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을까. 미국 학술원회보 최신호에서 밝힌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 정답은 ‘예’이다.
미국 뉴욕주 브룩클린 수족관에 위치한 오스본 해상과학연구소의 다이애나 레이스 연구팀은 수컷 돌고래 두마리가 수족관의 벽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반사 행동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애틀랜타 에모리대의 로리 마리노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실험에 사용된 돌고래는 13년 된 프레스리와 17년 된 탭이다.
연구팀은 먼저 연습삼아 돌고래의 몸에 표시를 하고, 거울 앞에서 돌고래가 이것을 볼 수 있게 하는 실험을 반복적으로 실시했다. 그 다음 돌고래의 몸 곳곳에 무독성의 검은 잉크를 칠하고 반응을 살핀 결과 돌고래들이 거울벽을 수영하면서 표시된 부위를 관찰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돌고래들은 몸에 표시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거울 앞에 오래 머물렀으며,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몸에 있는 검은 마크를 확인하기 위해 유심히 비춰보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이애나 래이스는 “이번 돌고래 실험은 돌고래의 지적 능력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연구결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종을 넘어서 동물들의 지적 능력을 비교·측정해 특성화시킬 수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을 제외하고는 지적 능력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유인원류, 즉 침팬지나 오랑우탄만이 거울에 비친 스스로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