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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여름밤 별똥별 쇼 감상법

1년 중 최고의 유성우가 다가온다

여름은 별똥별의 계절이다. 야외로 캠핑을 나가 밤하늘을올려다보고 있으면 바닷가 모래밭처럼 펼쳐진 은하수를 가끔씩 가로지르는별똥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8월에는 페르세우스자리 근처에서비처럼 쏟아지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별똥별(유성)이 비처럼 떨어진다는 유성우. 유성우라고 하면 지난해 11월 폭우처럼 쏟아져 내렸던 사자자리 유성우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엄청난 집중도를 과시하며 다시 못볼 장관을 우리에게 선물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그런 유성우를 기대할지 모르지만, 사실상 다시 그렇게 엄청난 광경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해 사자자리 유성우는 수십년만에 한번씩 일어나는 정말로 특이한 천문 이벤트였다. 평소의 유성우는 거기에 한참을 미치지 못한다.

평소에도 한해 동안 크고 작은 별똥별 쇼가 펼쳐진다. 그 중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대상은 1월의 용자리 유성우,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다. 이 가운데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단연 압권이다. 지난해 사자자리 유성우의 장관을 목격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흥미가 떨어질는지 모르지만, 평년작 중에서 꼽는다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1년 중 최고의 유성우로 알려져 있다.

 

스위프트-터틀혜성의 잔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에는 두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유성우가 출현하는 시기가 사람들이 밤에 활동하기 편리한 한여름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유성을 관측할 수 있는 시기가 매우 길다는 점이다.

3대 유성우 중 다른 두 유성우는 매우 추운 한겨울밤에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띄기가 사실상 어렵다. 또 유성이 비교적 많이 떨어져 내리는 시간인 극대지속시간이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다른 유성우에 비해 압도적으로 길다. 용자리 유성우의 경우 극대시 개수만으로 보면 단연 압권이지만 그 지속시간이 불과 6시간에 채 미치지 못하며, 쌍둥이자리 유성우 또한 2일 간이나 지속되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에 역시 비할 바가 못된다. 이 사실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경우 다른 유성우와는 달리 매해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역사상 가장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유성우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의 고대 문헌에서도 발견되는 이 유성우는 지금부터 약 2천여년 전부터 그 기록이 남아 있다. 그 중 466년, 835년, 841년, 924년, 926년, 933년, 989년, 1042년, 1243년, 1451년, 1590년, 1645년, 1779년, 1784년, 1789년, 1862년, 1992년, 1993년에는 시간당 1백개 이상의 유성을 뿌렸다고 기록돼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같은 유성우를 만드는 것일까. 대부분 유성우는 혜성이 지나면서 남긴 잔해가 집중적으로 지구로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도 혜성과 연관돼 있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경우 1백20년 가량의 주기를 가진 스위프트-터틀혜성과의 연관성이 오래 전부터 예측돼 왔다. 이런 예측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만드는 유성체들과 스위프트-터틀혜성이 우주공간에서 그리는 궤도가 비슷하다는 점에 근거한다.

1862년에 나타났던 거대혜성이 바로 스위프트-터틀혜성이었다. 1980년대 들어 이 혜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혜성의 궤도를 유추해본 결과 스위프트-터틀혜성은 1981년경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당시 이 혜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1991년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다른 해와는 달리 대규모의 쇼를 펼쳤다. 시간 당 2백개를 훨씬 넘는 엄청난 유성우가 내렸던 것이다. 그 의미를 연구하던 천문학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스위프트-터틀혜성의 방문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보고, 이 혜성이 1992년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예상대로 1992년 스위프트-터틀혜성은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예전의 거대혜성의 풍모는 사라진 초라한 모습이었지만. 이로써 스위프트-터틀혜성과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와의 관계가 확실해졌다. 스위프트-터틀혜성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탄생시키는 모(母)혜성이었던 것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탄생시 키는 모혜성인 스위프트-터틀 혜성. 1992년 1백20년만에 다시 태양에 접근했다.



페르세우스자리 아니라도 별똥별 보여

언제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봐야할까. 이 유성우가 활동하는 시기는 7월말부터 8월말까지로 대단히 길다. 하지만 유성이 집중되는 때는 8월 10일부터 15일 사이다. 올해의 경우 이 가운데 유성이 가장 많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시각은 8월 13일 오전 9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8월 13일 새벽에 올해 들어 최고의 유성우를 볼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이 유성우를 관측해보도록 하자. 유성을 관측하기에 적합한 장소는 불빛이 없고 주변이 비교적 트여 있으며 별이 잘 보이는 곳이면 된다. 굳이 산꼭대기로 올라갈 필요는 없으며 도심일지라도 가로등 같은 큰 불빛만 피하면 된다.

장소를 잡았으면 자리를 펴고 누워서 하늘을 쳐다본다. 장시간 관측해야 하므로 서서 보기란 어렵다. 가급적이면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편한 자세를 잡는다.

관측 초기에는 유성이 매우 드물게 떨어져서 급한 마음에 조금 지겹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겠지만, 끈기 있게 하늘을 쳐다보다 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우선 맨처음 목격한 유성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본다. 그러고 나면 가끔 하나씩 떨어지는 유성들이 보일 것이다. 몇개의 유성을 보고 나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유성들이 지니는 공통점을 찾아본다.

유성우의 경우 유성들의 궤적을 떨어지는 방향의 반대로 연장시켜보면 하늘의 어떤 한 지점에 다다른다. 이 지점이 바로 유성우의 복사점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복사점은 하늘 북동쪽에 떠있는 페르세우스자리 부근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라고 하면 페르세우스자리에서만 유성이 보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렇지 않다. 단지 유성우에 속한 유성들은 하나의 복사점에서부터 방사상으로 퍼지면서 떨어진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를 관측하면서 이 사실을 느낄 수 있다면 일차적인 목표는 달성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유성들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원래 유성들은 우주공간에서부터 지구로 부딪쳐 들어올 때 거의 평행선을 그린다. 멀리서 다가오는 여러 평행선이 지구 표면에 있는 관측자에게는 어떤 한 지점에서 퍼져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나란한 두 기차길이 멀리 있을 때 한점으로 보이다가 눈앞에서는 둘로 갈라져 보이는 현상과 동일한 원리다.


10분 세고 5분 쉬기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경우 극대지속시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굳이 13일 새벽이 아니더라도, 12일 새벽이나 14일 새벽에도 상당수의 유성을 볼 수 있다.

통상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출현할 때는 1시간에 50개 가량의 유성이 떨어진다. 모혜성인 스위프트-터틀혜성이 접근했던 1992년과 1993년에는 시간당 4백개에 쏟아지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미 그때부터 약 10년이 지났으므로 그런 장관을 기대할 수 없다.

복사점 파악이 끝났으면 이번에는 유성이 떨어지는 개수를 세어본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유성의 궤적을 반대로 연장시켜보면 페르세우스자리 부근에 다다르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이런 종류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에 속하지 않는 유성으로 산재유성이라고 한다. 산재유성들의 개수는 세지 말아야 한다.

유성 개수를 세는 작업은 시간에 따라 진행한다. 시간을 정해 10분 동안 개수를 세고 5분 동안 쉬는 방식으로 몇시간 반복한다. 유성이 관측된 개수를 갖고 1시간당 떨어진 유성 개수의 평균을 구한다. 이 데이터는 체계적인 유성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좀더 자세히 관측해보겠다면 유성의 개수뿐만 아니라 떨어지는 유성들의 밝기까지 같이 기록한다. 유성의 밝기는 주위 별들과 비교해 가늠할 수 있다. 평상시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경우 유성의 평균 밝기가 대략 2등급 가량이며, 색상은 백색과 청백색 계통을 보여 왔다. 유성이 밤하늘에 흔적(유성흔)을 남길 확률은 대략 40% 정도였다.
 

지난해 사자자리 유성우의 장관.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모 습이 인상적이다.



사진에는 한두개만 찍혀

유성을 바라보다 보면 저 모습을 사진에 찍어 영원히 남길 수는 없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유성을 찍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릴리즈만 있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이때 사용하는 카메라는 기계식 수동카메라여야 한다는 점이다.

촬영방법으로는 천체사진 촬영방법 중 고정 촬영방법을 사용한다. 카메라를 삼각대 위에 올려놓고 하늘을 향하도록 한 다음 릴리즈를 눌러 셔터를 열면 된다. 필름은 ASA 400 정도의 중간감도를 사용하고 조리개는 한 단계 정도만 조인다. 노출시간은 장소에 따라 다른데 대개 5분에서 20분 사이다.

그렇다고 떨어지는 유성들이 모두 필름에 기록되는 것은 아니다. 매우 밝은 유성들만 기록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룻밤 내내 유성 사진을 찍으면 실제로 촬영된 사진에 나타나는 유성의 개수도 한두개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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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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