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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인류는 흰개미를 먹었다?

날카로운 뼈로 흙무더기 파헤쳐

약 1백만년 전 원시인류가 도구를 이용해 흰개미를 잡아먹고 살았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1월 16일자 영국 BBC 방송에 보도됐다. 남아프리카와 프랑스 공동연구팀은 인간과 유사한 종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버스투스가 땅 속의 흰개미를 잡아먹기 위해 길고 날카로운 뼈를 도구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도구는 현재까지 발굴된 뼈 도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원시인류의 식생활과 도구 사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버스투스는 채식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즉 그들이 뼈 도구를 이용했다면 감자나 양배추를 캐기 위해 사용했을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용 뼈 도구를 두 부류로 나눠 흰개미의 흙무더기와 감자나 양배추가 묻힌 흙을 각각 파헤쳤다. 이 과정에서 실험용 뼈 도구에 나타난 흔적과 원시인류가 사용했던 뼈 도구 흔적을 정밀 현미경과 영상분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비교한 결과, 연구팀이 흰개미의 흙무더기를 팠던 실험용 도구에 나타난 흔적이 원시인류의 뼈 도구에 나타난 흔적과 동일함을 발견했다.

남아프리카 위스워터스랜드대학의 루신다 백웰 박사는 “발굴된 도구 모두 일정한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그 길이도 13-19cm 정도로 비슷하다”면서 “이를 통해 이들이 특정 형태의 뼈를 선택할 수 있는 인지력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단백질을 섭취할 때 나타나는 독특한 형태의 탄소(C4)가 원시인류의 유골에 상당량 함유돼 있는지에 대한 해답도 제시했다. 도구를 사용해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게 함유된 흰개미를 섭취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1백만년 전의 뼈 도구(a)와 흰개미집을 파헤칠 때 사용한 실 험도구(d)의 흔적이 동일하다. b와 c는 감자를 캔 실험도구.

2001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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