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우주망원경의 궤도와 우주선의 설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1년을 주기로 이루어지는 태양의 활동이 금년 3월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활동은 이미 금성행 우주선 '비너스'의 경로를 방해하고 라디오 통신에 장애를 주었는가 하면 아무 까닭없이 콩코드비행기의 경보장치를 울리게 했다. 또 퀘벡(캐나다)의 발전소에 영향을 미쳐 정전사태를 유발함으로써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보게 했다. 과학자들은 태양 활동이 '허블'우주망원경의 궤도와 우주선 설계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대로부터 태양의 표면에 나타나는 흑점의 수는 태양활동의 주기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흑점의 수가 많을 때 태양의 활동이 가장 왕성했던 것이다. 흑점은 자기장의 활동이 활발한 영역이다. 또 태양주변을 대류하는 열기가 이 영역으로 침투하는 것을 자력선이 저지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춥고 어두운 빛을 띠게 된다.
과학자들은 태양의 활동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13개월의 흑점수의 평균치를 측정, 태양의 활동을 관측했다. 그 결과 태양활동이 절정에 있을 때 흔히 발견되는 플레어와 프로미넌스가 수차례 반복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미국 공군의 태양물리학자 '딕 알트록'이 세운 태양활동과 관련된 대표적인 이론인 뱁 코크(Babcock)모델을 요약하면 이렇다. 태양의 극과 적도간의 회전속도차이로 인한 자기장의 폭발에 의해 태양활동의 정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태양활동의 주기를 11년으로 계산했다.
그러나 최근 뱁코크 모델의 유효성에 대한 회의가 일부 물리학자들 사이에 일고 있다. 이 11년의 주기위에 또 다른 18년 간격의 순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흑점의 자기장이 변동하면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또 홍염과 고체미립자를 만들어 낸다. 이 홍염은 지구와 우주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태양열기의 확대는 지구의 대기를 팽창시켜 우주선의 궤도운항을 방해하기도 한다.
사상 최대의 움직임
22번째 주기로 불리는 현재의 태양활동은 사상 최대의 활발한 움직임이라고 여겨진다. 이전에 가장 활발했던 활동으로 기록된 19번째 주기때 보다 대기온도를 더 상승시킬 확률이 15%로 예상될 정도다. 그러므로 그 활동의 결과는 관심과 우려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대기의 팽창효과 이외에도 태양의 복사열 증대가 태양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증폭된 복사열은 태양전지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전지를 빨리 소모시킨다. 마젤란호의 경우도 태양의 복사열로 인해 열효율이 10% 떨어졌다.
태양의 양성자에 의한 우주선의 피해 역시 상당하다. 이번 활동주기의 양성자 방출량은 지난 1972년 8월에 있었던 19주기의 최고치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10월의 양성자방출로 인해 인공위성의 전자장치 2백40개가 고장을 일으켰다. 또한 지난해 8월의 양성자방출로 우주선과 콩코드 비행에 큰 차질을 빚었다. 지난 8월의 지자기 폭풍의 위력은 대단했다. 지구의 자기장을 완전히 혼란시킨 것이다.
양성자량은 1백~5백MeV에 달했다. 양성자 1백MeV는 2cm 두께의 알루미늄을 관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비추어 볼때 앞으로 건설될 미국의 우주정거장에 이 양성자가 야기시킬 위험은 엄청날 것으로 예견된다.
태양의 자기폭풍과 양성자폭발로부터 우주정거장에 거주할 우주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계획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태양관측용 우주선의 미국의 '솔라맥스'는 지난해 말에 예상한대로 대기중에서 산화했다. 그 수명을 다한 것이다. 하지만 이 우주선은 끝까지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 폭발하기 직전에 태양의 방사선을 잰 기록을 모두 지구에 보내온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솔라맥스'의 마지막 선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태양상수를 확정할 수 있게 할지도 모르는 귀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