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영화 '쥐라기공원'과 '잃어버린 세계'에서는 공룡들의 행동과 습성을 생생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어떻게 공룡학자들은 움직임과 생태를 알아냈을까. 또 공룡의 감각기관과 뇌능력은 어느 정도였는지 함께 알아보자.
우리가 공룡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는 까닭 중 하나는 그들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룡의 생태와 같이 흥미로운 많은 것들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쥐라기 공원’과 ‘잃어버린 세계’를 보면 공룡들의 행동, 습성 등이 현생의 살아있는 동물처럼 자세히 묘사돼 있다. 공룡학자들은 이미 멸종된 공룡의 삶을 어떻게 꿰뚫어 볼 수 있을까?
공룡을 살아있는 동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 정보가 필요하다. 첫째는 화석기록이다. 공룡이 실제 존재했다는 증거는 암석 속에 남겨져 있다. 공룡이 죽어 퇴적물에 묻히면 근육과 다른 부드러운 부분은 모두 썩어 없어지고 단단한 뼈와 이빨만이 남게 된다.
간혹 공룡의 시체가 아주 건조한 환경에 묻혀 부드러운 부분이 미라가 되어 화석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종류의 화석에서는 피부의 조직, 심지어 피부의 접힌 모양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색깔은 보존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뼈를 둘러싼 암석의 색깔이 뼈의 원래의 색깔을 바꾸기 때문이다.
공룡뼈만 공룡을 복원하는데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룡들이 남긴 발자국화석, 먹이를 먹을 때 먹이동물의 뼈에 남긴 이빨자국, 새끼를 낳고 기른 둥지와 알들, 화석화된 배설물(분화석), 위 속에서 소화를 돕던 돌(위석) 등도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이러한 직간접의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공룡을 살아있는 동물로 복원하게 되는 것이다.
공룡에 관한 두번째 정보는 오늘날 살아있는 동물들을 관찰해 얻는다. 초기의 공룡학자들이 유명한 비교해부학자였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동물해부학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현존하는 새, 파충류, 포유류와 비교하면 공룡들이 매우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공룡들의 걸음걸이와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그들의 행동양식, 의사소통, 사냥과 방어 등에 관한 것들이 밝혀졌다.
이미 썩어 없어진 근육의 위치와 크기도 알아낼 수 있다. 살아있을 때 모든 공룡의 뼈는 우리 몸처럼 힘줄과 근육으로 서로 연결돼 있었다. 각 뼈에는 근육이 붙어있던 자리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이들로부터 정확한 근육의 위치 및 크기를 판단할 수 있다. 능숙한 해부학자라면 사람의 두개골만으로 그 사람이 살아있었을 때의 얼굴을 복원한다. 따라서 각 공룡이 어떻게 움직였으며 전반적인 몸의 형태는 어떠했는지는 해부학 지식만 있다면 근육이 붙어있던 곳을 계산해 쉽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갑옷 입고 꼬리로 공격
초식공룡은 아침에 깨어나면 주위에 널려 있는 나뭇잎들을 그냥 서서(아무런 노력없이) 뜯는 것으로 하루 일을 시작한다. 초식공룡의 생활이란 잠자고, 짝짓기하고, 먹이가 있는 숲으로 이동하는 때를 제외하곤 먹는 과정의 연속이다. 따라서 초식공룡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자신을 방어하고 먹이와 서식지, 그리고 번식을 위해 동종끼리 경쟁할 때만 필요한 것이다.
브라키오사우루스(Brachiosaurus)같은 목긴공룡들은 거대한 몸집이 방어수단이고, 힙실로포돈 (Hypsilophodon)같은 작은 초식공룡들은 빨리 도망치는 것이 가장 좋은 생존전략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적수로 자주 등장하는 트리케라톱스는 강력한 뿔과 이빨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했을 것이다.
적극적인 방어와 수동적인 방어를 동시에 겸비한 아주 독특한 공룡이 갑옷공룡 유오플로케팔루스(Euoplocephalus)이다. 유오플로케팔루스는 네발로 걷는 초식공룡으로 피부화된 골편들이 몸을 덮고 있어 마치 갑옷을 입은 듯하다. 골편은 목과 어깨를 둘러싼 커다란 판과 수천개의 자갈 만한 돌기구조를 말하며 꼬리까지 뻗어 있다. 머리는 더욱 중무장돼 있다. 뼈를 강화하기 위해 덧붙여진 골판들이 머리 위를 덮고 있고 눈의 위아래에는 삼각뿔 형태의 돌기가 솟아 있다. 완전히 내리감을 수 있는 눈꺼풀도 뼈로 이뤄져 육식공룡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따라서 유오플로케팔루스는 적이 공격할 때 단순히 부드러운 배를 땅에 깔고 웅크리기만 하면 겉의 모든 부분이 마치 갑옷덮개처럼 몸을 보호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큰 육식공룡의 이빨이나 발톱이라도 별 효과가 없다. 공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유오플로케팔루스를 뒤집는 것. 하지만 앞발을 어깨 아래에 접어 넣은 채 납작 엎드리고 있는 2t이나 되는 바위같은 몸체를 뒤집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완전히 자란 유오플로케팔루스의 몸길이는 5m로 소형버스 만하다.
유오플로케팔루스의 꼬리 끝에는 두개의 뼈가 붙어 커다란 곤봉처럼 보이는 것이 매달려 있는데, 무려 30kg이나 됐다. 이 꼬리곤봉을 좌우로 흔들어 다리에 일격을 가하면 티라노사우루스라 할지라도 다리뼈가 단번에 박살나 곤두박질치고 만다. 다리가 부러진 육식공룡은 결코 다시 일어설 수 없으므로 다른 육식동물의 먹이로 일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유오플로케팔루스는 갑옷으로 수동적인 방어를 하면서, 때로는 육식동물을 공격하는 적극적인 면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초식공룡들은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떼를 지어 살았다. 오리주둥이공룡(hadrosaurs)과 뿔공룡(ceratopsians)이 큰 집단을 이루며 살았음을 보여주는 대규모 화석 증거가 북미지역에 있다. 캐나다의 앨버타주는 공룡들의 공동묘지라고 불릴 만큼 새끼부터 성체까지 3백개체 이상 센트로사우루스(Centrosaurus)화석이 산출됐다. 뼈를 둘러싼 암석의 성분은 이 지역이 과거 깊은 강이었으며, 센트로사우루스 무리가 강을 건너려다가 물살에 휩쓸려 죽었음을 암시한다.
더 극적인 예는 미국 몬태나주의 공룡알산(Egg Mountains)지역이다. 이곳에는 1만마리가 넘는 마이아사우라(Maiasaura)가 화산가스에 질식된 후 화산재에 묻혀 있다. 공룡뼈들은 거의 2km에 걸쳐 발견된다. 이러한 대규모 공룡집단을 관찰하면 무리를 이루는 공룡의 생태와 구성조직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리주둥이공룡들은 다양한 형태의 머리장식을 갖고 있다. 머리장식들은 같은 종의 공룡들끼리 서로를 인식하는데 매우 현실적인 수단이 된다. 군집생활을 하는 동물에게 이러한 상호인식 수단은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무리로부터 떨어졌을 때 자기 무리를 찾는데 매우 유용할 것이다.
파라사우롤로푸스(Parasaurolophus) 오리주둥이공룡은 머리 뒤까지 뻗어있는 긴 관 모양의 머리장식으로 오보에(oboe) 소리와 비슷한 낮은 소리를 냈다. 그러한 소리와 진동은 파라사우롤로푸스 무리가 서로 의사를 전달하고 짝짓기를 할 때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졌을 것이다. 또 적이 나타났을 때도 무리에게 경고음을 보내는데 아주 이상적으로 사용됐을 것이다.
낮은 저음은 두가지 장점이 있다. 낮은 주파수의 음은 멀리 전달된다는 것과, 그 음의 진원지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후자는 육식공룡이 접근할 때 경고음을 내보내는 자신의 위치가 발각되지 않아 매우 유리한 장점이 된다.
1백80도 회전하는 두번째 발톱
육식동물은 먹이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것이 초식동물에 비해 훨씬 용이하다. 동물의 살과 지방질은 에너지가 풍부하고 소화액과 효소작용에 의해 빨리 분해된다. 그러나 육식공룡의 문제점은 힘들게 먹이를 잡아야 하고, 먹이가 썩어 상하기 전에 빨리 먹어치워야 한다는 것. 그러므로 육식동물의 삶은 초식동물과는 매우 다르다.
대부분의 큰 육식 포유류는 사냥할 때 굉장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휴식으로 보낸다. 한번 먹을 때 자기 몸무게의 25%나 되는 고기를 섭취하며 배가 고파질 때까지 사냥을 하지 않고 쉰다. 수컷 사자의 경우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잔다. 알로사우루스(Allosaurus)와 같은 큰 육식공룡도 분명히 이러한 단순한 생활패턴을 가졌을 것으로 판단된다.
매우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큰 육식공룡의 뼈는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발견된 적이 없다. 이것은 많은 초식공룡들이 한꺼번에 죽어 발견되는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따라서 최소한 큰 육식공룡은 혼자 생활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은 육식공룡에게 좋은 생존철학이다. 사냥터를 공유해 다른 놈의 배를 채워주며 자기의 몫을 줄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혼자 사냥하며 살아가는 커다란 공룡이라 할지라도 짝짓기 시기가 되면 암수가 서로 만났음에 틀림없다. 비록 육식공룡의 알들이 고비사막에서 발견됐지만 그들의 번식습성에 대한 증거는 거의 전무하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두 마리의 다 자란 티라노사우루스가 두 마리의 새끼와 함께 산출돼 흥미를 끌었다. 이것은 큰 육식공룡이 가족단위로 생활했음을 보여주는 첫번째 증거로 생각된다.
큰 육식공룡에 비해 조그만 것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사냥했다. 협동사냥의 장점은 명백하다. 혼자서 잡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더 큰 먹이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사냥꾼 무리는 자기들의 몸무게를 모두 합한 만큼이나 무거운 먹이를 사냥했다. 단점은 먹이를 나눠야한다는 것인데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함께 먹이를 처리함으로 먹이가 남아 썩어 낭비되는 일도 없고, 남은 먹이를 다른 약탈자에게 빼앗기지 않고 지키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처음 육식공룡인 데이노니쿠스(Deinonychus)가 발견된 것은 1964년 미국 몬태나주에서였다. 몸이 훨씬 큰 초식공룡인 테논토사우루스(Tenontosaurus) 주위에 서너 마리의 데이노니쿠스가 함께 묻혀 있었다. 이들은 그룹을 지어 사냥했을까? 데이노니쿠스는 시각과 청각을 조절하는 뇌 부분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아마도 떼를 지어 사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데이노니쿠스는 무시무시한 발톱 무기를 지니고 있고, 민첩성과 속도를 겸비한 유선형의 포식자이다. 섰을 때의 높이는 약 2m,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길이는 3m 정도. 가볍고 긴 다리를 가져 전형적으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공룡이다. 꼬리뼈를 따라 나란히 발달한 가는 뼈들은 꼬리를 단단하게 지탱하는 버팀목 구실을 한다. 이러한 구조는 먹이를 좇아 빠르게 달릴 때 평형추 역할을 해 기동성을 높여준다.
데이노니쿠스의 매끈한 목과 가벼운 머리뼈는 재빠르게 먹이를 베어 물 수 있는 이상적인 형태이다. 그런데 이빨들은 입 안쪽으로 향하고 있어 고기를 자르는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실제 사냥감을 죽이는데는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진짜 무기는 앞발과 뒷발 발톱의 치명적인 조화에 있다.
팔은 긴 갈고리처럼 작용해 작은 먹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잡는 역할을 하고, 더 큰 공룡에게 뛰어 올라 앞발로 찍어 매달릴 수 있게 한다. 뒷발의 두번째 발톱은 초생달 모양의 커다란 낫처럼 생겼다. 따라서 뒷발로 한번 걷어차면 사냥감은 배가 갈라지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두번째 발톱은 걷거나 뛸 때는 들어 올려져 땅에서 떨어져 있고, 공격할 때는 1백80도를 회전할 수 있어 정확하게 찍을 곳을 찾을 수 있다.
서너 마리의 데이노니쿠스가 도망가는 테논토사우루스의 꼬리를 잡아끌고 우두머리가 달려들어 뒷발의 날카로운 발톱으로 배를 찢어 사냥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영화 ‘쥐라기 공원’의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을 쫓는 영리하고 민첩한 벨로시랩터(Velociraptor)가 데이노니쿠스와 같은 그룹에 속하는 가장 진보된 육식공룡이다. 이들은 매복해 떼로 공격할 정도로 지능이 있었다. 또 어떤 공룡이든 따라잡을 수 있는 빠른 속도, 단숨에 먹이를 죽일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 점이야말로 그들로 하여금 최고의 사냥꾼으로 군림하게 했다.
감각기관과 지능지수
공룡은 우둔한 동물이었을까? 미국의 유명한 고생물학자 오트니엘 마쉬는 1879년 아파토사우루스(Apatosaurus)를 연구하면서 조그만 뇌를 보고 ‘우둔하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파충류’라고 언급했다. 이 말은 아직까지 공룡들의 지능을 대변하는 말로 사용된다. 그러나 공룡의 감각기관과 이를 조정하는 뇌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과 크게 다르다.
뇌는 썩어 없어진다. 그런데 뇌를 둘러싼 두개골(頭蓋骨) 안에 모래를 집어넣어 들어간 모래의 양을 측정해 보면 실제 뇌가 있었던 공간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실제 뇌의 크기는 두개골 용량의 반 정도이다.
어떤 공룡은 분명 매우 작은 뇌를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의 무게는 3.3t이나 나갔지만 뇌의 무게는 고작 60g이었다. 비슷한 몸무게를 가진 코끼리에 비해 30분의 1 수준이다. 스테고사우루스가 발견 당시부터 가장 우둔한 공룡으로 대표돼온 것은 작은 뇌 때문이었다. 더 나아가 커다란 목긴공룡은 몸무게와 뇌의 비율이 훨씬 더 극적인 10만 대 1에 이른다. 물론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공룡들의 삶은 그다지 큰 지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뇌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먹이사냥을 하거나 먹이를 약탈할 필요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단순한 삶은 작은 뇌 활동으로 충분하다. 공룡의 먹이사슬도 맨 밑에는 느릿느릿한 초식공룡, 중간에는 무리를 지어 떼로 살아가는 것들, 그리고 맨 꼭대기에는 빠르고 민첩한 사냥꾼 공룡들이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실제 각기 다른 공룡들의 몸무게와 뇌의 크기를 비교해본 결과 이러한 피라미드 구조가 있음이 확인됐다.
공룡 두개골의 구조는 어떤 감각기관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면 앞을 향한 큰 눈구멍은 시력이 잘 발달된 동물을 암시하며, 콧구멍이 큰 것은 이 동물에게 후각이 매우 중요했음을 가리킨다.
대부분의 공룡들은 머리 양쪽 옆에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왼쪽과 오른쪽 지역이 겹쳐 보이지 않는 단시력(monocular vision)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넓은 주변지역을 볼 수 있지만 거리를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에 반해 거리를 잘 판단할 수 있게 앞으로 향한 눈은 시력 정보를 받아들여 해석하는 상당한 뇌능력이 필요하다.
티라노사우루스같은 커다란 육식공룡은 좌우가 어느 정도 겹치는 시력을 갖고 있지만, 완전히 발달된 쌍시력(binocular vision)을 갖고 있는 공룡은 작은 육식공룡들이었다. 이들의 뇌는 특히 앞발의 움직임을 조정하고 움직이는 물체에 관한 시각정보를 조화있게 조절하는 부분이 잘 발달돼 있다. 이러한 능력은 트루돈(Troodon)같이 매복해 도마뱀이나 포유류를 사냥하는 민첩한 공룡에게는 필수적이다. 트루돈의 눈은 매우 크며, 몸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큰 뇌를 가지고 있어 현생 조류와 포유류에 비교될 만하다.
그러나 공룡들이 어떻게 세상을 보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색깔을 구별했을까? 공룡의 후예인 조류는 모든 살아있는 생물 중 가장 날카로운 시력을 가지고 있으며 색깔을 구분할 수 있다. 매는 우리 인간보다 시력세포가 8배나 많고 타조의 눈은 테니스공 만하다. 조류의 눈동자 크기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커서 어떤 경우 뇌 크기보다 더 큰 영역을 차지하기도 한다.
공룡의 감각기관을 살펴보는 것만으로 이들이 영리했는지 우둔했는지를 명쾌하게 알 수는 없다. 또 이들의 감각을 우리 인간의 지적능력과 비교하는 것도 적당하지는 않다. 하지만 공룡들은 1억6천만년 동안 자신들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필요한 뇌의 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