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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을 여는 장엄한 개기월식

1월 10일 새벽 서쪽하늘 붉은 달 뜬다

2001년 1월의 밤하늘은 맨눈으로도 볼 만한 천문현상이 세번이나 펼쳐진다.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역시 새해를 여는 장엄한 개기월식. 그리고 새해 벽두에 만나는 북두칠성 근처의 별똥별쇼와 1월 한달 동안 저녁하늘에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금성이 그들이다.

새해가 밝아오는 1월 밤하늘에는 다양한 장관이 이어진다. 새해 벽두인 1월 4일 새벽에는 북두칠성 근처인 용자리에서 한바탕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다름아닌 용자리 이오타 별똥별쇼. 1주일 후인 10일 역시 새벽하늘에서 장엄한 개기월식이 일어난다. 어디서나 서쪽하늘을 바라보면 어김없이 붉게 물든 달을 볼 수 있다. 새벽 추위와 잠을 이기기 힘든 사람들은 1월 저녁하늘에서 한껏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미의 여신 금성을 만나보자. 금성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 17일에는 최대가 된다.


1월 10일 개기월식은 서쪽하늘 에서 새벽 3시 42분에 부분식을 시작으로 7시까지 계속된다.


개기식 1시간 2분 동안 진행

2000년 7월 16일 이후 6개월만인 1월 10일에 다시 개기월식이 일어난다. 개기월식은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번 개기월식은 보름달이 왼쪽(동쪽)에서부터 이지러지기 시작해 약 1시간 정도 지나면 완전히 가려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달이 서쪽으로 기운 새벽 서쪽하늘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보름달이 지구그림자 속에 가려지는 과정은 장소에 관계없이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월식의 시작은 3시 42분에 달의 일부가 지구의 본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이때 달의 고도는 서쪽 지평선 위 약 46°로 꽤 높다.

이후 달은 서쪽으로 가라앉으면서 성큼성큼 야위어지다가 4시 49.5분에 지구 본그림자 속에 완전히 잠긴다. 개기식은 1시간 2분간 계속되는데 이것은 지난 7월 개기식에 비해서는 약 45분이 짧은 시간이다. 5시 21분에 달은 지구그림자 중심에 가장 가깝다. 이때 달은 서쪽하늘 쌍둥이자리에 위치하는데, 시골에서는 개기식 중에 주변의 겨울철별자리와 봄철별자리를 볼 수 있다. 동트기 직전인 5시 51.6분에 달의 동쪽지역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개기식이 끝난다.

이후 달은 빠르게 밝아지면서 6시 59분에 다시 둥근 보름달로 돌아온다. 개기식이 끝나갈 무렵부터는 달의 고도가 지평선에서 20° 이하로 낮아지기 때문에 서쪽이 완전히 트인 장소에서 월식을 관찰하는 것이 좋다.

개기월식 중의 달은 어떻게 보일까. 개기월식이라 해도 달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달빛이 희미해지면서 붉어진다. 왜냐하면 태양광선이 지구대기를 지날 때 파장이 짧은 푸른빛은 대부분 산란되고 파장이 긴 붉은빛만 통과해 지구그림자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바로 붉은빛이 포함된 그림자가 달표면에 떨어져서 개기월식중인 달이 붉게 보이는 것이다.

겨울 새벽이라 추워서 이불 속에서 나오지 못할 사람들은 6개월 뒤인 7월 5일 밤에 부분월식을 기대해도 좋다. 하지만 이번 개기월식만은 못할 것이다.


개기식은 달이 지구 본그림자 에 들어가는 4시 49.5분에서 5시 51.6분 사이의 1시간 2분 동안 진 행된다. 그림에서 지구 반그림자 는 본그림자 둘레에 생긴 그림자 로 본그림자보다 어둡다.


북두칠성 근처에서 펼쳐지는 별똥별쇼

새해 벽두부터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고 싶다면 1월 4일 새벽 북두칠성 근처 북동쪽 하늘을 보라. 용자리 이오타 유성우가 밤하늘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유성우는 보통 복사점(별똥별이 출발한 것처럼 보이는 하늘의 한 지점)이 있는 별자리의 이름을 따서 붙이는데, 용자리 이오타 유성우는 당연히 복사점이 용자리 이오타별 근처에 있다. 그런데 옛날 이 근처에 있던 ‘벽면사분의자리’라는 별자리 때문에 ‘사분의자리 유성우’로 불리기도 한다.

올해 별똥별이 가장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은 1월 4일 1시경이다. 이때는 달빛의 영향이 없어 관측조건도 좋다. 달이 지고 유성우의 복사점이 높아지는 자정 무렵부터 새벽 2시까지 약 2시간이 별똥별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1시간에 30-40개 정도의 별똥별이 기대된다. 매년 이 정도로 많은 별똥별이 나타나는 것은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와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 밖에 없다.

용자리 이오타 유성우의 별똥별은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3일 밤 10시부터 자정 사이에 복사점의 고도가 낮을 때는 북두칠성 아래에서 남쪽 오리온자리쪽으로 별똥별이 가끔 천천히 길게 흘러가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드물지만 이런 모습은 놀라운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도시에서도 주위의 불빛이 직접 눈에 들어오지 않는 장소에서는 밝은 별똥별을 볼 수 있다. 추위가 심할 때이니 옷을 잘 챙겨 입고 관찰해보자.
 

1월 4일 새벽 별똥별 쇼. 별똥 별들은 북동쪽하늘 북두칠성 아래 용자리 근처에서 출발해 나온다.


서쪽하늘에서 아름다움 뽐내는 비너스

1월 초저녁 하늘에는 일몰때 서쪽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이 보인다. 사실 이것은 미의 여신 금성이다. 17일에는 지구에서 볼 때 금성이 해에서 동쪽으로 가장 멀어지는 날이다. 그래서 해가 진 직후 금성의 고도는 약 40°나 될 만큼 높아서 밤 9시 반경에야 지평선 아래로 사라진다. 이때 망원경으로 금성을 본다면 거의 반달모양이다. 밝기는 -4.5등급.

금성은 한밤중 밤하늘에서는 볼 수 없다. 왜 해질 녘이나 해뜰 무렵에만 보이는 것일까. 이것은 금성이 지구 안쪽 궤도를 공전하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을 가만히 그려보면 지구에서 보는 금성이 해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가장 멀리 떨어졌을 때에도 각도는 약 47˚이다. 이때를‘최대이각’이라고 한다. 최대이각은 두번 나타나는데, 금성이 태양의 동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질 때를‘동방최대이각’, 서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질 때를‘서방최대 이각’이라고 한다. 바로 17일이 금성이 동방최대이각인 시기다.

200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아마추어 천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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