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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독자들 가운데 이발사들이 흰 가운을 입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여긴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의사도 아닌데 왜 이발사들은 굳이 흰 가운을 입는 것일까? 이런 물음은 얼핏 어처구니 없어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중세 유럽에서는 이발사들이 외과의사 일도 함께 보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외과의학이 독자적인 학문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고, 오늘날과 달리 피를 만지는 외과의사는 상당히 천한 직업으로 대접받았다. 그리고 외과일은 비슷한(?) 기구를 사용하는 이발사들이 대개 겸하고 있었다.

중세에는 진통제나 마취약이 없었기 때문에 외과수술은 웬만한 고문보다 훨씬 잔인하고 끔찍했다. 환자의 몸을 쇠사슬로 묶은 다음 외과의사, 즉 이발사는 무지막지하게 톱이나 망치를 써서 수술을 한 다음, 빨갛게 달군 인두로 상처를 지져서 지혈을 했다. 그렇기에 수술 도중 환자가 죽는 일이 허다했다.

이렇게 이발사가 외과의사를 겸하는 전통은 오늘도 이발소에서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빨간색, 파란색, 흰색 줄무니가 있는 통에 잘 남겨져 있다. 통에 그려진 빨간 색은 동맥, 파란 색은 정맥, 흰 색은 붕대를 뜻하는 것으로, 이발사가 예전에는 외과일을 겸해서 했다는 사실의 ‘역사적 흔적’으로 오늘날에도 남아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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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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