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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학년 자연 - 소금의 용해실험

소금이 물에는 녹고 아세톤에는 녹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실험에서 적은 양이지만 소금은 아세톤에 녹아버렸다. 바로 소금 속에 포함된 수분이 아세톤과 섞였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초등학교 예비교사들(교육대학 학생들)과 현장교사들을 상대로 교과서의 실험과 관련된 문제들을 수집한 바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등학교 자연과 실험은 누구나 쉽게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실험이라도 미리 해보지 않고 수업에 들어가면 예기치 않은 일들이 수없이 많이 발생한다.

초등학교 자연교과서에서 예기치 않은 결과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실험이 5학년 1학기 용해단원에 등장하는 '소금을 물과 아세톤에 녹였을 때의 변화'이다. 이 실험의 목표는 물과 아세톤에서 소금의 용해성을 비교하는 것이다. 헝겊이나 찻봉지에 소금을 넣고 액체에 담갔을 때 관찰되는 아지랑이 현상으로 용해여부를 비교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소금 속의 수분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소금은 물에 잘 녹고 아세톤에는 녹지 않는다. 물과 아세톤이 들어있는 각각의 비커에 소금을 물에서는 녹고 아세톤에서는 녹지 않는다. 그러나 소금을 헝겊에 싸서 실험을 할 경우에는 예기치 못한 결과가 발생한다. 즉 아세톤에서도 물에서와 같은 아지랑이 현상이 처음 몇초간 보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러한 초기단계의 현상을 무심히 지나쳐 버린다. 그러나 관찰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이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왜 아세톤에서도 아지랑이 현상이 관찰되는가?"라며 말이다. 이것에 대해 대부분의 예비교사들과 현장교사들은 설명하지 못했다.

왜 이와 같은 현상이 관찰됐을까. 여기에는 함정이 숨겨져 있다. 초등학교에서 다루는 물질은 대부분 일상적인 소재다. 특히 학교에서 이 실험을 할 때 사용하는 소금은 주로 천일염이다. 소금은 본질적으로 10%내왜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실험전에 소금을 완전히 건조시키지 않는 한, 이 실험은 소금과 물을 아세톤에 넣는 것과 같다. 아무리 순도가 높은 아세톤을 사용하더라도 일상적인 소금을 사용할 경우에 결과는 마찬가지다. 소금을 건조해 동일한 실험을 해보면 소금 속에 포함돼 있는 수분의 영향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또 아세톤은 유기용매이기 때문에 물과 섞이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는 것에도 제2의 함정이 있다. 물론 아세톤에는 콩기름, 벤젠 등의 비극성 물질들이 잘 섞인다. 이를 가지고 사람들은 아세톤이 물과 섞이지 않는 비극성용매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아세톤은 물과 매우 잘 섞인다. 사실 극성과 비극성이라는 분류는 편의상의 2분법적 분류일 뿐이다. 극성 물질 주엥는 강한 극성인것도 있고 약한 극성인 것도 있을 수 있으며, 비극성 물질중에도 그 세기의 차이가 있다. 아세톤을 극성과 비극성의 중간에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물이 포함돼 있는 소금을 아세톤에 넣으면 소금에 포함된 물이 아세톤에 녹고, 이 수용액 속에서 소금이 녹는다. 따라서 이 실험은 소금이 물에는 녹고 아세톤에는 녹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 만약 이 실험을 그대로 하려면 소금을 가열해 소금에 포함된 수분을 제거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그림).


(그림) 학교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금의 건조방법


또 주머니에 싼 소금이 아세톤에서도 녹는 것처럼 관찰되는 것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여지도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태도는 분명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금의 용해현상에서 나타난 예기치 않는 결과는 수업 전에 문제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자기가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는 좀더 발전된 탐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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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박종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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