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관측이 어렵다는 수성에 도전해보고 쌍둥이의 형님별 카스토르를 자세히 관측해보자.
이달의 행성과 혜성
■ 쇼마츠 주기혜성
8년의 주기를 가진 쇼마츠 주기혜성이 1984년 이후 올해 다시 지구를 방문한다. 이 혜성은 밝기가 어두워 아마추어에게 큰 관심을 끄는 혜성은 아니지만, 올해는 밝기가 10등급 이내로 밝아져 비교적 관측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북아메리카성운 장미성운과 함께 사진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캘리포니아 성운(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을 완전히 가로지르게 되어 장관을 이루게 될 것이다. 비록 눈으로 확인이 어렵더라도 어두운 시골의 하늘에서 2백㎜급의 망원렌즈로 촬영한다면 붉은색 캘리포니아성운과 혜성의 모습을 같이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쇼마츠 혜성은 이달 7일경부터 캘리포니아 성운의 남서쪽으로부터 접근하기 시작하여 9일과 10일에는 성운의 정면을 통과하고 11일 북동쪽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사진 촬영에 있어서의 가장 큰 장애는 달인데 다행히도 조금만 부지런하게 촬영준비를 마치면 달의 영향이 미치기 전에 촬영할 수 있다.
■ 수성 관측 한계에 도전
태양계에 존재하는 행성중 어떤 것이 가장 보기 어려울까? 4대 행성이라 불리는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고 옛날 사람들도 이것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다. 천왕성과 해왕성은 겉보기 밝기가 6등급보다 어두우므로 맨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위치를 알고 있고 작은 망원경만 있으면 쉽게 관측이 가능하다. 명왕성은 겉보기 밝기가 15등급 이내로 들어오지 못하므로 천문대급의 망원경이 있어야만 관측할 수 있다. 아마추어들에게 가장 관측이 어려운 행성은 명왕성이지만, 커다란 망원경이 있어도 관측이 어려운 행성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수성이다.
태양계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는 수성은 궤도 장반경이 약 0.387 AU정도 밖에 되지 않으므로 동방최대이각이나 서방최대이각일때도 태양과의 적경 차이가 2시간을 넘지 못한다. 그래서 수성은 동방최대이각일 때 해진 후 서쪽하늘에서 서방최대이각일 때 해뜨기 전 동쪽하늘에서 잠시동안 지평선 근처에 모습을 나타낸다. 게다가 지평선 근처는 별빛이 뚫어야하는 대기의 두께가 친정부근보다 무려 30배나 되기 때문에 투명도가 6 정도로 완벽에 가깝지 않는 한 발견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지평선 근처의 시상은 절대 좋아질 수 없으므로 아무리 큰 망원경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보통사람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아마추어 천문가들조차도 아직 수성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코페르니쿠스도 수성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올해는 수성을 볼 수 있는 기회가 6번 찾아온다 . 이 중 4월6일에 있을 서방최대이각일 때 최고의 관측 호기가 될 것이다(이각 28˚).
이달 21일 18시가 수성의 동방최대이각이 되는 날이므로 21일 전후 3~4일간 해가 진황혼의 서쪽하늘에서 관측이 가능하겠지만, 이각이 18˚ 정도밖에 안돼 수성 관측 한계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달의 수성관측을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나. 밝기는 -0.6등급 정도로 목동자리의 알파별 아크투르스 보다 좀 더 밝지만 맨눈관측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21일 해지는 시각은 18시 18분이고 수성이 지는 시각은 19시 45분이므로 1시간 25분의 차이가 난다. 그런데 21일 천문 박명 시각이 19시 45분이므로 하늘이 어두워진 후 수성을 찾으려 하면 이미 수성은 지고 만다. 그리고 별을 보려면 최소한 관측 고도가 5˚ 이상은 돼야 하므로 해진 후 한 시간 이내에 수성을 찾아야 관측이 가능하다. 물론 해진 후 바로 하늘에 보이는 별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천문대가 아니고서는 좌표만 갖고 수성을 찾을 수 없다.
다행히 이달은 금성이 서쪽하늘에서 -5등급 정도로 아주 밝게 빛나고 있어 해 진 후 30분 정도가 지나면 누구나 쉽게 금성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금성을 먼저 찾고 수성과 금성의 좌표 차이를 미리 계산하여 상대적 위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시야는 되도록 남서쪽이 트인곳을 택해야 한다. 21일 금성과 수성의 천구상 좌표는 다음과 같다.
금성 적경 : 0시 45분 56초
적위 : 9도 33분 20초
수성 적경 :23시 24분 21초
적위 : -2도 27분 02초
■ 최대광도가 되는 금성
동방최대이각을 넘어선 금성이 지구에 접근함에 따라 점점 밝아져서 이달 24일에 최고로 밝아진다. 비록 모양은 초생달 형태로 변해가지만 크기는 동방최대이각 때보다 1.5배 가량 커진다. 그리고 이때부터 금성의 위상과 크기의 변화가 많으므로 확대촬영방식으로 사진 촬영하거나 직접 스케치를 해두면 좋은 기록이 될 것이다.
■ 최고의 관측 적기가 되는 화성
쌍둥이 자리를 빠져나온 화성은 이달 역행에서 순행으로 돌아서 다시 쌍둥이 자리를 가로지를 준비를 한다. 초저녁에도 충분한 고도에 위치하고 아직까지 깨끗한 하늘상태를 유지하는 겨울이므로 훌륭한 상태의 상을 기대해 볼만하다.
■ 목성
처녀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목성은 아직도 새벽 3시경은 되어야 관측에 적당한 고도까지 뜨게 되므로, 좀더 기다려야 저녁 때 관측할 수 있다. 새벽잠이 없는 사람이라면 서쪽으로 지려하는 목성을 아침 박명전에 관측할 수 있다. 모든 대기가 안정된 새벽의 완벽한 시상상태에서 훌륭한 관측이 가능하다. 게다가 아침박명이 지나고 모든 별이 사라진 푸르른 새벽 하늘에서 외로이 떠 있는 목성을 보는 것 또한 새벽을 여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일 것이다.
■ 남반구의 금성식
4년전인 1989년 12월 2일 일어났던 금성식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달 25일에도 최대광도의 금성이 월령 3.7의 달에 가려지는 금성식이 일어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현상은 남반구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므로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들도 저녁때 달과 무척 가까이 접근해 있는 금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달의 성단과 이중성
M35라는 너무나도 유명한 산개성단과 북반구 하늘에서 가장 훌륭한 이중성 카스토르를 가지고 있는 쌍둥이자리(형님별이 카스토르, 아우별이 폴룩스) 때문에 다른 천체들이 주목을 받지 못할 정도다. 대부분의 별자리들이 가장 밝은 별을 α성이라 하는데 이 별자리만은 그렇지 못하여 가장 밝은 폴룩스가 β성이고 두번째 밝은별인 카스토르가 α성이다.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밤 하늘에서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1등성이기도 하다. 올해는 화성이 쉽게 지나가지 못하고 주위를 서성이고 있어 더욱더 우리의 주목을 받는 별자리가 되고 있다.
■ M35/보름달만한 크기
쌍둥이자리 에타별(형의 왼발)에 파인더를 맞추면 시야에 별보다 부푼 모양의 솜덩이 같은 것이 보일 것이다. 이것을 파인더의 십자선에 맞추고 주경의 접안부에 눈을 대면 까만 밤하늘을 꽉 메우고 있는 수많은 별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성단은 우리로부터 약 2천8백광년 떨어져 있는 것으로 실제 크기는 지름이 25광년 정도이고 우리가 보게되는 겉보기 크기도 30´(분) 정도로 보름달만한 크기다. 밝기도 5.3등급이나 되어 투명도가 좋은 시골에서는 맨눈으로도 이것의 존재를 알 수 있을 정도다.
이 성단은 6등급에서 16등급까지의 별 약 1백20개 정도를 포함하고 있다.
7×50정도의 쌍안경으로 이것을 보면 커다랗고 희미한 얼룩과 주변에 몇몇개의 별들이 분해돼 보인다. 6인치나 8인치급의 망원경에서 저배율의 접안렌즈를 끼고 보면 시야를 꽉메운 별들이 곡면과 열을 지어 배열 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시아는 1764년 8월 30일 이 성단을 관측하고 "카스토르의 왼발 근처에 있는 매우 작은 별들의 집단. 쌍둥이 자리 뮤별과 에타별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라고 기록했고 1770년의 혜성목록에는 지름이 20´(분)이라고 기록했다.
웹은 "아름담고 광대한 별들의 영역, 맨눈으로는 성운처럼 보인다"라고 기록했다. 러셀은 그의 24인치 반사망원경의 관측에서 "불가사의하게 충격적인 대상이고, 처음보는 사람이 놀라움 없이 이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라고 이 성단의 장대함을 표현했다.
■ 카스토르/6개의 별이 하나로
지구로부터 45광년 떨어져 있고 총 광도가 우리의 태양보다 36배나 되는 카스토르는 밤하늘에서 23번째로 밝은별로 북천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이중성이다. 이 별은 매년 20˝(초)씩의 고유운동을 하고 있으며 위치각은 2백38˚(도)다. 1768년 카시니에 의해 처음 두개의 별로 분해됐다.
1803년에 월리엄 허셸이 이 두별은 중력으로 묶여있고 우주공간에서 서로를 돌고 있는 계를 형성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니까 카스토르는 물리적 이중성으로 인정된 첫번째 별이고, 우리 태양계 밖이 있는 천체들 가운데 중력 작용을 보여준 첫번째 대상이다.
아마추어 망원경에서 보여지는 두개의 별은 카스토르 A와 B로서 밝기는 각각 2.0과 2.8등성이다. 이들의 공전 주기는 약 4백년이고 평균 분리거리는 약 90AU 정도로 태양계 전체 크기보다 약간 크다. 이 별쌍은 1880년에 6.5˝(초)정도로 가장 큰 분리각을 가졌고 1965년 약 1.8˝(초)로 최소의 분리각을 가졌다가 현재 다시 분리각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세번째의 희미한 동반성 카스토르 C는 9.1등급의 밝기로 72.5˝(초)의 분리각을 갖는다. 약 1만년이나 되는 주기를 갖고 계의 나머지 부분을 천천히 공전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관측 가능한 이 세개의 별들이 각각 자체로 분광 연성이라는 것이다. 즉 카스토르는 전체적으로 6중성계를 형성한다. 하늘에 존재하는 다중성계의 대표적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