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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SDN, 케이블 TV망으로 인터넷 속도 비약

인터넷방송 새 단장

 

작년 12월 열린 시연회에서 관람객들이 케이블망을 통한 초고속 인터넷을 시험해보고 있다.


98년은 인터넷을 비롯한 PC통신 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인터넷 붐을 타고 빠른 속도로 보급된 ISDN이 대표적인 예다.
97년부터 붐을 일으킨 ISDN은 이미 90년대초반에 개념이 성립되고 시범서비스가 제공됐다. 당시 회선 속도는 9천6백bps. 이 정도 속도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아무 것도 없었고 비용도 만만찮았던 탓에 초기 ISDN은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97년에 접어들면서 1백28kbps라는 어마어마한 속도의 ISDN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침 97년은 국내의 인터넷 붐이 절정에 달한 해. 요금도 저렴하고, 관련 하드웨어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진 탓에 ISDN은 서비스를 제공한지 1년이 되기도 전에 가입자가 10만을 넘어섰다.

현재 ISDN은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는 탓에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어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으며 새해에도 ISDN의 이같은 붐은 계속될 전망이다.

ADSL과 같은 ISDN 아류의 전화선을 이용한 고속 서비스도 관심의 대상이다. 전화선을 통해 T1(초당 1.54MB 전송)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ADSL은 이미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가 실시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수도권 지역에 시범 서비스가 제공될 계획이다.

전화선과 가입자 양 쪽에 모두 ADSL 전용 모뎀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 등 하드웨어 장비 가격이 만만치 않음에도 기존 전화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편 일반 사용자들이 가장 손쉽게 구입해 통신할 수 있는 장치인 모뎀의 속도는 56k에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56k 모뎀 표준이 제정되면서 안정성과 호환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PC통신을 비롯한 대다수의 가정 인터넷 가입자들은 비용이 적게드는 56k 모뎀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반 전화선을 이용한 서비스 요금이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천리안과 나우콤은 97년 11월부터 일명 'TT선'을 이용한 통신 직접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이렉트 천리안 나우누리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5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월정액으로 내면 24시간, 한 달 내내 얼마든지 사용해도 된다.

하루 2시간씩 PC통신을 하는 경우 전화요금만 대략 6만원이 나오므로, 이 이상 쓰는 사람들에게는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현재는 33.6k 속도지만 조만간 56k 서비스도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 이용태 두루넷회장(왼쪽)과 이종훈 한전사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은 케이블 TV망을 이용한 고속인터넷서비스 사업계약을 체결했다.


얼마전 국내 주요 언론들은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두루넷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을 체결하고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케이블TV망의 속도는 기존 모뎀의 3백배, ISDN에 비하면 30배 이상 빠른 30Mbps. 이미 작년 12월 중 영등포와 여의도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 대상을 모집하기 시작한 두루넷은 실제 서비스 제공시 이익 분배 방식까지 컨텐츠 및 프로그램 공급 업체들에게 제시해놓고 있다.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자리잡게 되면 98년의 인터넷 분야는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예상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 방송국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는 점.

현재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 3사를 비롯해 케이블TV업체와 몇 개의 인터넷 방송국들이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느린 전송 속도 때문에 화질이 조악하고 영상과 음성이 따로 재생되는 등 인터넷 방송으로서 별 의미를 갖지 못했다.

물론 모뎀으로 접속한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 T1 급 이상의 고속 네트워크를 구축한 회사에서나 간신히 맛을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케이블TV망으로 회선 속도가 크게 개선되면 양상이 달라진다. 한 예로 MBC는 최근 인기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이 페이지를 통해 지난 드라마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케이블TV망을 통해 또렷한 화질의 동영상이 제공되면 자기가 보고 싶은 드라마를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게 된다. 이 얼마나 획기적인 TV 시청 방식인가.

회선 속도가 향상되고 인터넷 컨텐츠가 동영상 위주로 흘러다니면 인터넷 컨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들 역시 다양하게 변화할 것이다. 이미 텍스트와 단순한 그림 위주로 뉴스와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신문사 홈페이지는 물론, 오락성과 텍스트 위주의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대부분의 인터넷 컨텐츠 회사들이 크게 달라져야 한다.

텔레비전으로 딱딱한 문자와 단순한 그림만 나온다고 상상해보라. 얼마나 재미없을 것인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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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형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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