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걸이, 목걸이 못지 않게 필수 액세서리로 자리를 굳혀가는 선글라스. 그러나 단지 액서리로만 볼 수 없다. 선글라스에 대한 온갖 궁금증을 풀어보자.
최근 개봉된 할리우드 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진주만’. 제2차 세계대전 일본군이 하와이 진주만을 공습할 당시를 배경으로 전투기 조종사와 간호사 간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다룬 영화다. 여기에서 전투기 조종사는 자신들의 트레이드마크인 금속테의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이 낀 금속테의 색안경이 초기 선글라스의 형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선글라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대 후반. 전투기 조종사의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비행시 강한 햇빛 때문에 심한 두통과 구토를 겪고, 심하게는 시력이 상실되기도 했다. 선글라스는 일차적으로 강한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목적에서 탄생한 셈이다. 따라서 강한 햇빛을 차단시켜 그 양을 줄이는 기능은 선글라스의 기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선글라스를 애용하는 인구가 많아졌다. 올 상반기 히트상품으로 선글라스가 꼽혔을 정도다. 귀걸이나 목걸이처럼 몸에 걸치는 또하나의 액세서리로 정착해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선글라스를 단순한 액세서리로 취급한다며 큰 코 다칠 수 있다. 안경에 색깔이 들어간 색안경으로만 생각한다면 금물이다.
플라스틱 렌즈 자외선 차단 못해
20대의 김모씨. 그는 올여름 휴가 때 동해안의 해수욕장을 찾기로 계획했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에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 앞에서 폼을 내고싶어서 미리 안경점을 들른다.
“요즘 유행하는 선글라스 좀 보여주세요.”
그는 다양한 모델의 선글라스를 써보고 자신의 얼굴에 잘 어울리겠다 싶은 것을 골라 사서 나온다. 그가 고른 것은 상대방이 그의 눈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검은색의 선글라스다. 마음대로 해변에서 여성의 몸매를 감상할 수 있겠다 싶어서다. 그의 선택은 올바른 것이었을까.
보통 선글라스를 살 때 디자인과 함께 우선 고려하는 것은 렌즈 색이다. 렌즈 색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회색이나 검은색, 붉은색, 갈색, 노란색, 파란색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 어떤 색을 골라 쓰면 좋을까.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색에 따라 선글라스의 용도가 다르다는 것.
화창한 주말에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길 때는 회색이나 검은색 계열의 렌즈가 좋다. 회색이나 검은색 계열의 렌즈는 모든 색상의 빛을 골고루 줄여주므로, 사물의 색상을 그대로 보여줘 신호등의 불빛을 보는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밝은 날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에게도 알맞은 색이다. 회색과 검은색 계열은 어느 상황에서나 이용이 가능하다.
녹색 계열의 선글라스는 우리 눈이 편안하게 느끼는 색이 녹색이기 때문에 눈의 피로를 덜어 준다. 눈의 피로가 많을 때 쓰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주황이나 노란색 계통의 선글라스는 흐린 날이나 야간에 운전할 때 시야를 선명하게 해준다. 갈색은 깊이를 잘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 색상을 뚜렷하게 하므로 역시 운전 등에 적합하다. 붉은색은 색상을 뚜렷하게 하고,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많이 줄여준다.
파랑과 보라색 선글라스는 가장 유행에 뛰어난 색상이지만, 빛의 차단 효과가 좋지 않다. 또한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이 빛이 눈에 해롭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그래도 아직 많은 이들이 개인적인 취향이나 멋을 내기 위해 파랑 또는 보라색 선글라스를 선택한다.
왜 색상마다 적합한 상황이 다를까. 사람의 눈은 빨주노초파남보로 불리는 가시광선을 본다. 렌즈의 색이 파랗다면 그 색의 빛이 렌즈를 투과하고 다른 색들이 차단된다는 의미다. 빨주노초파남보 중 특히 빨주노초가 차단된다.
적색계열의 선글라스가 청색계열의 선글라스보다 더 좋다고 알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빨주노초파남보의 빛은 색마다 파장이 다르다. 빨갈수록 길고, 보라일수록 짧다. 이 때문에 이들 빛은 조금씩 굴절률이 다르다. 굴절률은 빛의 파장에 반비례한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붉은색 계열의 빛이 굴절률이 적고, 청색계열의 빛이 굴절률이 크다. 굴절률이 크다는 것은 빛이 투과될 때 많이 꺾인다는 말이다.
여러색의 빛이 눈에 들어올 때, 굴절률이 작은 붉은색과 노랑색 쪽이 망막에 정확히 상이 맺히는 반면, 푸른색은 굴절률이 크기 때문에 망막 앞에서 상이 맺으므로 시야를 흐려지게 한다. 또한 빛이 망막에 도달하기 전에 산란되는 정도도 심하다. 따라서 주황색과 노란색 계열의 렌즈는 눈부심과 시야가 흐릿해지는 원인이 되는 청색 계통의 빛을 줄여주기 때문에 많이 이용된다.
실내에서 어두운 렌즈 끼면 눈 피로 더해
한편 렌즈 색의 종류와 함께 고민되는 것은 색의 진한 정도다. 당연한 말이지만 색이 진할수록 렌즈로 투과하는 빛의 양은 줄어든다. 그렇다면 렌즈 색이 진할수록 좋을까.
빛의 밝기나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를 루멘이라고 한다. 실내에서 인공조명이 밝게 켜져있을 때는 4백-6백루멘이다. 밝은 날 실외의 경우 그늘에서는 1천루멘이며 고속도로와 같은 곳에서는 6천루멘 정도다. 주위가 온통 눈으로 덮혀있는 스키장의 경우는 1만2천루멘 이상이 될 수 있다.
사람의 눈은 대략 3천5백루멘까지 편안하다. 그러나 그 이상이 되면 눈이 빛을 흡수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자주 눈을 깜박거리게 된다. 1만루멘에 다다르면 눈이 빛을 차단하기 시작하는데, 계속 노출되면 눈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사람들은 여러개의 선글라스를 구비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해 어떤 상황에서도 낄 수 있는 선글라스를 원한다면 진한 색을 산다. 그러나 아무 때나 진한색의 선글라스를 낀다면 눈을 보호하기는 커녕 오히려 눈에 피로감만 더한다. 가령 실내에서 진한색의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면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기 때문에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공이 커진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눈은 쉽게 피로를 느낀다. 따라서 실내에서는 가능하면 끼지 않는 것이 좋다.
자신의 선글라스를 어떤 상황에서 주로 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렌즈의 진한 정도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키나 등산과 같은 야외 스포츠 활동에는 빛을 최대로 막아주는 것이 좋다. 이 경우는 90% 이상 빛을 차단하는 렌즈를 선택한다. 그리고 대개의 목적인 운전을 한다거나 해변에 갈 때 쓰는 선글라스는 70-90%의 빛을 차단하는 렌즈가 적합하다. 단순히 멋을 부리기 위해서라면 60% 정도가 좋다.
플라스틱 렌즈 자외선 차단 못해
선글라스의 기능으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것은 자외선 차단. 과거에 비해 자외선은 오존층 파괴와 환경오염, 도심의 빌딩에 의한 반사로 증가했기 때문에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 기능은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자외선은 파장이 1백-4백nm(나노미터=10-9m)인 빛으로 A, B, C 세가지 종류로 나뉜다. 자외선 C는 파장이 2백80nm 이하인 빛으로 대기 중의 오존층에 흡수돼 거의 지표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자외선 B는 파장이 2백80-3백20nm로 눈의 각막에서 차단돼 각막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 A는 파장이 3백20-4백nm로 수정체에 도달해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그림).
그렇다면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유리렌즈 선글라스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외선은 유리를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플라스틱 렌즈다. 플라스틱 렌즈는 1960년대 들어서 무거운 유리렌즈의 단점을 없애기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플라스틱 렌즈는 그 자체로는 자외선을 차단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태어났다. 하나의 이득이 있으면 다른 하나의 손실이 있은 법.
플라스틱 렌즈에 자외선 차단 기능을 더하기 위해서는 처음 렌즈를 주조할 때 자외선 흡수제를 함께 넣는다. 렌즈가 자외선을 흡수해서 눈으로 자외선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렌즈 위에 자외선 차단막을 코팅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따라서 선글라스를 산 후 나중에 자외선이 차단됐는지 확인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
일부 안경점에서는 자외선을 100% 차단하려면 진한 렌즈를 골라야 한다고 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다. 오히려 더 자외선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어두운 색의 선글라스로 인해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동공이 넓어질 테고, 만약 그 선글라스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다면 더 많은 자외선을 받는 셈이 된다.
렌즈 색은 그 색에 해당하는 가시광선을 투과시키기 때문에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 차단과 무관하다. 이 점은 자외선 차단 전용 안경렌즈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 전용 렌즈는 투명하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렌즈의 자외선 차단 정도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일반인이 확인할 쉬운 방법은 없다. 고작해야 살 때 렌즈에 붙여있는 라벨를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자외선 차단 정도는 자외선 투과율 기기로 확인할 수 있다.
저절로 색 변하는 감광렌즈의 비밀
저절로 실내에서는 투명하게, 야외에서는 진하게 변하는 안경이 몇년 전에 등장했다. 그러나 처음 개발된 것은 1960년대 후반 미국의 코닝사에 의해서다.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게 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이런 안경을 조광렌즈 또는 감광렌즈라고 부른다. 볼수록 신기하기만 한 감광렌즈에 숨은 원리는 무엇일까.
감광렌즈를 착용해본 사람은 자동차 안에서는 햇빛이 비추더라도 렌즈 색이 어둡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자외선은 자동차 유리를 투과하지 못한다. 따라서 감광렌즈는 자외선과 관련돼 있음이 분명하다.
감광렌즈는 처음 주조할 때 자외선과 반응하는 특수한 성분이 골고루 포함돼서 만들어진다. 따로 특수 막이 코팅된 것은 아니다. 염화은(AgCl)과 염화구리(CuCl) 결정이 렌즈에 고루 포함돼 있다.
염화은은 자외선에 매우 민감하다. 자외선이 내리쬐면 염화이온은 전자를 내놓고 염소원자가 된다. 염화이온으로부터 나온 전자는 은이온과 결합해 은원자가 된다. 산화환원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Cl- → Cl + e-(산화)
Ag+ + e- → Ag(환원)
각각의 이온이 원자로 되면서 이들은 렌즈를 어둡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자외선이 사라지면 어떻게 렌즈가 투명해질까. 염화원자는 1가의 (+) 구리이온과 반응해서 염화이온과 2가의 구리이온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2가의 구리이온은 은원자와 반응해서 다시 1가의 구리이온과 은이온이 형성된다.
Cl + Cu+ → Cu2+ + Cl-
Cu2+ + Ag → Cu+ + Ag+
이로써 렌즈가 다시 투명해진 것이다. 한편 감광렌즈는 온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염화은이 높은 온도에서는 산화환원반응을 적게 일으키기 때문이다. 가장 불투명해지는 온도는 10°정도다.
감광렌즈는 자외선이 없는 상태에서는 빛의 투과율이 90%에 이른다. 이는 실내에서 적합한 눈이 불편하지 않는 정도다. 가장 불투명할 때는 빛은 20% 정도만 투과된다. 때문에 감광렌즈로 된 안경 하나로 실내는 물론 해변가와 같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물표면의 반짝거리는 빛 제거하려면?
빛은 사물을 보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모든 빛이 다 그렇지는 않다. 호수의 물표면이나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또는 자동차의 표면에서 반사되는 번쩍거리는 빛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편광 선글라스를 이용하면 좋다.
편광 선글라스는 어떻게 번쩍거리는 빛을 제거할까. 편광렌즈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빛에 관한 지식이 몇가지 필요하다. 먼저 빛의 성질을 이야기해보자.
빛은 마치 해안에 밀려오는 물결처럼 전달된다. 즉 빛이 파동인 셈이다. 파동 중에서도 긴 줄을 아래위로 흔들 때 생기는 파동과 아주 닮았다. 이렇게 어떤 일정한 방향으로 흔들리는 빛을 ‘편광된 빛’이라고 부른다. 여러분 가정의 텔레비전 안테나 방향에 따라 잘 나오거나 그렇지 못한 이유도 텔레비전 송수신 전파의 편광 방향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에서 오는 빛은 한방향으로 위아래로 흔들리며 오는 빛말고도, 사방으로 흔들리는 빛들이 모여 있다. 즉 특별히 흔들리는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채, 우리에게 오는 셈이다.
그러나 이 빛이 어떤 물질의 표면에 부딪쳐 반사될 때, 표면에 나란하게 흔들리는 빛이 주로 반사된다. 흔들리는 방향이 수직인 빛은 물이나 유리처럼 투명한 물질의 표면이면 주로 투과되고, 자동차 표면처럼 불투명하면 주로 흡수된다. 따라서 표면에 평행한 빛이 살아남아 우리 눈에 들어와 눈부시게 한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유리, 도로 또는 물의 표면에서 반사돼 번쩍이는 빛은 평면에 평행하게 편광된 것이다. 이런 번쩍거리는 빛이나 전체적으로 밝은 반사광을 제거하는 것이 선글라스의 중요 기능이다. 바로 편광필름을 렌즈에 코팅해서 말이다.
편광렌즈의 표면은 서로 나란한 방향으로 늘어선 분자들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편광렌즈를 통과할 수 있는 빛은 이 분자들이 늘어선 방향으로 흔들리며 진행하는 것뿐이다. 즉 다른 방향으로 흔들리는 빛이라면 일부만 통과하거나 전혀 통과할 수 없다.
따라서 편광렌즈의 분자를 수직하게 배열하면, 반사돼 수평방향으로 흔들리며, 우리 눈에 들어오는 번쩍이는 빛을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특별히 흔들리는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은 다른 모든 빛들의 절반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편광렌즈의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어부들은 수면의 번쩍거림이 없어지므로, 좀더 먼거리에 있는 물속의 고기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대개 비싼 편광 선글라스를 이용하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혹시 여러분이 사용하는 선글라스가 편광렌즈인지 알고 싶다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태양과 수직한 방향의 파란하늘을 선글라스를 통해 보면서 돌렸을 때, 하늘의 밝기가 변한다면 편광렌즈다. 태양에서 오는 빛 중 파란색 근처의 빛이 주로 산란되는데 이 빛도 일정한 방향으로 편광돼 있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또는 자동차표면이나, 액정전자시계를 돌려가며 볼 때, 색의 밝기가 확실히 변하는지를 확인해도 편광 선글라스인지 확인할 수 있다.
거울처럼 빛나게 하는 색다른 막
선글라스는 자외선 흡수나 편광 외에도 눈에 불필요한 빛을 줄이기 위해 다른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값도 달라진다. 선글라스 중에는 렌즈가 거울처럼 반사되는 제품이 있다. 스키나 비치발리를 하는 이들이 주로 애용하는 선글라스다. 이 경우는 렌즈 표면에 얇은 막을 덧씌운 것이다. 반투명한 반사막을 씌워 표면에 부딪치는 빛은 반은 반사시키고, 반은 투과시킨다. 이런 렌즈 중에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반사 정도가 줄어들도록 한 것도 있다. 위에서 내리는 빛을 더 많이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들 제품의 단점은 쉽게 긁힌다는 점이다. 그래서 또다른 막이 더 필요하다. 긁힘방치코팅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긁힘방지코팅을 반사코팅 위에 덧씌우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직까지 선글라스 제조사가 반사코팅 위에 긁힘방지 코팅을 성공적으로 덧씌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대로 긁힘방지 코팅 위에 반사코팅을 한다. 단지 반사코팅을 보호하지는 못하고 렌즈만이 긁힘이 방지되는 것이다.
한편 렌즈의 앞면과는 반대로 렌즈 뒤편에 반사방지 코팅을 할 수 있다. 테나 렌즈 뒷면에서 반사된 빛이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코팅할 때 막의 두께를 적당히 얇게 하면 반사 없이 투명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은 빛의 소멸 간섭이라 불리는 현상을 응용한 것이다.
간섭 현상은 두개 이상의 파동이 서로 만나면서 일어난다. 가령 두파가 모두 마루 상태로 겹치면 파동의 진폭이 커진다. 반면 한 파는 마루, 다른 파는 골과 같이 위상이 서로 반대가 되면 파동의 진폭이 줄어든다. 전자는 보강간섭, 후자를 상쇄간섭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두 파의 모양이 같은 경우, 서로 반대 위상이 만나면 마치 파가 없는 것처럼 사라지고 만다. 이 경우를 소멸간섭이라고 한다.
반사방지 코팅을 통해 렌즈 뒷면의 반사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바로 소멸간섭을 통해서다. 렌즈에 굴절율이 렌즈보다 작은 막을 적당한 두께로 코팅하면 렌즈 뒷면으로 나아가 표면에서 반사되는 파와 막을 투과해 렌즈와 만나는 경계면에서 반사되는 파가 정확하게 위상이 반대가 되도록 할 수 있다. 즉 소멸간섭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빛의 간섭현상의 흔한 예는 물위에 뜬 기름막의 색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좋은 선글라스 고르는 요령
간단한 선글라스 하나에 빛과 물질에 관한 수많은 기술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모르더라도, 제대로 된 선글라스를 고를 줄 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안경 전문가나 안과의사의 도움을 받아 선글라스를 고르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할 경우 자신의 외모에 어울리는 최신 유행의 모든 필요한 기능을 갖춘 고급 상표의 선글라스를 구입한다면 좋겠지만, 가격대가 부담스럽다. 만약 가격에 맞춰 적당한 선글라스를 고른다면, 겉모양만 보지말고 다른 여러가지에 주의해야 한다. 우선 자신의 선글라스를 어떤 상황에서 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장소와 시기에 어울리는 기능을 갖춘 렌즈의 색과 어두운 정도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렌즈의 색이 균일하게 분포했는지, 렌즈의 굴곡이나 긁힘으로 인한 왜곡현상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렌즈의 색은 하얀 바탕에 렌즈를 비췄을 때 색이 뭉쳐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렌즈에 굴곡이나 긁힘이 있나 간단히 검사하고자 한다면 렌즈를 멀리 든 채 렌즈를 이동해가며 주위를 보았을 때 이상이 있나를 보면 된다.
자외선 차단은 꼭 확인한다. 테에 렌즈를 끼우기 전에 렌즈에 부착된 라벨을 보거나 안경점에 설치된 자외선 차단율 기기로 확인해야 한다. 물론 안경사에게 물어보면 친절히 답변해줄 것이다. 만약 편광렌즈를 사용한 선글라스인지 궁금하다면, 파란 하늘을 보면서 선글라스를 돌려보거나, 자동차표면에서 비스듬히 반사되는 빛을 선글라스를 돌려가며 보거나, 액정전자시계를 선글라스로 돌려가며 볼 때, 색의 밝기가 확실히 변하는가를 확인하면 된다.
하지만 이같은 조건으로 완벽한 선글라스를 구입했는데, 자신의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끼고 싶지 않을것이다. 따라서 자신을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여름 마음의 창이라고 부르는 눈도 보호하고 멋도한껏 부릴 수 있는 선글라스 하나쯤 장만하는 것도 괜찮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