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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서 ‘물’은 어떤 의미가 있는 주제일까. ‘물’을 갖고 어떤 것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물하면 H2O라는 화학공식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에게 이 책의 내용은 다소 의외일 것 같다. 내 몸의 물, 자연의 물, 깨끗한 물, 물을 극복한 사람과 역사, 물의 미학이라는 제목 아래있는 물의 다양한 소재가 우선 낯설기 때문이다.

내 몸에 있는 물이 땀과 침이라니…. 하지만 실제로 우리 몸의 70%는 물로 구성돼 있으며, 사람들은 섭취한 물을 호흡, 땀, 소변, 대변 등의 형태로 몸밖으로 배출한다. 따라서 생명활동은 곧 물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인간은 물이 제한된 상황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을까. 물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요소이면서도 인체에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극한 상황에 처하면 수분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호흡과 대사율을 낮추고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한다. 따라서 생명체의 탄생·생존·진화의 신비로움은 자연스럽게 물과 연결된다.

물의 사전적 의미는 ‘상온에서 맛과 색깔과 냄새가 없는 액체’이다. 하지만 분명 우리는 물맛을 느끼고, “물맛 좋다”라는 말을 한다. 정말 물에도 맛이 있을까, 맛있는 물이 몸에도 좋을까, 건강한 물이란 어떤 것일까. 매일매일 마시는 물이다보니 누구나 이런 질문을 마음 한켠에 두었을 법하다. 육각수, 생수, 약수 등 이름도 다양한 이 물들은 다 뭐란 말인가. 정수기에서 한잔의 냉수를 들이킬 때 이런 생각을 하며 돌아선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제법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연이 스스로 깨끗한 물을 만들어내는 자정작용이나, 고대 이집트에도 있었다는 여과장치의 원리, 그리고 우주정거장에서 이루어지는 동물의 배설물을 이용한 정수처리에 대한 내용까지 접하다 보면 ‘물박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요즘, 수질오염이나 수돗물 불소화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이 책은 찬찬히 살펴볼 만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4장 물을 극복한 사람과 역사에는 얼음골과 석빙고에서부터 자격루와 측우기 등 전통과학 속의 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비롯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1백30m 이하의 수중을 잠수한 아가미 인간 피핀 이야기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소개돼 있다. 5장 물의 미학에서는 화려한 수영복 뒤에 감춰져 있는 기술경쟁과, 수로와 분수로 이름난 유럽 정원의 아름다운 물 축제도 펼쳐진다.

교과서를 넘어 생활 속의 신나고 재밌는 과학을 이야기하겠다는 ‘선생님도 놀란 과학 뒤집기’시리즈의 제2권 ‘달콤한 물을 마시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확은 ‘물’이라는 주제를 갖고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과 그를 통해 사고의 지평을 넓힌다는데 있지 않을까.
 

2001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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