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안팎에 대한 탐사가 계속됨에 따라 생명의 탄생에 얽힌 신비가 풀려질 것 같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생명과학자들은 90년대를 생명현상의 규명을 위한 기간으로 잡고 본격적인 조사·연구를 진행시키기로 했다.
생명현상에 대한 최신의 이론들은 태양계 안팎에 있는 성간물질이나 혜성, 여러개의 항성 또는 항성들의 달들로부터 채취한 물질의 진화상태를 알지 못하고는 생명탄생의 수수께끼를 풀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최신의 이론은 또 태양계가 생성된뒤 생명은 물질들의 '화학적 진화'에 의해 필연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데에까지 이르렀으며 이같은 생각은 '핼리'혜성을 추적한 우주선의 자료에서 더욱 굳어지게 되었다.
NASA의 생명과학부 책임자인 '린 그리피스'박사는 "태양계나 그 주변에는 생명의 열쇠를 풀수 있는 자료가 충분히 있다. 우리는 우주공간 어디에서나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학자들은 가까운 예로 화성에서 원시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한 최근의 실적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까지 통용되고 있는 학설은 약 40억년 전에 생명에 필수적인 여러가지 원소들과 아마도 아미노산과 같은 복잡한 유기물질까지 우주공간에서 지상이나 다른 항성들에 대규모로 쏟아졌다는 것이다.
역시 NASA의 과학자 '데일쿠루익섕크' 씨는 "유기합성은 어느 곳에서나 즉 항성의 대기속에서나 토성의 표면에서나 별들사이의 공간에서나 진행되고 있다. 우주는 유기화합물로 가득차 있다"고 말한다.
지상에서 찾아낸 화석증거에 따르면 박테리아는 약 35억년전에 처음 나타났다. 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태양계 생성 최초의 10억년 사이에 단순한 화학물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보다 복잡한 물질로, 단백질로 그리고 세포를 재생산할 수 있는 생명체로 진화했는가 하는 점이다.
지상에는 없는 증거
최초의 10억년 사이의 변화과정을 엿볼 수 있는 증거는 지상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태양계 다른 곳에서는 진화과정의 흔적이 있으며 또 과거 지상에서 벌어졌던 과정이 태양계 어느 곳에서는 지금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이런 가능성이 많고 또 보다 쉽게 인류가 접근할 수 있는 곳으로는 혜성이나 작은 행성들, 화성의 움푹 패인곳, 토성의 달인 '타이탄'의 대기속, 목성의 별인 '유로파'의 얼어붙은 표면 등이 꼽히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주탐사의 주된 목적은 생명현상의 규명에 있지 않다.
그러나 화성등 태양계 탐사에서 얻어지는 자료는 생명현상의 규명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기 때문에 생명과학자들은 지금 대단히 들떠있는 것이다.
금성에 파이어니어호를 보낸지 10여년이 되었지만 그동안 생명현상의 연구는 답보상태에 있었다. 지난 86년의 핼리혜성 탐사는 예상이상의 소득을 가져왔다. 내년에는 '마젤란'과 '갈릴레오'가 금성과 목성에 보내질 예정. 태양계 탐사의 제2기를 기록할 내년부터 연구는 다시 생명력을 갖고 생명현상을 규명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