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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염된 지구를 되살리는 첨병

다이옥신을 무력화 시킨다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지구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화석연료 사용과 다양한 배출가스로 오염도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화학반응 속도를 높여 오염물질 생산을 가중시켰다고 인식된 촉매가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대표주자로 나섰다.

산업발달과 함께 환경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들은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다. 이들 오염물질에 대한 배출 규제가 점점 강화돼,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을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청정기술 또는 청정공정의 개발과 도입에 많은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하지만 오염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오염물질을 얼마나 빨리 효율적으로 해롭지 않은 물질로 바꾸느냐에 그 해답이 있다. 오염물질을 생산하지 않으면 더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자동차도 타지 않고, 공장을 멈추게 해 옷도 제대로 입기 어려운 세상에서 살 것인가.

미생물 처리로는 한계

오염물질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화학적인 변환과정이 꼭 수반된다. 지금까지 가장 널리 이용된 방법은 생물체를 이용한 생물화학적인 처리다. 그러나 60억 인구가 배출해내는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을 미생물을 이용해 처리하기에는 그 처리 속도에서 한계를 보이게 된다.

이런 한계는 스포츠 경기장에서 쌓이는 쓰레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매일 수많은 관중이 운집하는 축구장, 야구장, 실내 경기장 등에는 관중이 배출하는 수많은 쓰레기와 오폐수가 배출된다. 1t 트럭 몇십대 분량의 쓰레기를 생물화학적 처리시설로 해결하기에는 무리다. 빠르게 처리해 다음날 경기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용량의 생물화학적 처리 시설이 요구된다.

하지만 오염물질을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처리시설이 작아도 별 문제가 안된다. 그 주인공이 바로 촉매다. 최근 들어 각종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촉매가 개발중에 있거나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수많은 도시의 사람들이 배출하는 쓰레기는 산을 만들 정도로 어마어마하다.이런 오염물질을 처리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촉매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귀금속 장착한 자동차

불꽃점화 엔진의 개발로 휘발유 자동차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휘발유는 엔진 내에서 일정량의 공기와 완전연소 후 최종 생성물인 이산화탄소와 물로 전환되고, 이때 발생하는 열이 자동차의 동력이 된다. 그러나 연료가 완전하게 연소되지 못하면 일산화탄소와 불연소탄화수소가 발생한다. 또한 연소과정 중에 엔진 온도가 매우 높아져, 결국 공기 중의 질소가 산소와 반응해 질소산화물(일명 NOx)을 만드는 질소고정화현상이 초래된다.

일산화탄소는 인체에 직접 해를 끼치고, 불연소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은 햇빛과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스모그와 오존을 발생시킨다. 이런 이유로 휘발유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의 처리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1909년부터 인식돼 왔다.

현재 생산되는 전세계 휘발유 자동차에는 자동차 배기가스 처리를 위한 촉매 장치가 설치돼 있다. 환경문제 때문에 휘발유 자동차 생산이 중단될지 모를 상황을 촉매가 해결한 것이다.

휘발유 자동차에 장착된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장치는 배기가스 중의 일산화탄소와 불연소 탄화수소를 각각 이산화탄소 및 이산화탄소와 물로 바꿔 무해화하고, 질소산화물은 질소로 전환시킨다. 그런데 이처럼 오염을 최소화하는데 작용하는 촉매의 성능을 연료의 납성분이 저하시키기 때문에 납이 함유된 휘발유(유연 휘발유)는 생산이 금지되고 있다. 납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무연 휘발유의 등장으로 자동차에 의한 납 오염도 사라지게 됐다.

여기에 사용되는 촉매는 촉매와 배기가스가 만나는 면적을 넓혀주고, 동시에 가스가 배출될 때 압력저항을 줄일 수 있는 벌집모양을 하고 있다. 세라믹재료를 압축해 벌집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알루미나를 코팅한다. 여기에 팔라듐이나 백금, 로듐 등의 귀금속 촉매물질을 코팅시킨 후, 용기에 넣어서 배기 머플러의 앞쪽이나 내부에 장착한다. 이때 반응하지 않은 탄화수소화합물은 촉매표면에서 활성화된 산소와 반응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완전히 분해돼 무해화된다. 여기서 귀금속 촉매는 산소와 탄화수소화합물의 활성도를 높혀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될 수 있게끔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도와준다.

1980년대 국내의 한 자동차회사에서 생산했던 승용차에 촉매라는 뜻인 ‘catalyst’라는 표식을 부착한 적이 있었다. 이 표식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를 장착했다는 의미였다. 물론 지금은 휘발유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자동차가 사용하고 있다.

디젤엔진 오염 문제 해결

디젤엔진은 휘발유 불꽃점화 엔진에 비해 10배 정도 수명이 길고, 높은 연료 효율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오염이 심해서 급기야 환경부에서 디젤버스 대신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버스를 준비하게 했다. 현재 환경문제 때문에 무공해로 알려진 천연가스 버스가 시범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디젤엔진에 대한 배기가스 규제는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모든 트럭과 버스가 디젤연료를 사용한다.

디젤연료와 공기 혼합물은 압축 과정을 거쳐 연소점까지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많은 공기와 적은 연료비율로 혼합되기 때문에 불완전연소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나 불연소 탄화수소의 농도는 매우 낮다. 반면 질소산화물의 농도는 높게 나타난다. 많은 양의 공기가 첨가되고, 연소점까지 고온으로 올라가면 공기에 포함돼 있는 질소와 산소가 반응해서 이른바 NOx(NO, NO₂, N₂O 등)라는 물질이 발생한다. 이것은 고온 NOx라고 하며 산성비의 원인이 된다. 또한 매연이라 불리는 검댕이 많이 발생하는 것도 디젤의 장점을 무색하게 한다.

하지만 기술은 발전하는 법. 디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과 검댕을 없애는 촉매가 곧 실용화될 예정이다. 연소시 발생되는 검댕을 분해시키기 위해서는 4백-4백50℃의 온도가 필요하지만, 이 정도를 자동차에서 발생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백금이나 팔라듐같은 귀금속 촉매를 이용하면 검댕의 분해에 필요한 활성화에너지가 낮아지기 때문에 온도를 대폭 낮출 수 있어 자동차의 열기만으로도 산화가 가능해진다. 보통 화학반응을 잘 일어나게 해주는데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반응활성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는데, 여기서는 반응물의 활성화에너지를 낮춰 낮은 온도에서도 반응물이 활성화될 수 있게 촉매가 도와주는 것이다.

제트기 안의 오존 농도 낮춘다

1970년 후반 상업용 정기 여객기의 비행요원과 승객들은 흔히 두통이나 눈,코,목의 자극 그리고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다. 이 시기에 제트 항공기들은 연료 절감을 위해 현재보다 공기저항이 적은 더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경향이 있었다. 오존(O₃)의 농도가 높은 성층권에 해당하는 고도 4만피트(약 12km) 이상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오존을 함유하는 공기를 에어컨을 통해 기내로 공급했고, 이로 인해 인체에 해를 끼치게 됐다.

결국 항공기내의 오존 농도를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일정 농도 이하로 유지토록 하는 규제가 시작됐고, 이런 규제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오존을 산소로 전환시킬수 있는 촉매 장치가 개발됐다. 현재 상업화돼 각 항공기에 설치돼 있는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촉매로는 팔라듐이 중심이 되는 귀금속이나 산화망간(MnO₂) 등이 있다.

산화망간 촉매에서 망간이 오존을 잡아당겨 산소(O₂)로 변화되기 쉽게 해준다. 일반적으로 오존이 산소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산화망간 촉매는 오존을 망간에 흡착시키고, 여러 단계의 화학반응을 거쳐 오존이 산소로 쉽게 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처리

최근에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환경오염물질 중의 하나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쉽게 휘발되는 성질 때문에 대기 중에 포함돼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광화학스모그나 오존 발생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페인트 도색과정, 주유소에서의 휘발유 주유시, 세탁소에서 드라이크리닝 과정, 각종 기계와 전자부품 세척과정, 음식물 조리과정 등 우리 생활의 많은 분야에서 휘발성 유기물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대기로 전달되기 전에 분해시켜 제거하는 방법으로 촉매를 이용한 저온 소각법이 경제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함유된 공기를 촉매층에 통과시키면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대부분이 무해화된다.

버너를 이용해 반응이 일어나도록 오염된 공기를 가열시키고, 이 예열된 공기가 귀금속으로 이뤄진 촉매층에서 분해돼 이산화탄소와 물로 배출된다. 지렛대를 이용하면 무거운 돌도 쉽게 들어올릴 수 있는 것처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화학반응을 촉매를 이용하면 적은 에너지 상태에서도 쉽게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탄소와 수소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반응식을 나타낸다.

CxHy+(x+$\frac{1}{4}$)O₂→xCO₂+$\frac{1}{2}$yH₂O


각종 공장과 소각장,자동차 등에서 내뿜는 매연은 대기오염을 심화시킨다.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모든 시설에는 정화시설을 갖추고 있다.촉매는 정화단계에 사용돼 독성이 강한 물질을 독성이 낮은 물질로 변환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맹독성 다이옥신을 약독성으로

이제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로 오염물질의 대명사로 알려진 다이옥신. 다이옥신은 주로 폐기물을 태울 때 발생한다. 아주 작은 양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다이옥신에 대한 환경 규제치는 다른 환경 오염물질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다.

그렇다고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쓰레기 소각장이나 폐기물 처리장에서는 다이옥신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활성성분인 플래티늄이나 팔라듐을 반응물과의 접촉을 쉽게 하기 위해 표면적이 넓은 알루미나에 코팅시켜 사용해 다이옥신을 제거할 수 있다.

​다이옥신은 분자 내에 염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분해시에 필연적으로 염산이나 염소가스가 발생한다.그러나 이것은 다이옥신에 비해 독성도 낮고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제치가 낮다.즉 독성 높은 다이옥신이 독성 낮은 물질인 염산 또는 염소가스로 전환돼 이제 어느 정도 안심 할 수 있게 됐다.현재 국내 대부분의 신설 도시폐기물 대형 소각로에는 촉매설비가 장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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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동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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