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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에 달려있는 하얀 접시 모양의 안테나,자동차 전조등에 부착된 거울,강의 남북을 연결해주는 현수교.이들은 모두 포물선 모양을 하고 있다.이때의 포물선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파라볼라 안테나


안테나 중에는 미약한 전파도 잘 탐지하는 파라볼라 안테나라는 것이 있다.가정용으로 제작된 작은 파라볼라 안테나만으로도 먼 나라의 방송을 생생하게 수신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그런데 '파라볼라'(parabola)는 수학에서 '포물선'을 의미한다.전파를 탐지하는 안테나와 수학의 포물선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현수교는 포물교?

중학교 수학에서 2차함수를 배울 때, 2차함수 그래프와 같은 모양의 곡선을 포물선이라고 부른다. 포물선은 공중으로 비스듬히 던져 올려진 물체나, 대포로 공중을 향해 쏜 포탄이 땅에 떨어질 때 지나는 경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중력만 작용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사실 자유낙하하는 물체의 낙하 거리를 구하는 그 유명한 공식(y=1/2${gt}^{2}$)도 2차함수 꼴이다.

다리 중에는 양쪽에 거대한 주탑을 세운 후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한 현수교가 있다. 우리 나라의 남해대교, 미국의 금문교 등이 그 예이다. 재질이 균일한 줄의 양끝을 같은 높이의 두 위치에 고정시켰을 때, 그 사이에서 줄이 쳐진 모양과 같은 곡선을 현수선이라고 한다. 이 말에서 현수교라는 이름이 나왔을 것이다.

현수선 [y=acosh(x/a)= a/2(${e}^{(x/a)}$+${e}^{(-x/a)}$)]은 포물선과 그 모양이 매우 비슷하다. 공중으로 비스듬히 던져 올린 물체가 그리는 경로가 포물선이라는 사실을 밝혔던 수학자이자 과학자였던 갈릴레이도 현수선을 포물선이라고 믿었을 정도다.

그런데 현수선 모양으로 처진 줄에 일정한 간격으로 하중을 주면, 포물선 모양으로 바뀐다. 현수교의 경우에도 주케이블에 일정한 간격으로 로프를 설치한 상태에서 하중을 주고 있으므로, 주케이블은 포물선인 셈이다. 그렇다면 현수교는 ‘포물교’라고 불러야 정확하지 않을까.

빛을 모으는 거울

2차함수 그래프라고 알려져 있는 포물선은 원래 기하학적인 방법으로 도입됐다. 평면에서 고정된 점F(초점)와 이를 지나지 않는 고정된 직선ℓ(준선) 에 이르는 거리가 같은 점 P 전체의 집합이 바로 포물선이다. 그리고 초점을 지나고 준선에 수직인 직선을 포물선의 축이라고 한다.

포물선의 특징은 축과 평행인 직선이 포물선과 만나는 점에서 입사각과 반사각이 서로 같도록 꺾이면 초점을 지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포물선을 거울로 생각하면 축과 평행하게 들어온 모든 빛은 거울에 반사돼 초점에 모인다.

축을 중심으로 포물선을 회전시켜 얻은 면을 포물면이라 하고, 반사면이 포물면으로 돼 있는 오목 거울을 포물면 거울이라고 한다. 포물면도 포물선의 특징을 가지므로, 포물면 거울의 축에 평행하게 들어온 모든 빛은 초점에 모인다. 아르키메데스가 이를 이용해 로마와의 전쟁에서 포물면 거울로 태양 광선을 집중시켜 가까이 접근한 배에 불을 질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르키메데스가 이용한 원리와는 반대로, 포물면 거울의 초점에 광원을 놓으면 불빛은 포물면에 반사돼 축과 평행인 방향으로 직진한다. 이런 원리가 먼 곳에 있는 목적물을 비치기 위한 조명 가구인 서치라이트(탐조등)와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 이용된다.

헤드라이트의 반사경은 포물면 거울이다. 전구를 초점의 위치에 놓으면 빛은 축과 평행인 방향으로 먼 곳까지 비춘다. 이를 원등(상향등, high beam)이라고 한다. 그런데 평소에 자동차에서는 마주 오는 차에 눈부심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근등(하향등, low beam)을 이용한다. 이것은 단순히 전구를 초점으로부터 벗어난 위치로 옮기면 된다. 이렇게 하면 빛은 위와 아래로 향한다. 이때 위로 향하는 빛을 차단해 아래쪽으로 진행하는 빛만 보내므로 짧은 거리만을 비춘다.


포물면 거울의 축에 평행하게 들어 온 모든 빛은 초점에 모인다.


벽면이 도청장치

미국 국회의사당에는 한때 하원의 회의 장소로 쓰였던 조각 홀(Statuary Hall)이 있다. 이 방에서 매우 신기한 사실이 발견됐다. 이 방의 어떤 특정한 위치에 있으면, 방 반대편의 어떤 특정한 지점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바로 옆에서 듣듯이 매우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는 들을 수 없으며 그들의 대화가 아무리 크더라도 반대편에서 이뤄지는 대화의 전달을 방해하지 않는다. 특정한 위치들은 바로 포물선의 초점에 해당하는 두 지점이었다. 조각 방의 특별한 구조 때문에 양편이 포물선의 형태로 돼 있었고, 한쪽의 초점 부근에 있으면, 반대편 초점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파라볼라 안테나는 전파의 수신만이 아니라 송신에도 쓰이는 장치인데, 이것도 포물면 거울의 형태를 띠고 있다. 포물면의 초점에서 방출된 전파는 축과 평행인 방향으로 진행하고, 포물면의 축과 평행하게 접근한 전파는 포물면에 반사돼 초점에 모인다. 따라서 파라볼라 안테나는 전파를 일정한 방향으로 집중시켜 송수신할 수 있으며, 마이크로파 중계나 위성 방송의 수신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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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허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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