었다. 외치가 먹은 이 음식은 당시 수준에 비하면 호화로운 만찬인 셈이다. 보통 당시에는 토끼, 쥐, 다람쥐 등을 먹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근호에 실렸다.
 

얼음인간 외치를 검사하는 모습. 최근 내장에 든 내용물을 DNA 분석해 외치가 먹은 음식물의 정체를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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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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