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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대와 튜브로 만든 63빌딩 높이 재기

63빌딩은 얼마나 높을까. 빨대와 플라스틱 통, 또는 튜브와 플라스틱 통으로 만든 기압계로 그 높이를 알 수 있다.


어느날 잠에서 눈을 뜬 모험이와 슬기는 낯선 방에 와 있는 것을 알았다. 그 방은 정육면체로, 모든 벽면이 똑같이 생겼다. 이들은 이 이상한 방에서 나가기 위해 방을 둘러본다. 그런데 문이 천장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모험이와 슬기는 어떻게 천장의 문으로 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데, 이때 벽 한쪽에 있는 버튼을 발견한다. 이들이 세개의 버튼 중 어느 하나를 누르자, 방이 어느 한 방향으로 돌아갔다. 모험이와 슬기는 버튼을 눌러 천장이었던 벽을 옆벽으로 이동시킨 후, 문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문을 열고 나가자 똑같이 생긴 방이 나오는 것이었다. 이번 방은 옆면 벽에 문이 있었다. 그 문을 열고 나가자 또다른 방이 나오고…. 계속 이같은 일을 반복하던 모험이와 슬기는 결국 지치고 만다.

이때 모험이와 슬기 앞에 도인 할아버지가 홀연히 나타났다. 이들은 오랜만이기도 하지만 답답한 상황에서 만나서인지 무척 반가웠다.

모험이와 슬기 : 도인 할아버지! 저희를 밖으로 내보내주세요.
도인 : 가장 위쪽의 방으로 이동하면 밖으로 내보내주마. 이 말을 들은 모험이와 슬기는 다시 열심히 방을 이동해간다. 하지만 문이 있는 벽면에 다가가기 위해 자꾸 방을 돌리다보니, 정말 위쪽으로 이동하는지를 알 수 없었다. 왠지 그 안에서만 맴도는 기분이 들었다.

이때 다시 등장한 도인 할아버지.

도인 : 너희가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봐라. 이 말을 들은 모험이와 슬기의 눈이 번뜩이더니,
모험이 : 저에게 빨대와 플라스틱 통을 주세요.
슬기 : 저는 튜브와 플라스틱 통이 필요해요.

이것으로 모험이와 슬기는 각자 무엇을 만든다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이 방들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을까.


빨대와 튜브로 만든 기압계

■ 왜 그럴까?!

▶▶ 진공용기에서 공기를 빼면 왜 물이 이동할까
진공용기에서 공기를 빼면 진공용기 내 기압이 낮아져, 플라스틱 통 안의 기압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빨대로 만든 기압계의 경우, 빨대는 진공용기 내부(플라스틱 통의 외부)와 플라스틱 통 내부를 연결하고 있어서, 이들 간의 기압 차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통 안의 더 큰 압력이 물의 표면을 눌러 물이 빨대로 올라온다. 이를 통해 빨대 안의 기압과 플라스틱 통 안의 기압이 평형을 이룬다.

튜브로 만든 기압계도 마찬가지 원리다. 진공용기의 공기를 빼면 플라스틱 통 안의 기압보다 바깥의 기압이 낮다. 따라서 플라스틱 통 안의 압력이 튜브 속 물을 바깥쪽 방향으로 밀어내 튜브 속 물이 이동하는 것이다.

기압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성질이 있다. 이를 두가지 기압계로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산이나 높은 빌딩을 올라갈 때, 점점 올라갈수록 기압이 낮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기압이 고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사실을 역으로 이용하면 기압계는 고도계가 된다. 실제로 고도 측정은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기압 값을 이용하는 경우 기압계는 고도계이기도 하다.

산이나 높은 빌딩을 올라가면서 물의 위치를 고도에 따라 측정해본다. 이를 바탕으로 임의의 위치에서 고도가 얼마인지를 예측해볼 수 있다. 한 예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63빌딩은 지상 높이가 2백49m(해발 2백64m)인데, 튜브로 만든 기압계를 이용한 결과, 63빌딩에서 물이 지상일 때보다 2mm 정도 이동했다.


▶▶▶ 누가 처음으로 기압계를 만들었을까

1600년대 광부들은 광산에 지하수가 차서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펌프로 물을 빨아올렸다. 그런데 아무리 힘 좋은 펌프를 갖고 힘차게 빨아올려도 물을 10m 이상 끌어올릴 수 없다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를 본 갈릴레이는 자연이 진공을 싫어하는 어떤 한계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이 진공을 싫어한다고 생각했고, 이 관념은 오랫동안 후대로 전해졌다.

갈릴레이와 그의 제자 토리첼리는 실험실에서 진공을 만들어보려는 실험에서 물보다 밀도가 13.5배나 큰 수은을 사용하게 된다. 갈릴레이는 이 실험을 성공하지 못하고 사망한다. 그 후 토리첼리가 유리관에 수은을 채우고 한쪽 끝을 밀봉한 다음 수은 접시에 이것을 거꾸로 세운다. 이때 수은은 얼마만큼만 흘러나오고 유리관 위에는 진공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토리첼리는 진공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 실험을 계속한 그는 유리관속 수은의 높이가 바뀐다는 것을 알았다. 이 까닭에 대해 그는 대기에 의해 발생하는 압력의 변화 때문이며 관 속의 수은주를 지탱하는 것도 대기압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토리첼리는 선배 과학자들이 무게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공기의 압력이나 무게를 처음으로 측정하는데 시도했다. 이때 기압계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모험이와 슬기는 각자가 만든 기압계로 자신들이 점점 위로 올라가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이 맨 윗방에 도착하자, 도인 할아버지는 이들에게 최신식 기압계를 선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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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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