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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의 천적을 불러들인다

식물의 고차원 방어기술

최근 식물에서 적의 적을 불러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이른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보다 적극적인 방어법이 발견됐다.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안드레 케슬러와 이안 볼드윈 연구팀은 미국 남서부에서 자라나는 야생담배가 ‘찾아온 적보다 더 강한 적을 불러들이는 방법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밝혀 지난달 16일자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야생담배는 화학물질을 분비해 자신을 갉아먹는 애벌레의 몸 속에 알을 낳는 기생벌과 같은 포식자를 불러들인다. 식물은 동물과 비교할 때 수동적 방어만을 할 뿐이다. 고작 가시나 독성분으로 잠시 상황을 모면할 수밖에 없다. 반면 야생담배는 박각시나방 애벌레가 잎을 뜯어먹기 시작하면 휘발성 화학물질(VOC, Volatile Chemical Compound)을 방출한다. 이 성분은 박각시나방 애벌레를 먹는 포식자를 유인하는 신호가 된다. 곧이어 박각시나방 유충은 먹이로 전락하고 만다. 옥수수도 자신을 갉아먹는 애벌레에 알을 낳는 기생말벌을 유인하는 VOC를 발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실험실 수준에서 VOC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적은 있지만 실제 자연환경에서 애벌레의 포식자를 부르는 것은 이번에 처음 관찰됐다.


장미의 가시는 포식자의 공격으로부터 잠시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 해준다.

200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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