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자연철학자 플라톤. 천동설의 입장에서 펼친 우주론과 피타고라스로부터 전 수받은 수학 지식을 집대성해 당대와 후대의 과학자들에게 막강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그런데 사실 플라톤이 처음 가슴에 품은 야망은 최고의 레슬링 선수였다고 한다.
플라톤의 본명은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아리스토클레스다. '플라톤'은 레슬링 경기장에서 불린 이 름인데, 그리스말로 '넓다' 또는 '평평하다'는 뜻이다. 아마도 플라톤의 어깨나 이마가 넓어서 붙여 진 듯하다.
그러나 플라톤은 올림피아에서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경기에서 몇년 동안 한번도 수상하지 못했 다. 그러자 꿈을 바꿔 이번에는 위대한 비극 시인이 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로 실패였다.
플라톤이 마지막으로 택한 분야가 바로 철학이었다. 소크라테스의 강의가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그를 찾아가 수업을 받은 후 단번에 반해버려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처럼 플라톤이 아무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행했던 것은 그의 유복한 가정 환경 때문에 가능했다. 플라톤은 그리스 아테네의 막강한 권력 가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아 리스톤은 아테네 마지막 왕의 자손이었고, 어머니는 당시 위대한 입법자 솔론 집안 출신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플라톤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은 남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일례로 플라 톤은 동시대 누구와 비교해도 모든 면에서 2배가 된다고 생각한 나머지, 같은 날 도리스와 아리스 토마케라는 두 여인과 동시에 결혼한다. 결혼 첫날 밤 두명과 동시에 잠자리를 든 후 홀수 날에는 도리스, 짝수 날에는 아리스토마케와 밤을 보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하지만 플라톤은 경제적으로 풍족했으나 부모의 따뜻한 정을 받으며 자란 것 같지는 않다. 플라톤의 대표 저작인 '국가론'에는 철인(哲人)이 정치하는 이상국가가 등장하는데, 철인 후보인 아이들은 태어나자 마자 곧바로 생모와 격리돼 엄격한 교육을 받는다. 이들이 20살에 이르면 10년 동안 산수, 기하학, 천문학을 공부하고, 5년간의 철학수업과 15년간의 통치실습을 거친 후 50세에 통치 적임자로 선정된다.
어떤 역사가는 플라톤이 안정된 어린 시절을 못보냈기 때문에 '국가론'에서 삭막한 교육 과정을 묘사했다고 해석했다. 플라톤의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열렬히 사랑을 호소했지만 어머니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알려진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헤어지고 두번째 남편을 맞아들였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상황이라면 플라톤이 부모가 아닌 여러 친척들 손에서 양육됐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