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말하면 돌리가 어미양과 유전적으로 동일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 컬럼비아 대학의 에릭 숀 박사와 돌리를 탄생시킨 윌머트 박사가 포함된 공동연구진이 ‘네이처 지네틱스’ 9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돌리의 미토콘드리아 DNA(mtDNA)는 어미양과 동일하지 않다고 한다.
보통 말하는 유전자는 세포의 핵에 존재하는 DNA이다. 이 DNA에 존재하는 유전자가 눈 색깔과 같은 다양한 성질을 결정한다. 이 점에서 보면 돌리는 완전한 클론이다. 그러나 세포는 핵의 외부, 즉 미토콘드리아에도 DNA(mtDNA)를 포함하고 있다. mtDNA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조절하며 그 양은 세포가 가지고 있는 DNA의 1%에 불과하다. 돌리는 이 mtDNA가 어미양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돌리의 mtDNA가 어미와 다를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돌리는 어미양의 체세포와 핵을 제거한 난자를 융합시키는 방법으로 복제됐다. 체세포는 난자보다 훨씬 적은 양의 mtDNA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들이 섞이면 mtDNA는 대부분 난자로부터 얻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다. 실제로 돌리의 mtDNA를 조사한 결과 어미양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복제한 9마리의 양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는 난자가 어미양의 mtDNA를 파괴했음을 의미한다고 숀박사는 말했다. 숀박사는 이번 결과가 mtDNA의 결함으로 생기는 질병 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유전병은 핵에 있는 DNA의 결함으로 인한 것이지만 mtDNA의 결함은 희귀하고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이 되며 시각, 청각, 정신 이상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