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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호수와 얼음, 그리고 생명체

최근 물과 관련된 사실 잇따라 확인

붉은 행성 화성은 태양계에서 생명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행성이다. 하지만 화성에서는 생명체뿐만 아니라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물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어떤 과학자들은 과거에는 화성에 물이 풍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 많았던 물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두대가 붉은 행성을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물과 관련된 점이 잇따라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5월 28일 NASA는 ‘화성 오디세이’ 호가 표면 아래에서 다량의 얼음을 발견했다고 발표했고, 지난 6월 21일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는 ‘화성 전역 서베이어’ 호가 표면 고도를 자세히 관측한 자료를 통해 과거의 거대한 호수가 확인됐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오디세이호의 감마선 분광계로 관측한 수소의 분포. 파란색 지역이 수소의 원천인 얼음이 많은 곳이다.



녹으면 표면을 5백m 깊이로 덮어

2001년 4월에 발사된 오디세이호에는 표면 아래 1m 정도까지 여러가지 원소의 존재를 관측할 수 있는 감마선 분광계가 실려있다. 지난 3월 예비 단계로 오디세이호는 감마선 분광계를 이용해 화성 표면 아래에서 수소의 존재를 확인한 적이 있다. 본격적으로 수소를 관측한 결과가 지난 5월 28일 발표됐던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수소의 원천은 물이 언 얼음이라고 결론 내렸다.

감마선 분광계가 표면 아래 1m 정도까지 관측한 얼음은 남반구와 북반구 양쪽에서 극지방으로부터 위도 60°에 이르는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위도별로 얼음이 발견되는 깊이를 보면 극지방에서 가장 얕고 위도 60° 지역에서는 90cm 정도로 깊다. 영국 BBC 방송은 “이렇게 방대한 얼음이 녹을 경우 화성 표면을 5백m 깊이의 물로 모두 덮을 수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특히 얼음이 풍부한 지역에는 질량으로 따지면 전체 질량의 20-50%나 되는 얼음이 존재한다. 또 표면 아래 1m 밑의 지역에도 얼음이나 물이 존재할지 모르나 장비의 능력상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결과는 과거 화성에 풍부했던 물의 일부가 표면 아래로 스며들어 현재에는 얼음 형태로 관측 됐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지난 6월 21일에 발표된 서베이어호의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이같은 화성의 과거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두더지 로봇이 필요한 이유

1996년 11월에 발사된 후 현재까지 활약중인 서베이어호는 화성 표면의 고도를 세밀하게 측정해 왔다. 화성에서 가장 큰 계곡 가운데 하나인 ‘마아딤 계곡’을 관측해 분석하자, 깊이가 2.1km나 되는 이 대계곡의 신비가 벗겨졌다. 약 35억년 전 주변의 거대한 호수가 넘치면서 형성됐다는 것이다. 지하수원에 의해 형성됐다는 이전의 생각을 뒤엎은 결과다.

과학자들의 계산 결과 이 거대한 호수의 면적은 1백10만㎢이고 깊이는 1.1km로 밝혀졌다. 호수 자체는 넘치기 수억년 전에 이미 형성됐는데, 약 35억년 전 고원의 북쪽면에서 호수면의 고도가 천천히 높아졌다. 결국 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호수 가장자리는 무너지고 폭포처럼 북쪽으로 물이 넘쳤다. 홍수처럼 거대한 물줄기는 수개월 정도, 적어도 1년 이내에 마아딤 계곡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과거에 화성이 따뜻했고 표면에 물이 풍부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과거 화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물은 따뜻한 대기에서 만들어진 비나 눈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에는 이런 물의 일부가 지하로 스며들어 얼음으로 발견된다. 화성 표면 아래를 파고 들어가면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때문에 NASA와 유럽우주기구에서는 지하를 탐사할 수 있는 두더지 로봇을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2002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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