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리적 논쟁의 여지 없이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발견됐다. 캐나다 맥길대의 프레다 밀러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간 피부에서 다양한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셀바이올로지 9월호에 게재됐다.
성체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마찬가지로 아직 유전자의 어떤 부분이 기능할지 정해지지 않은 ‘만능세포’다. 대표적인 예로 혈구세포를 끊임없이 만드는 골수세포가 있다.
많은 과학자는 생명을 조작한다는 시비를 피하기 위해 배아줄기세포 대신 성체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이번 발표 이전에도 뇌, 골수, 망막 등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었으나 이 방법으로 줄기세포를 얻기는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계기로 좀더 쉽게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밀러 연구팀은 성체 쥐의 피부 샘플을 추출해 조직을 분해한 뒤, 성장호르몬 등을 포함한 배지 위에서 배양해 줄기세포를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잇따른 실험으로 연구팀은 인간의 피부세포 역시 신경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갖고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이 사용한 피부세포는 표피 아래의 진피에 존재하는 세포였다. 밀러교수는 “진피에는 사실 다양한 세포가 많이 존재하는데, 이들이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의구심이 이번 연구의 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 영국 런던 왕립암연구재단의 리차드 폴섬은“이번에 추출한 줄기세포가 생체 내에서 실제로 기능을 갖는 신경세포로 분화하는지 확인하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