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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첨단 대리모 인공자궁

적어도 10년 내 가능

여성으로부터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덜어줄 인공자궁 개발이 한창이다. 생쥐 수정란을 실험실에서 키우는 배양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고, 인간 자궁의 생리적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정자와 난자가 여성의 나팔관 안에서 제대로 수정됐다 해도 자궁에 이상이 있으면 수정란은 자궁내막에 착상하지 못한다. 또 무사히 착상한다 해도 아기로 자라나지 못하기 쉽다. 선천적으로 자궁의 모양이 기형이거나 자궁종양과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 임신이 어렵다. 이때 제3의 여성, 즉 대리모가 아기를 대신 낳아주는 일이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리모의 존재는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게 사실이다. 난자와 자궁 모두에 이상이 있는 불임여성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한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기증받고, 또다른 여성에게는 자궁을 빌려 아이를 낳았다면, 이 아이의 어머니는 모두 3명이다. 난자를 제공한 여성은 유전학적 어머니, 자궁을 빌려준 여성은 생물학적 어머니, 그리고 이 일을 의뢰한 여성은 사회학적 어머니다. 그렇다면 누가 진짜 어머니인가. 이 아이는 누구에게 효도를 해야 할까.


자궁은 아기가 10개월 동안 어머니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 안식처다. 최근 자궁을 인공적으로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염소 새끼 3주 생존

이 알쏭달쏭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책으로 현대 과학은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는 듯하다. 그 누구의 몸에서도 자라지 않으면서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존재, 즉 인공자궁의 개발이다.

1997년 7월 18일 일본 운텐도대학 부인과 연구팀은 수정 후 2개월 된 염소새끼를 기를 수 있는 인공자궁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박스 모양의 인공자궁 내부에 염소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양수를 채웠으며, 염소 배꼽에 인공자궁 바깥으로 투석기를 연결해 혈액을 계속 정화시켰다. 생존 기간은 3주였다.

연구팀은 사람의 태아를 기를 수 있는 인공자궁이 만들어지려면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이라 예측했다. 과연 인공자궁이 개발될 수 있을까.

인공자궁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일본에서 개발한 경우처럼 자궁을 대체할 새로운 배양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생쥐 수정란을 10일 정도 생존시킨 인공자궁 시스템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생쥐의 임신 기간이 20일 내외인 것을 볼 때 적어도 생쥐의 경우 인공자궁의 실현이 멀지 않은 느낌이다.

또다른 연구는 실험실에서 자궁세포층을 만들어 수정란이 이곳에 착상할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아내는 기초분야다. 몸 속에서 수정란이 착상할 시기(수정후 1주일)가 오면 자궁내막은 착상이 잘 되도록 성질을 변화시킨다. 이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착상된 이후 자궁내막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낸다면 인공자궁을 실현하는데 커다란 진전을 이룰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인간의 경우 착상이 일어나기 직전 자궁내막의 상태가 어떤지를 알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여기에 수정란이 착상하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밝히는 일이다.

한편 이런 연구 방향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인간자궁의 가능성이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복제기술과 유전자조작기술을 이용해 인공자궁을 비롯한 인공장기가 생산될 가능성이다.

1997년 10월 영국에서는 개구리 수정란의 유전자를 조작해 원하는 ‘머리없는 올챙이’를 만드는데 충격적인 사실이 보도됐다. 마음만 먹는다면 원하는 부위의 발달을 막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 사실이 보도돼자 한 유전공학 박사는 “앞으로 5-10년 사이에 머리가 없는 복제인간의 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사회적으로 대대적인 윤리논쟁을 일으켰다. 즉 이 기술이 인간복제 기술과 결합하면, 인공자궁과 같은 원하는 기관의 성장만을 허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발달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전통적으로 임신과 출산은 여성 고유의 몫이었다. 하지만 인공자궁이 만들어진다면 역할은 실험실로 옮겨질 것이다.


뇌 없으면 살인죄 해당 안돼?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복제에 따른 법적·윤리적 문제를 피해갈 수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간을 복제한 후 어떤 형태로든 장기를 취한다면 이는 엄연한 살인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처음부터 복제 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해 뇌와 신경계가 발달하지 못한 사람을 만든 후 특정 부위의 장기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런 발상은 과학적으로 가능한가를 떠나 생명체를 마음대로 조작한다는 점 때문에 세계 여론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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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GAMMA 외
  •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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