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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감각 흉내낸 생체모방 센서

인간은 감각기관을 통해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감지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동작을 취한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으로 구성된 인간의 오감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예민하며 높은 수준의 정보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뛰어난 인간의 감각 능력을 모방하려는 연구가 현재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간의 눈처럼 보고, 귀처럼 들으며, 피부처럼 느끼고, 코처럼 냄새를 맡으며, 혀처럼 맛을 느끼는 ‘생체모방 센서’다.

눈을 모방해 만든 카메라


시각센서나 촉각센서를 달고 있는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에서 개발한 코그.


인간은 평소에 습득하는 정보의 80% 이상을 눈을 통해 받아들인다. 그만큼 눈은 중요하며, 이를 모방하려는 연구는 오랫동안 진행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시각 센서도 인간의 눈처럼 받아들인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없다.

인간의 눈은 그 구조부터 매우 복잡하다. 각막은 눈의 제일 앞쪽에 위치한 투명한 막으로 눈을 보호하고 광선을 굴절시켜 망막에 도달하게 해주는 창과 같은 역할을 한다. 홍채는 동공을 통해 들어오는 광선의 양을 조절하는데 밝은 곳에서는 동공의 크기를 작게 해 빛이 적게 들어오게 하고, 어두운 곳에서는 동공의 크기를 키워 물체를 볼 수 있도록 한다. 볼록한 렌즈인 수정체는 보고자 하는 물체와의 거리에 따라 두께를 조절해 망막에 정확한 상이 맺히도록 한다. 망막은 눈을 통과한 빛이 최종적으로 맺는 눈의 가장 뒤쪽 부분인데, 감지된 신호를 시신경을 통해 대뇌로 보낸다.

이렇게 복잡한 눈의 구조를 모방한 대표적인 센서가 영상 카메라다. 흔히 볼 수 있는 사진을 찍는 카메라가 여기에 속하는데, 연속된 영상을 찍는 비디오 카메라를 생각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비디오 카메라에 들어오는 광량을 조절하기 위한 노출계는 눈의 홍채에, 영상의 배율과 초점을 조절하기 위한 렌즈는 수정체에, 영상을 읽어들이는 필름은 망막에 해당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카메라 중에 CCD카메라라는 것이 있다. 여기서 CCD라는 것이 바로 이 카메라에서 영상을 감지하는 센서로 사용된 소자다. CCD 이외에 영상 센서로 사용되는 소자에는 CMOS가 있는데, CCD에 비해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필요한 부분만 자세히 본다

인간의 눈에 보다 접근한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영상 센서 자체의 구조를 바꾸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기존의 영상 센서는 사각형 모양으로 전영역에 대해 고른 밀도로 영상을 읽어들인다. 이러한 센서는 영상처리를 위해서 편리한 면도 있지만, 데이터의 양이 많아 영상을 처리할 때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또 관심 영역 이외의 영역에 대해 불필요한 고해상도의 데이터가 포함된다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어 한장의 컬러 영상을 가로 6백40화소, 세로 4백80화소의 해상도로 읽어들인다고 하자. 한 화소당 24비트의 메모리를 사용한다면, 총 30만7천2백×24비트라는 메모리가 영상 하나당 필요하다. 이런 영상을 초당 몇십장씩 몇시간 동안 읽는다고 한다면, 메모리 양은 천문학적 수치가 된다.

그런데 실제 인간의 눈은 응시하는 영역 중 집중하는 부분만 고해상도 데이터로 읽고, 외곽으로 가면서 낮은 해상도로 데이터를 읽어들이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필요한 정보만 확실히 챙긴다는 얘기다. 이러한 인간의 눈을 흉내내서 중심부에서는 기존의 영상센서와 비슷한 해상도를 유지하고 외곽의 해상도를 낮춘다면, 데이터의 양이 1만×24비트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외곽에 있는 화소의 크기가 커서 불연속적인 영상을 볼 수밖에 없지만, 전반적인 정보를 얻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이러한 영상센서를 ‘망막형영상센서’라 부른다. 기존 센서와 비교해 데이터 양이 30분의 1로 줄기 때문에 고속으로 영상을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의 영상 센서가 1초에 30장의 영상을 읽어들일 수 있다면, 망막형 센서는 1초에 1백장 이상의 영상을 읽어들일 수 있다.

초당 1백회 정보 읽는 촉각 센서


초당 1백회 정보 읽는 촉각 센서


인간의 피부는 누름, 미끄러짐, 온도 등과 같은 여러가지 정보를 한번에 감지한다. 물체의 진동, 압력, 통증, 온도 등을 감지하는 촉각센서들이 분포해 있다는 얘기다. 피부에 분포한 촉각 센서들은 부위에 따라서 분포 밀도가 다르다. 즉 정밀한 감도를 요구하는 손가락 끝과 같은 곳에는 센서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고, 이와 반대로 발뒤꿈치와 같은 곳에는 적은 수의 센서가 존재한다. 압력과 같은 물리적 에너지, 온도에 의한 열 에너지, 기타 화학적 에너지는 리셉터(receptor)에서 전기적 신호로 변환된다. 이 신호가 신경망을 통해 척추와 두뇌로 전달돼 이를 느끼게 된다.

이러한 피부를 모방해 만든 센서가 바로 ‘촉각 센서’다. 촉각 센서는 물체의 물리적 접촉을 통해 물체의 크기, 모양, 힘, 표면 상태 등과 같은 정보를 측정한다. 이러한 촉각 센서에는 압전 소자(Force Sensing Register)나 정전용량(Capacitance) 소자라는 것들이 사용된다. 여기서 압전 소자나 정전용량 소자는 접촉지점의 전류나 전압을 측정해 가해진 힘의 크기와 분포를 측정하는 소자 종류다.

지금까지의 촉각 센서는 응답속도가 느려서 지능 로봇처럼 빠른 응답성이 요구되는 응용 분야에 적용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1초에 1백회 이상 정보를 읽을 수 있을 만큼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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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임미섭 책임연구원
  • 유범재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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