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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번개의 신 제우스 동상

착시현상 고려한 신전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최고의 신 제우스가 비바람은 물론 천둥과 벼락을 만드는 신이라고 믿었다. 벼락은 하늘에서 내린 신의 징벌로 생각했기 때문에 제우스신의 노여움을 피하기 위해 도시마다 제우스신을 모신 신전을 짓고 성대한 제사를 지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아무래도 그리스 반도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 중 하나인 올림피아(올림피아는 도시가 아니고 신전과 경기장이 세워진 장소다)에 안치된 제우스 신상이었다.

위엄과 너그러움 동시에 갖춰

그리스인들은 가장 먼저 올림피아의 주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제우스를 위해 거대한 제우스 신전을 건축했다. 기원전 4백70년의 일이다. 이 건물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회석으로 건설됐는데 하얀색의 치장 회반죽을 건물 외벽에 바랐다.

제우스 신전의 놀라운 점은 인간의 착시 현상을 고려해 건축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의 아테네에 보존돼 있는 파르테논 신전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얼핏 보기에 동일한 굵기의 기둥이 동일한 간격으로 배치된 직사각형의 ‘반듯한’ 건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지어진 건물은 이와 매우 다르다.

우선 가장자리 기둥은 가운데 있는 기둥보다 좁은 간격으로 세워져 있다. 이와 같이 불균형하게 건설한 것은 만일 동일한 굵기로 만든 기둥을 동일한 간격으로 세웠다면 건물의 모양은 직사각형이 아니라 위나 옆으로 퍼져 보이기 때문이다. 대들보의 가운데도 위로 볼록하게 휘어져 있으며, 가장자리의 기둥은 안쪽으로 약간 휘어져 있다. 기둥은 위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수치적으로 정확하게 그려진 수평선은 실제로는 중앙 부분이 처진 듯이 보이기 때문에 그리스인들은 거대한 돌들을 맞춰 나가면서 중앙부를 약간 들어올렸다.

제우스 신상은 신전이 건설된 후 40년이 지났을 때 피디아스에게 주문됐다. 피디아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가로 기원전 4백70년에 피라테에서 8m나 되는 대형 아테나 신상을 만들었고,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아테나 여신을 조각했다. 그는 크리세레환틴 방식(나무에 상아와 금을 입히는 장식)을 사용해 10m 크기의 아테나 여신상을 완성했으며, 아테나 신상 덕분에 피디아스는 그리스가 배출한 최고의 조각가로 자리매김했다.

피디아스는 8년여의 작업 끝에 기원전 4백47년 제우스상을 완성했다. 이것이 파르테논 신전의 아테나 여신상과 함께 피디아스의 2대 걸작품으로 꼽힌다. 제우스 신상도 아테나 여신상과 마찬가지로 크리세레환틴 방식으로 제작한 것이다. 13m나 되는 제우스상은 높이가 90cm, 길이 10m, 폭 6.65m 크기의 받침대 위에 올려져 있는 옥좌에 앉아 있는데 천장에 거의 맞닿을 정도였다. 제우스를 서있는 형태로 조각했다면 거의 18m나 달하는 거인이었다. 이와 같이 거대한 신상임에도 불구하고 피디아스는 제우스의 신성한 위엄과 너그러움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들었다.

루브르박물관에 신전의 일부 소장

제우스 신상 앞에는 파로스에서 운반된 백색 대리석으로 된 웅덩이가 있는데 그것은 신상에 사용된 상아가 적정 습도를 유지하도록 칠하는 기름을 보관하는 곳이다. 반면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는 기름 대신에 물이 준비됐다. 그것은 파르테논 신전이 건설된 아크로폴리스가 고지대여서 매우 건조하기 때문에 기름 대신 물을 사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에 기독교가 들어오자 제우스 신전도 수난을 면치 못한다. 393년 로마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가 올림픽 경기를 금지시키고, 그의 손자인 테오도시우스 2세는 제우스 신전에 대해 더 강력한 명령을 내린다. 신전을 완전히 파괴하라는 것이다. 물론 단서가 붙었다. 신전을 철저히 파괴하되 제우스 신상만은 콘스탄티노플로 옮기라는 것이다. 당시에 이 신상을 옮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것은 기록에도 남아 있다.
그러나 제우스 신상은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진 후 얼마되지 않은 475년에 화재가 일어나 한줌의 재로 변했다.1829년에 아벨 브루에가 신전에 대한 발굴을 착수했으며,이때 발견된 신전의 기둥,지붕,메도프의 파편은 편재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2000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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