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배우자로는 날 닮은 사람이 최고

나르시시즘 과학적 근거 있다

잘생긴 외모로 그리스 전역에 소문이 난 나르키소스는 숱한 요정과 님프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님프 에코 역시 나르키소스에게 빠졌다. 그러나 에코는 제우스의 애정행각을 도운 죄로 여신 헤라에게 벌을 받아 하는 말마다 마지막 음절만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에코의 사랑 고백을 나르키소스가 알아듣지 못한 것도 그 때문. 에코는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사랑 받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나르키소스를 저주해줄 것을 복수의 신 네메시스에게 부탁한다. 저주를 받은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한없이 빠지게 돼 결국 시름시름 앓다 죽어버렸다. 에코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죽게 만든 아픔에 죽어 목소리만 메아리로 남게 됐다. 자기도취를 뜻하는‘나르시시즘’이란 말도 여기서 유래했다.


'부부는 닮는다' 는 말의 의미

예부터 우리는 ‘부부는 닮는다’란 말을 들어왔다. 같은 집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생활 습관을 갖다보면 어딘지 인상이 비슷해지는 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에 따르면 ‘닮아진 것’이 아니라 원래 ‘닮아 있었던 것’이다.

스코틀랜드 성 앤드류대의 얼굴 인지실험실은 3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여러장의 사진 중에서 어떤 얼굴에 더 끌리는지를 가리는 심리학 실험을 실시했다. 이 사진들은 참가자들의 얼굴을 토대로 해 성만 바꿔놓은 것. 예를 들어 남성의 사진을 여성의 특성을 강화해 여성의 사진으로 만드는 식이다. 또한 이렇게 만든 얼굴을 다시 나이를 서로 다르게 만들었다. 그 결과 나와 닮은 반대편 성의 얼굴이, 지금의 내 나이와 같은 모습뿐 아니라 나이가 더 들었을 때의 모습까지 제시됐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실험에 참가했다.

올해 초 영국의 과학대중지인 ‘뉴사이언티스트’에 발표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신과 닮은 이성에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을 이끈 데이브 페렛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는 프로이드의 이론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이드는 일반적으로 감수성이 예민했던 어린 시절에 본 부모의 모습을 닮은 이성에 끌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자신과 닮은 반대편 성의 얼굴을 보면서 자신의 부모 한쪽을 생각해낸 것이다.
 

여성의 얼굴(왼쪽)을 남성의 얼굴(가운데)로 바꾼 사진과 정반대 이미지의 남성의 사 진(오른쪽)을 제시했을때, 사진을 제공한 여성들은 자 신을 닮은 가운데 사진을 매력적인 얼굴로 평가했다


페렛 교수팀의 두번째 실험은 프로이드의 이론에 대한 더 명확한 증거를 제공했다. 실험결과 부모의 나이가 30이 넘었을 때 태어난 학생들의 경우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나이든 얼굴에 더욱 친근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페렛 교수는 “이는 자라면서 부모가 점점 늙어가는 모습에 친숙해졌기 때문에 살면서 나이든 이성을 더 좋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렛 교수는 이미 1999년 같은 과의 펜톤-보크 교수와 함께 비슷한 연구를 한 바 있다. 당시 페렛 교수팀은 여성 52명의 사진을 컴퓨터로 남성으로 바꾼 뒤, 사진을 제공한 사람들 가운데 36명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매력도를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자신들의 얼굴을 성만 바꾼 사진들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렛 교수가 올해 발표한 연구결과는 자신들의 얼굴과 닮은 사람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부모의 얼굴을 연상하기 때문임을 밝힌 것이다.


닮은 얼굴엔 돈도 맡긴다

자신과 닮은 얼굴에 끌린다는 사실은 간단한 컴퓨터 게임 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캐나다 맥매스터대 심리학과 박사과정의 리사 드브린느는 평균 나이 21세의 남녀 24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모니터로 16명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면서 상대를 믿지 못할 경우에는 적은 돈을 똑같이 나누고, 믿음이 가면 상대에게 돈을 맡기고 나중에 더 큰 이익을 얻는 게임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상대를 믿지 못하면 1달러씩 공평하게 나눠 갖고, 상대를 믿고 내 1달러를 맡긴 뒤 상대도 나를 믿으면 둘다 1달러를 더해서 2달러씩 받지만 상대가 나를 안믿으면 내 몫까지 모두 가져가는 식이다. 모니터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게임에 참여한 사람의 얼굴을 참가자들이 전혀 모르는 얼굴과 합성했거나, 아니면 아예 모르는 사람들끼리 합성한 것이었다.

드브린느는 실험 결과 사람들은 게임의 3분의 2 이상에서 자신의 얼굴로 합성한 인물에게 신뢰를 나타냈다고 ‘영국 왕립학회보’ 7월 7일자에서 밝혔다. 이때 아무도 자신이 선택한 인물이 자신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합성한 것임을 눈치채지 못했다. 연구팀은 단지 낯이 익은 얼굴을 선호하기 때문인지를 알기 위해 유명 영화배우들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함께 보여줬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야생에서 동물들이 이례적으로 협동을 하는 경우도 친족 간일 경우가 많다. 이는 ‘친족선택’이라 하는데, 혈연관계에 있는 친족을 도움으로써 자신의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자신과 닮은 사람은 친족일 가능성이 높다. 드브린느는 사람 역시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진화과정에서 친족선택이 발달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의 얼굴(왼 쪽)과 전혀 모르는 사람의 얼 굴(오른쪽)을 합성한 얼굴 (가운데). 위는 형태와 피부색 까지 비율에 따라 합성한 것이며(자신 40%, 타인 60%), 아래는 형태만 절반씩 합성한 얼굴. 아래 얼굴의 피 부색은 모르는 사람의 것을 그 대로 적용했다



암양이 키운 염소 짝은 양

 

그러나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을 닮은 배우자를 찾는 것은 일종의 미스터리다. 유전적으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은 후손들에게 좋지 않은 열성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유사한 개체간의 결합은 ‘근교약세’(inbreeding depression)라는 심각한 결함을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태어난 후손들은 유아사망률이 높고, 발달 장애, 심장의 기형, 청각상실, 왜소증 등의 결함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신, 또는 자신의 부모와 닮은 사람에게 끌리는 것일까.

일부 과학자들은 부모를 닮은, 즉 자신과 유전자가 비슷한 배우자를 선택하는 근연교배(inbreeding)가 특정 환경에 잘 적응한 유전자들을 더욱 잘 보존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캠브리지대의 팻 베이트슨 교수는 근연교배가 나쁜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지만 잘 적응된 좋은 유전자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자신의 유전자가 자식에게 그대로 나타나는 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린다는 생식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한 것일 수 있다. 베이트슨 교수는 자신과 유전자가 완전히 다른 사람과 결합하거나 아니면 거의 같은 사람과 결합하는 사이에서 일종의 최적 조건을 찾는 것이 생물계의 생식 전략이라고 본다.

동물계에서는 부모에 따라 성적 취향이 달라지는 예가 많다. 예를 들어 거위 집단에서 길러진 오리는 커서 거위와 교미를 시도하며, 담갈색 새인 자바니스 마니킨의 머리를 붉은색으로 칠하면 여기서 태어난 새끼가 나중에 붉은 볏을 가진 새를 짝으로 찾게 된다. 새끼 양과 염소를 각각 염소와 양에게 입양시키면 어미와 같은 종을 짝으로 찾게 된다는 것은 유명한 실험이다.

베이트슨 교수는 유전적 결함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근연교배가 가능함을 이러한 유년기의 ‘성적 각인’을 약간 수정함으로써 입증했다. 베이트슨 교수는 1980년대 일본메추라기 새끼를 일부러 가슴에 점을 칠해둔 어미 새와 함께 키우면서 자라서 어떤 짝을 찾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어른이 된 메추라기가 짝으로 찾은 새는 어미와는 비슷한 무늬이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새를 선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4촌간 결합이 최적

또다른 실험에서는 다자란 일본메추라기에게 같이 자란 형제, 따로 키워 한번도 보지못한 형제, 한번도 보지 못한 친척 및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 메추라기들을 각각 우리 안에 넣어줬을 때, 사람으로 치면 4촌이 되는 개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촌 사이에서 태어난 메추라기는 알을 낳는 시기가 더 빨랐다. 결국 자손을 많이 낳을 수 있다는 의미다. 베이트슨 교수는 인류 역사에서 4촌 간 결혼이 광범위하게 허용됐다며 완전히 같은 유전자를 가진 짝을 피함으로써 후손이 치명적인 유전적 결함을 갖고 태어나는 것을 막으면서도, 유전적으로 가까운 짝을 택함으로써 이미 입증된 건강한 유전자를 계속 퍼뜨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대학의 빌 아모스 교수는 알바트로스, 검은고래, 물개에서 근연교배의 반대인 원연교배(outbreeding)가 유리함을 밝혀낸 바 있다. 유전적으로 가깝지 않은 부모 사이에 태어난 새끼들이 더 생식력이 뛰어나고 건강하다는 것. 이를 사람에 적용시키면 자신과 하나도 닮지 않은 사람이 후손에게는 더 유리하다는 뜻이 된다. 아모스 교수는 그러나 “문제는 집단의 크기”라고 주장한다. 검은고래는 생존을 위협하는 일들을 사람보다 훨씬 자주 겪게 된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유전적으로 상이한 개체들끼리 짝을 지어 집단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이에 비해 인간 사회는 그런 위험이 적은데다 인간 집단이 전지구적으로 확산됐기 때문에 더욱 근연교배의 위험성이 감소됐다. 즉 아버지를 닮은 배우자를 찾는 것은 최소한 인간에게는 좋은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모스 교수는 페렛 교수의 연구결과에 대해 “만약 어떤 여성이 무사히 결혼적령기에 이르렀다면 자신의 아버지가 후손을 잘 낳고 기를 능력을 입증한 것이기 때문에 아버지를 닮은 이성을 찾는 것이 종족보존 본능면에서 좋은 전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 얻으려면 장인 체취 닮아야

이 점은 면역학 연구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입증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의 마사 맥클린톡, 캐롤 오버 박사 연구팀은 올 1월 세계적인 유전학 저널인 ‘네이처 지네틱스’에 여성은 아버지와 유사한 냄새를 가진 남성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버지를 닮았다는 것은 결국 자신과 닮았음을 의미한다. 즉 여성은 얼굴뿐 아니라 냄새까지도 자신과 닮은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여성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과 유사한 면역 유전자를 선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조직적합성복합체’(MHC)라 불리는 유전자 집단은 인체 내에서 병원체와 건강한 세포를 구별해내는 면역물질을 만들어낸다. 체취는 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특정한 냄새를 선호하는 것은 특정 MHC 유전자를 선택하는 것이 된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MHC 유전자를 가진 남성 6명이 이틀 동안 입은 티셔츠들을 각기 다른 상자 속에 넣고 미혼여성 49명에게 선호하는 냄새를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여성들이 선호한 냄새는 MHC 유전자가 자신과 비슷한 남성의 것이었다. 또 이 남성의 MHC 유전자는 여성의 아버지와 닮아 있었다.

맥클린톡 박사는 “MHC 유전자는 아버지를 통해 유전된다”며 “아버지를 통해 검증된 면역유전자를 자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사실 맥클린톡 박사의 연구결과는 그동안의 정설을 뒤집는 것이다. 1995년 스위스 베른대학 연구팀은 같은 실험을 통해 여성 자신과 다른 MHC 유전자를 가진 남성의 냄새를 선호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자손이 보다 다양한 면역유전자를 갖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됐다.

이에 대해 맥클린톡 박사는 “부모의 유전자가 완전히 다른 경우에도 우수한 유전자가 자손에게 발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양극단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MHC 유전자와 비슷하되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즉 자신의 아버지와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MHC 유전자와 체취, 배우자 선택의 관계에 대해서는 실제로 결혼한 부부들의 MHC 유전자를 분석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일이라는 게 반론의 핵심이다. 설사 아버지의 냄새를 가진 이성에 끌린다 하더라도 결혼 상대를 선택할 때는 유전적 다양성을 위해 다른 냄새를 가진 이성을 찾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결혼한 부부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배우자로 자신과 닮은 사람을 선택한다는 증거가 나타난다. 1970년대 이후 과학자들은 부부가 닮아있다는 사실이 환경 탓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인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결혼한지 20년이 지난 부부는 누구라도 사진만으로도 짝지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약혼자나 결혼한지 채 10년이 되지 않은 부부 역시 가려낼 수 있었다. 즉 오래 살면 닮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함께 부부는 이미 닮아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라는 것이다. 인간사회의 결혼이란 단순히 끌린다는 것과 함께 사회적 지위, 경제적 상태, 종교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므로 결혼한 부부를 조사한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고 해서 이번 연구결과를 완전히 뒤집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여성은 무의식중에 아버지 의 체취를 가진 남성에게 끌 리는데, 이런 남성은 아버 지와 같은 면역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섹스는 변강쇄, 아버지론 꽃미남 선호?

한편 여성이 배우자를 찾을 때 역할에 따라 다른 남성형을 선호한다는 사실은 얼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배우자를 선택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해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남녀 모두 여성적인 얼굴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렛 교수팀은 일본 도쿄대 연구팀과 함께 이런 경향이 유럽인과 일본인 모두에게서 나타난다는 사실을 ‘네이처’ 1998년 10월 2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인과 일본인 남녀의 평균 얼굴을 구한 다음, 컴퓨터를 이용해 각각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화시킨 얼굴을 만들었다. 이를 영국과 일본인들에게 보여준 결과 국적에 상관없이 여성성이 강화된 여성의 얼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남성성이 강화된 얼굴에 대해 차갑다거나 정직하지 못하다는 등의 부정적 감정을 표현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여성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여성적인 얼굴의 남성을 좋아하면서도, 생리 주기에 따라 그 정도가 차이난다는 것이다. 이는 역시 페렛 교수팀이 다음해 6월 24일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번에는 평균 21세의 일본 여성 39명을 대상으로 생리주기에 따라 어떤 남성형을 선호하는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생리가 끝나는 때부터 다음 생리가 시작되기 14일전의 배란기까지를 ‘임신 가능성이 높은 시기(H)’로, 배란기가 끝나는 때부터 생리 시작 전과 생리 동안을 ‘임신 가능성이 낮은 시기(L)’로 분류했다. 그리고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들에게 평균 남성의 얼굴과 여성성과 남성성을 각각 40%, 20%씩 가미한 얼굴 사진 5장을 보여주면서 ‘신체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남성을 고르라고 했다. 조사 결과 H기에는 L기에 비해 덜 여성화된 얼굴을 선호했다. H기에는 여성성이 평균 10% 강화된 얼굴을 선호했으며, L기에는 평균 20% 여성성이 강화된 얼굴을 선호했다(그래프 b).

두번째 실험은 평균 20세의 영국인 여성 65명을 대상으로 여성성을 50% 강화한 사진에서부터 남성성을 50% 강화한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은 남성과 ‘잠시 동안의 섹스 파트너’로 원하는 남성을 고르게 했다. 실험 결과 H기에는 일시적인 섹스 파트너로 덜 여성화된 얼굴을 선호했다(그래프 c). 지속적 관계를 원하는 남성은 좀더 여성적인 얼굴이었다. 이전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왕성하면 얼굴형이 남성적인 형태가 되며, 신체적으로는 면역력이 강화된다. 연구팀은 두가지 실험결과를 건강한 후손을 낳기 위해서 여성들은 가임기에는 면역력이 강한 좀더 남성적인 얼굴을 선호하지만, 반면 자손을 키우는데는 여성에게 협조적인 좀더 여성적인 얼굴을 선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생리주기에 따른 배우자 선호형의 변화는 일처일부제를 유지하면서도 일처다부제의 장점을 취하는 좋은 방법인 셈이라고 밝혔다.
 

건강한 후손을 낳기 위해서 가임기 여성들은 면역력이 강한 좀더 남성적인 얼굴을 잠시의 섹스파트너로 선호 하지만, 반면 장기적으로 는 자손을 키우는데 여성에 게 협조적인 좀더 여성적인 얼굴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상대 사로잡으려면 눈을 마주쳐라

그렇다면 이제 나와 닮은 사람을 찾아나서야 할까. 과학은 이렇다, 저렇다고 하나의 답을 말해주지 않는다. 특히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람들은 자신을 이해해주고 배려하는 사람에게 이끌린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익숙해져야 하지 않을까. 상대에게 진심으로 익숙해지려고 노력한다면 얼굴이 하나도 닮지 않았어도, 체취가 딴 판이라 하더라도 상대는 나를 자신과 닮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을까. 그러므로 과학을 기반으로 세상 사람들의 모든 연예 성공담을 종합해보건대, 상대의 모든 면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현실적인 답을 원한다면 상대가 나를 매력 있는 배우자로 생각하게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이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먼저 눈을 마주치라는 것이다.

영국 런던대학 인식신경과학연구소의 커누트 캠프 박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매력적인 사람과 눈이 마주칠 때 대뇌 보상 중추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즉 뇌에 불꽃이 튄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아무리 매력적인 사람이라도 눈길이 딴 곳을 향하고 있으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동물에서 보상 중추는 먹이나 물이 주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때 활동이 활발해지는 부위다. 그러므로 눈길이 딴 데로 가있다면 내게 아무런 보상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눈이 마주치지 않으면 상대는 그것을 모른다는 뜻이다.

집단 사회에서는 누가 자신에게 이로움을 줄 것인지를 아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일반적으로 매력적인 외모는 바로 건강하고 강한 체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집단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뇌의 보상 중추가 매력적인 외모에 즉시 반응하게 진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대가 나의 매력을 알아 주기 위해서는 우선 눈을 마주치라는 것이다. 어른들이 항상 말할 땐 눈을 마주치면서 하라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2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완 기자

🎓️ 진로 추천

  • 심리학
  • 문화인류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