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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景福宮) - 근정전에서 소리가 잘 퍼지지 않는 이유

경복궁은 역사나 미술을 공부하는 곳으로만 여겨진다. 그러나 이곳도 과학의 배움터가 될 수 있다. 경복궁에서 과학적인 질문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해 겨울 중학생을 데리고 탐방을 했을 때였다. 그날따라 바람도 매서웠고 기온도 매우 낮았다. 그런데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서자 바람도 잦아들고 햇볕도 따사로웠다. 경복궁 건물들은 모두 정남쪽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쪽에 산이 있어서 북서계절풍을 막아주는 것도 한몫을 한다. 이처럼 경복궁은 조선 최고의 명당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근정전에서 느낄 수 있는 또다른 점은 이곳에 들어서면 일단 주위가 조용해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서로 멀리 떨어지게 한 후 그 앞마당에서 서로 대화를 나눠보게 한다. 그러면 그들은 “생각보다 잘 들려요”라고 말한다. 운동장과는 다르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근정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행각 때문이다. 소리가 밖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번 탐방에는 아쉽게도 근정전이 공사중이어서 소리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계절에 따라 임금의 사무실 다르다

경복궁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연못이 있는 경회루다. 경회루는 이층짜리 구조물로, 기둥이 많다. 그런데 기둥의 형태가 다른 건물과는 조금 다르다. 밑으로 갈수록 기둥이 두꺼워진다. 왜일까. 압력은 밑면적에 반비례한다. 따라서 아래로 기둥이 커지는 것이 더 안정한 구조다.

경회루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임금님이 사무를 보던 사정전, 천추전, 만추전 세개가 나란히 있다. 이들 중에는 겨울철이나 여름철에만 이용한 흔적이 있다. 어떤 흔적일까. 바로 굴뚝이다. 가운데 궁전에는 굴뚝이 없어서 겨울철에는 이용하지 못했다.

여기에서 학생들에게 “굴뚝이 높아야 연기가 잘 나올까, 아니면 낮아야 연기가 잘 나올까” 하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각양각색의 답이 나온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설명 방법도 다양하다. 여기에서 굴뚝의 원리, 즉 연기가 좁은 통로인 굴뚝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 나오는 원리를 탐구해볼 수 있다.

밀도가 비교적 큰 연기입자들이 어떻게 굴뚝을 통해 위로 올라갈 수가 있을까. 언뜻 생각하면 연기는 다른 공기에 비해 무겁기 때문에 위로 올라가기 힘들 것 같다. 그러나 굴뚝은 연기를 밖으로 배출시키는 일을 활발히 한다. 공기 등 유체의 운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장소다.
교실이나 실험실만을 생각하는 과학활동을 경복궁과 같은 색다른 곳에서 해본다면 과학에 흥미가 없는 이에게 좀더 과학에 친밀도를 높일수 있지 않을까. 과학은 전통문화나 우리 생활속에서 녹아 들어있다는 것을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과학을 특히 좋아해 다른 분야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들도 시야를 넓힐 수 있다.


경회루에서 과학적인 질문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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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서정아 교사
  • 사진

    박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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