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Ⅲ. 지구 대기권 밖으로 나가자

우주 망원경

우주의 비밀들은 모든 파장의 전자기파에 실려 있다.하지만 지구대기는 가시광선 영역과 전파영역 일부를 제외하고 우주로부터 오는 전자기파를 대부분 가로막는다.우주망원경이 대기권 밖으로 나간 이유다.우주망원경들의 새로운 눈이 보여주는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우주망원경에 대한 착상은 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이미 1923년에 독일 로켓 공학자 헤르만 오베르트는 지상 관측시설과 '위성탑재망원경'을 비교하면서 새로운 관측방법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그런가 하면 1950년대에는 SF소설에 월면천문대가등장했다.하지만 인공위성 개발에 대한 열기가 달아 오르기 시작했던 196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천문학자들은 인공위성에 망원경을 싣는 것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상황은 곧 변했다.그것은 가시광선, 전파 외에 다른 '신호'가 우주에서 온다는것, 그리고 '신호'의 대부분이 지구대기에 의해 차단된다는 사실이 인식되면서부터였다.

대기는 빛의 방해자

지구 대기는 외부에서 오는 전자기파를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크게보면 대기는 파장이 3천-1만 A인 영역과 3mm-15m인 영역을 제외한 모든 전자기파를 차단한다.이 가운데3천 A 이하는 오존이, 1만 A-3mm영역은 수중기와 이산화탄소, 그리고 산소분자가, 15m 이상은 이온층이 흡수하거나 산란시킨다.지상에서는1㎛-24㎛ 사이의 전자 기 스펙트럼은 관측할 수 있지만, 24㎛-3mm의적외선 영역은 대부분 대기에 의해 손실된다

하층대기에서 국부적으로 나타나는 산란과 반사는 그곳을 통과하는 빛에 영향을 주며, 특히 가시광 영역에서 치명적이다.예를 들면 별이 반작 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신틸레이션(scintillation)과천체의 이미지를 '퉁퉁 붓게 만드는' 시상(seeing)은 태양 쌀알무늬, 행성 표면,근접쌍성, 별이 밀집한 성단, 먼은하 또는 은하단을 연구할 때 분해능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시상을 악화시키는 효과는 지상 15km 이하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기구를 사용하거나 고산, 또는 사막지대에 천문대를 개설함으로써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과학로켓은 대기권 또는 이온층을 벗어나 원하는 천체를 관측할 수 있지만, 수분 이상의 관측자료가 필요할 때에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그림 3)에는 허블우주망원경(HST)과 팔로 마산 5m 망원경으로 촬영한 M100 은하의 같은 시야를 비교했다. HST의 구경은 팔로마산 망원경 구경의 1/2에 불과하지만, 대 기에 의한 효과를 받지 않기 때문에 처녀자리는 하단 내에 있는 개개 세페이드 변광성들을 구분해낼 수 있었다.화살표는 M100 은하에 속한 세페이드 변광성들을 표시한다. 이 한장의 사진만 보더라도 지구 대기권 밖에서 관측하는 것이 얼마나 유리한지를 실감할 수 있다.

우주천문학(spaceastronomy)이란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관측을 대기권 밖으로 확장시킨 개념.이것은 최적의 관측조건을 얻기 위해 높은 산에 천문대를 건설해온 것처럼 궤도상에 망원경을 띄우는 것일 뿐, 고전적인 천체관측과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그림1)파장을 달리해서 본 우리은하의 모습^익숙한 가시광선영역의 사진과 비교해서 파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적외선을 잡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천문학의 중요한 테마인 동시에 모든연구의 기초가 되는 것은 '별'이다. 항성은 가스로부터 태어나는데,탄생 당시에는 표면온도가 낮기 때문에 주로 적외선을 발한 다. 따라서'태반' 속에 있거나 갓태어난 별들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으려면 적외선 관측을 시도해야 한다.적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길며, 1㎛-1mm 영역에 해당 한다. 이중 5㎛ 미만을 근적외선(NIR),0.1-1mm 사이를 서브 밀리미터라고 구분하며, 1mm부터는 전파의 범주에 속한다.

1983년부터 수행되어 온 IRAS의 원적외선(FIR) 전천관측은 우주의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원적외선은 10K에서 2백-3백K인 천체에서 나오며, 이 영역에서 우리 은하는 말 그대로 '투명'하다.(그림 1)에는 IRAS가 간측한 우리 은하의 적외선 화상이 나타나 있는데, 이로부터 거대분자운 또는 별들에 의해 가열된 가스와 먼지의 분포를 알수 있다.그리고 우리 눈으로 보는 은하수에 비해 은하 내의 별탄생 영역이 얼마나 얇게 분포하는 지실감할 수 있다.사람이 보는 별은 겨우 수백 광년 거리에 한정되지만,성간 먼지가 없다면 그보다 천 배 멀리 있는 별들가지도 가시거리 안에 들어온다.또 활동성이 강한 밝은 은하들은 에너지의 90% 이상을 적외선에서 방출하고 있다. '차세대 우주망원경' (NGST)의 관측파장이 적외선에 맞추어져 있는 이유도 이러한 점 때문이다.

적외선망원경의 기본설계는 가시광에서와 같다.그러나 적외선에서는 하늘의 배경밝기 뿐 아니라 망원경과 관측기기가 토해내는 열가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 상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이러한 이유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액체 헬륨을 이용,망원경과 카메라를 절대온도 10K이하의 극저온으로 냉각시킨다.적외선 우주 망원경 가 운데는 최근 임무를 마친 ISO 외에도 NASA의SIRTF, 2000년대 중반에 발사될 일본의 IRIS등이 있다.참고로 적외선 우주망원경 기술은 군사기술이다.

성간물질의 지문 읽는 자외선망원경

무거운 별들은 지화 초기단계를 거치면서 표면온도가 상승, 자외선에서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이러한 자외선 복사는 별의 진화 연구에 중요하며, 그 스펙트럼은 별의 대기를 분석하는데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한다.파장영역은 9백-3천 Å 사이에 해당하며, 3천 Å이하는 지상관측이 어렵다.자외선은 주로 뜨거운 별과 고온 가스에서 발생하고 광학적인 성질은 가시광선과 비슷하지만, 물질과의 반응성이 강하기 때문에 그 매질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자외선역시 천문학 전 분야에 걸쳐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가 령 가시광선에 담긴 정보가 CD 한장이라면 자외선 스펙트럼에는 천체에 대한 CD 수십장 분량의 정보가 수록돼 있다.항성 스펙트럼선은 대부분 자외선 영역에, 천문학자들만이 아는 암호로 '코딩' 돼 있기 때문이다.또 자외선은 혜성으로부터 초기은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천체에서 일하는 물리현상을 망라한다.한 예로 성간물질과 은하간 물질에 흡수되는 빛은 자외선 스펙트럽에 나타나는데, 그것은 특정 파장의 빛이 흡수된 흔적이 '지문'처럼 남기 때문이다.

자외선 우주망원경에는 TD-1, OAO 2, OAO 3, IUE, 엣소련의 아스트 론 등이 있는데, 특히 IUE는 17년 동안 활동한 '장수'위성으로 천문 학에 혁혁한 업적을 남겼다.그밖에 우주왕 복선에 실려 임무를 수 행한 아스트로 1``2, 허블 우주망원경, EUVE, 현재 임무 수행중인 FU SE등도 빼놓은 수 없다.


(그림3)우주망원경의 위력^사진은 같은 시야에 담은 M100의 모습이다.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왼쪽 사진과 팔로마산 5m망원경으로 찍은 오른쪽 사진을 비교해보자.그 상의 선면도와 해상도 차이에서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은 우주망원경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X선 천문학, X선 우주망원경

별들은 늙어가면서 천천히 '체중'이 빠지지만 신성은 몇 차례 폭발 을 거치면서 가스를 다량 배출한다.또 무거운 별의 죽음에 해당하 는 초신성은 갑작스러운 폭발을 통해 질량의 대부분을 날려보낸 뒤 가스성운으로 남는데, 이때 고에너지 전자들은 강한 자기장에 갇히 며 중심별은 무시무시한 밀도로 수축, 중성자별이 된다.최근 ROSA T,ASCA, 찬드라-X등가 같은 X선 우주 망원경 관측 덕분에 신성 또 는 초신성 잔해에서 일어나는 물리현상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X선 천문학에서 다루는 광자 에너지는 0.1-1백kev 사이이며, 파장으 로 환산하며 1-0...001 Å 이다.편의상 이것을 1-0.01 Å과 0.01- 0.001 Å으로 구분하는데, 각각 소프트 X 선과 하드 X선이라고 부른 다. X선은 항상진화 말기의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 X선 쌍성 등에서일어나는고에너지 현상을 연구하는데 핵심이 된다.뿐만 아니라,활동성은하핵, 은하중심의 블랙홀, 고에너지 배경복사등 현대 천문학의 '핫 이슈'를 풀어 줄 열쇠를 쥐고 있다.

고에너지 광자는 물질을 쉽게 통과하기 때문에 그것을 화상으로 만 들어내는 기술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광학 검출기 설계를 X선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병원에서X선 촬영 때 '빛'이 신체를 뚫고 지 나가는 것처럼, 거울을 그대로 관통해 버릴 것이다.그 때문에 소 프트 X선의 경우 '빛'을 모으는 집속기와 '그레이징 거울'을 채택한다.

최초의 X선 전천관측은 1970년대 초 '우후루'(SAS-1)에 의해 이루어 졌고,후속으로HEAO 1호와 2호가 보다 정밀한 전천지도를 완성했 다. 이후 '아인슈타인'은 종래의 X선 우주 망원경에 비해 1천배나 어두운 천체를 감지할 수 있었는데, 이것은 광학망원경에 비유하면 15cm망원경에서5m 급 망원경으로의 비약을 뜻한다.X선 천문학은 이미 성숙단계에 들어섰으며, 1990년 미국과 독일에서 발사한 ROSA T,일본의 '하쿠초' '히노토리' '텐마' '깅가' '아스카'등은 1.5세 대에 해당한다.현재 미국의 찬드라-X, 유럽의 XMM등이 고해상 X선 촬영및 스펙트럼 관측임무를 맡고 있다.국내에서는 1990년대 중 반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최초로 X선 검출기를 개발, 과학로켓 2호 실험을 수행한 바 있다.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X선 우주망원경인 찬드라-X.


감마선 망원경

감마선은 전자기파 가운데 파장이 제일 짧기 때문에 퀘이사, 펄사, 또는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고에너 지 천체를 포함, 주로 강렬한 에너 지원을 연구대상으로 한다.천문 학자들은 1MeV를 기준으로 X선과 감마선을구분하지만, 이 두 영역 은 부분으로 겹칙 때문에 그 경계 를 명확하게 구분짓기는 어렵다. 감마선은 가시광선처럼 전자의 천 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씽소멸,방사성 붕괴, 싱크로트론 복사,고온 플라스마 등의 물리적 과정을 겪으면서 나온다.감마선 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은 수초 동안에 일어나는 감마선 폭발.놀 랍게도 폭발이 진행되는 동안 감마 선 세기는 우주 전체보다 밝아진다 !

감마선 광자는 가시광의 수백만 배 에 달하는에너지를 갖기 때문에 사용되는 검출기의 종류도 전혀 다 르다. 천문학자들은 섬광계수기, 또는 스파크챔버 등을 이용해서 감 마선을 검출하며, 감마선은 이 장 치를 거치면서 광전효과를 통해 우 리가 쉽게 다룰 수 있는 가시광선 으로 변환된 우리가 쉽게 다룰 수 있는 가시광선으로 변환된다.감 마선천문학은 다른 파장영역에서 보다 분해능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 에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은 분 야다.

천문이성 가운데 Explorer 2, Oso 3,SAS3, COS B 등이 감마선 검출 기를 탑재했고, HEAO 1, 3과 Grana t도같은 대열에 포함된다.천문 위성으로서 감마선을 가장 처음 검 출한 것은 1960년대 말에 발사된 O AO3이며, 이 위성은 우리은하 내 의 감마선원을 관측했다.지난 6 월, 자이로스코프 고장으로 퇴역한 GRO는HST, 찬드라-X, SIRTF와 같 은 NASA의 대형 우주망원경급 위성 으로 감마선 폭발 등 많은 관측결 과를 남겼다.현재 계획 중인 감 마선 우주 망원경으로는 INTEGRAL, GLAST등이 있다.


적외선 우주망원경ISO.유럽우주기구에서 제작하고 발사했으며 현재 임무가 종료된 상태다.


초단파 배경복사, 서브 밀리미 터 우주망원경

잘 알려진 것처럼 초단파 배경복사 는 1960년대 펜지아스와 윌슨에 의 해 처음 발견되었으며, 디이어 원 적외선과 전파에서도 2.7K에 해당 하는복사가 확인됐다.배경복사 를 관측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천 문학자들이 '처음 3분간'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얘기가 더 많아졌다(물 론 빅뱅 직후와 초단파 배경복사가 시작된시기는 다르지만, 길게 보 면 우주초기의 양자 역학적 요동과 구조의 형성이 무관하지 않다는 뜻 에서 이렇게 표현했다).배경복사 는 물질들이 우주에 얼마나 고르게 분포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게관측돼야 한다.우주가 아직 어렸을 때 밀도요동이 있었 다면 그것은 곧 은하단의 생성을 뜻하기 때문이다.또 한가지 관측 되는 스펙트럼이 흑체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조사하는 작업이다.흑 체복사가 예측과 맞지 않는다면 먼 과거에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에너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뜻하기 때문이다.서브 밀리미터 역시 지구대기에 의해 차단되기 때 문에 우주망원경이 없이는 말할 수 없다.주요 임무로는 옛소련의 Pr ognoz-9과'코비'등이있다.잘 알려진것 처럼 '코비'는 우주배경 복사가 모든 방향에 대해서 등방적 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것은 빅뱅에 대한 강력한 관측적 증거로 자주 인용된다.

갈릴레이가 처음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했을때 중세 우주론이 뿌리 채 흔들렸던 것처럼,'위성탑재 망원경'의 출현은 천문학에 새 지평을 열고 있다.생각해 보라!수 천년 동안 사람은 4천Å-7천Å의 눈으로만 우주를 보아왔고,감광유제가 발명된 이후에도 2천9백Å-1만Å의 스펙트럼 영역에 갇혀 지냈다.그러던 중 1932년 칼쟌스키가 은하중심에서 오는 전파를 검출함으로써 천문학은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잇따라 천문학자들은 감마선,X선,자외선,적외선 관측기술을 도입,별과 은하들에 대해 '종합진단'을 내릴수 있게 되었으며,천문학적 발견 건수는 시간에 대해 지수함수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앞으로 보다 발전된 '위성탑재망원경'들이 속속 선보일 것이고, '전자 눈'을 실은 그 로봇들은 우리 사고속에서 우주의 모습을 또 다시 여러번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문홍규 선임연구원

🎓️ 진로 추천

  • 천문학
  • 물리학
  • 항공·우주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