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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자시장에서 우위 차지하기 위한 출발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책임연구원 80명, 박사급 인력 2 백명을 포함해 총 8백명의 연구 원으로 구성된 작물유전체기능연 구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최양도 단 장. 그는 해외시장이 우리의 무대 임을 강조했다.


‘한알의 종자 또는 하나의 유전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이 문구가 표현하듯이 세계는 지금 종자전쟁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1세기 안정적인 식량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농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난해 7월 대형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에 속하는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이다.

이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최양도 단장을 만나러 수원에 위치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으로 찾아갔다. 최단장은 “GM 작물 개발을 반대하는 여론에 밀려서 우리 정부가 이 연구에 늦게 지원해 못내 아쉽다”는 말부터 꺼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한탄의 목소리였다.

우리나라의 작물생산 비율은 세계에서 0.5%를 차지한다. 이를 돈으로 따지면 연간 15조원에 해당한다. 만약 우리나라가 작물에 대한 기술을 갖지 않는다면 몇년 지나지 않아 우리 식탁은 외국의 손에 내맡겨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이런 시급한 상황에서 우리만의 기술을 가져야 하는 것이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의 목표”라고 최단장은 설명한다.

단지 우리의 것을 뺏기지 않겠다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다. 세계를 무대로 우리의 기술을 파는 것까지도 사업단은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은 연구비의 70%를 유용유전자 확보에 배분하고 있다. 10년 간의 최종 목표가 새로운 유용유전자를 5백개 이상 발굴하는 일이다. 이를 기반으로 신기능 신품종 작물 10종 이상을 개발하려고 한다. 연주자나 가수가 레퍼토리가 많아야 대중들로부터 오랫동안 인기를 얻듯, GM 작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용유전자 확보는 필수적이다.


세계 최초 벼 DNA 풀 마련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우리 유용유전자가 이식된 종자를 갖고 연구하는 그룹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외국의 기업이나 연구진이 발굴한 유용유전자를 이식한 종자는 대학 연구자에게 무상으로 배포되는데, 대개의 우리 연구자는 이를 갖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남의 살만 더욱 찌우는 일일 뿐이다. 특성이 잘 밝혀진 종자일수록 상업적 성공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싼 종자가 된다는 말이다. 물론 우리 연구자가 일부러 다른 나라의 유전자를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우리는 외국에 비해 확보한 유용유전자가 적다. 최근 사업단에 속하는 포항공대 안진흥 교수 연구실은 유전자 표지 삽입기술을 통해 대량으로 벼 유전자의 기능을 분석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벼 DNA 풀을 마련했다. 이제는 매년 1만개의 유전자 기능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벼 유전자 연구에 활력이 일어날 것이라고 최단장은 말한다.

한편 최단장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 발굴한 유전자가 국제 특허를 얻는 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라고 말한다. 현재 해외에서 국내의 발굴 유전자가 특허로 인정받는 경우가 다른 분야에 비해 적은 편이다. 발굴한 유전자가 함량미달이라기보다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특허를 탈락시키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연구자들이 특허 출원에 앞서 해외의 유수 저널에 발표해야 한다. 저널에 발표될 경우, 특허가 쉽게 승인되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작물유전자기능연구사업단이 앞으로 이룰 연구성과는 결국 종자회사에 의해 상업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IMF 외환위기 때 국내의 유수 종자 기업이 다국적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국내에는 현재 큰 규모의 종자회사가 없는 상황이다. 최단장은 세계 종자시장에서 승리하려면 앞으로 정부가 종자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면서 말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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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박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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