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만큼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등장한 해는 없었다. 프로세서 분야에서부터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 각종 주변장치의 기능이 크게 향상되고 다양한 신제품이 등장했으며 가격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PC를, 어떤 주변 장치를 구매해야 할 것인지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97년의 컴퓨터 하드웨어 동향을 살펴보고 적절한 제품 구매 가이드를 제시한다.
①PC구입 ABC
아무리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이에 따라 하드웨어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도 실제로 PC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줄어들지 않는다. 단지 같은 가격에 더 좋은 성능의 하드웨어를 구입할 수 있을 뿐이다.
PC가 일반화되기 시작한 90년대 초반이나 21세기를 불과 1천여일 남겨둔 지금이나 PC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2백만원선이다. 물론 91년의 2백만원과 97년의 2백만원의 가치가 다르긴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구입할 제품들이 훨씬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어쨌든 PC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한 달이 멀다 하고 신제품이 출시되는 요즘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면서 얼마 전에 구입한 제품이 금방 ‘고물’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최신 유행만 따라가지 않으면 386이나 486 PC로도 불편 없이, 혹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자기가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진 않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486 PC에서 윈도95를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다. 물론 윈도95를 쓰지 말자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라. 윈도95용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어디 있는가? 도스나 윈도 3.1에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사라졌고, 업그레이드라는 소프트웨어회사의 허울 좋은 정책에,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실행시키기 위해 할 수 없이 더 좋은 하드웨어를 사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PC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늘어나고 PC의 수명은 더 짧아진 셈이다. 따라서 PC를 새로 구입할 사람들이나 지금 가진 PC를 바꿀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언제, 얼마나 적당한 가격으로 PC를, 혹은 주변기기를 구입하느냐가 항상 중요한 문제로 남는다. 어정쩡한 시기에 PC를 구입했다가는 비싼 값을 다 주고, 그나마 얼마 쓰지도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를 당하기 때문이다.
사기 전에 살펴볼 4가지 조건
그렇다면 언제 PC를, 혹은 주변기기를 구입해야 하는가? 불행히도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컴퓨터 전문가라면 별 문제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컴퓨터를 구입해야 할 시기나 제품을 고른다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원칙은 PC는 개인의 판단에 따라, 개인의 필요에 따라 구입해야 한다는 것.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일반적인 기준을 살펴보자.
첫째, 이제 막 나온 신제품은 될 수 있으면 구입하지 않는다. 처음 등장한 신제품은 비싸다. 이를 테면 펜티엄 MMX 166 프로세서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30만원대였지만 지금은 14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1년 만에 절반 정도로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더욱이 처음 나온 신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사용자들로부터 확실한 검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설령 외형과 모델이 똑같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처음 나온 신제품보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나온 제품이 안정적이다. 처음 나온 신제품의 기능을 계속해서 보강하기 때문이다.
둘째, 표준으로 인정받는 제품을 구입한다. 윈도95, 나아가 내년에 발표될 윈도98에서 확실한 지원을 받고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원래 컴퓨터용 하드웨어는 하드웨어 자체만으로는 아무 구실도 하지 못한다. 드라이버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하고, 이 드라이버가 운영체제와 잘 어우러져야 하드웨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널리 쓰이는 제품이 기능 면에서는 조금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가장 안전한 제품이다. 약간 독특하다고 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제품을 구입한다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출시된 지 적어도 5-6개월 가량 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제품을 구입한다. 어쨌든 이러한 부류의 제품은 아직까지는 단종된 것이 아니므로 업체들의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내려간 것이기 때문에 투자한 비용에 대해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제품들은 안정성 역시 인정받은 제품이다.
넷째, 자신의 상황에 맞춰 이 제품이 필요한지 여부를 냉정히 생각한다. “PC로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제품을 구입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예컨대 프린터만 해도 1대씩 갖추면 좋겠지만 자신이 집에서 얼마나 많은 문서를 인쇄하는지 사전에 충분히 따져보고 구입하는 편이 현명하다. 한 달에 1-2장 인쇄하면서 프린터를 굳이 고집하는 것은 낭비다.
PC는 가전제품
데스크톱 PC는 컴퓨터업계의 수많은 변화를 집약한 제품이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 덕택에 제조업체들은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고도 컴퓨터의 기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데스크톱 PC의 특징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최대로 활용한 가전제품화’로 요약된다. 업체마다 강력한 프로세서, 커다란 모니터, 무선 키보드, 기능 버튼 등을 채택하면서 TV로, 또는 VTR로, 또는 CD 플레이어로 사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고, 거기에 덧붙여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홍보하기에 주력했다. 여기에 인터넷 붐을 타고 통신 기능도 크게 강화했다는 문구도 빠지지 않았다.
최근 시장에 나온 대기업 PC는 일반형 PC의 경우 MMX 166 프로세서에 32MB의 메모리, 2.5-3.2GB 정도의 하드디스크를 내장하고 있다. 별도 판매하는 모니터는 15인치를 기본으로 권장하고 있고 모뎀, 사운드카드, 스피커, 마우스, 리모콘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들 제품은 전체적으로 보아 회사는 달라도 기능상 큰 차이가 없다.
처음 PC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개 대기업 PC를 구입할 것인가 용산의 조립 PC를 구입할 것인가 고민한다. 소비자들이 대기업 PC를 구입하는 이유는 애프터서비스 때문이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전국적인 유통망과 서비스망을 갖고 있어 특히 지방에서 PC를 구입할 때 유리하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용산 상가 제품은 여전히 출장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
데스크톱 PC 업체들은 나름대로 제품을 특화하기 위해 신기술을 대거 집약시켰으며, 이에 따라 3백-5백만원 대의 고급형 PC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16:9 사이즈의 대형 모니터와 무선 키보드를 채택한 ``텔레 PC 시리즈’를 선보여 PC 고급화, 차별화에 앞장섰다. 대우통신은 탤런트 최불암씨를 모델로 등장시켜 쉬운 컴퓨터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지 버튼’을 데스크톱 PC 본체에 장착시켜 버튼만 눌러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지 버튼은 예컨대 1번 버튼을 누르면 웹 브라우저가 실행되고 2번 버튼을 누르면 TV가 나오며 3번 버튼을 누르면 비디오CD가 작동되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도 LG-IBM은 사무실의 새로운 공해 거리로 등장한 PC의 소음을 대폭 줄인 사일런트 PC(Silent PC)를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CCD 카메라를 장착해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고 지정된 사용자만 PC를 쓸 수 있게 해 주는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전자는 개그맨 김국진을 광고에 기용, ‘즐거운 PC’를 앞세운 전략을 구사했으며, 삼보컴퓨터는 체인지업 PC라는 모토를 내걸고 이번에 PC를 구입하면 2년 후 메인보드와 CPU를 1회에 걸쳐 무료로 교체해 주겠다고 광고했다. 현재 업그레이드 비용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대략 40-50만원 정도의 비용을 회사측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델컴퓨터나 큐닉스컴퓨터 등이 주도한 맞춤 PC도 고려해볼만 하다. 대기업 PC와 용산 조립 PC사이의 틈새 시장을 노린 맞춤 PC는 대기업 제품의 신뢰성과 조립품의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맞춤 PC를 이용하면 자기 입맛에 맞는 부품으로 PC를 구성할 수 있으면서도 가격과 애프터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일이 부품을 구매하러 다닐 시간이 없는 고급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일고 있는 추세다.
한편 노트북 PC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데스크톱 PC에 버금가는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는 상충하는 두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변신을 거듭해왔다. 요즘 업체들이 정한 노트북 개발 방향의 첫번째 기준은 화면이 커야 한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는 가벼워야 한다는 것.
첫번째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13.3 인치 대형 LCD를 채택한 제품이 등장해 최대 1024x768 해상도까지 나타낼 수 있게 됐고, 이런 제품들은 두 번째 조건인 데스크톱 PC에 버금가는 기능을 자랑하기 때문에 굳이 데스크톱 PC를 사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할 정도다.
문제는 고급형 노트북의 가격이 자동차 1대 값을 훨씬 호가한다는 점. 때문에 많이 팔리는 제품은 펜티엄 MMX 166 이하 프로세서와 16MB 메모리, 12.1인치 LCD를 갖춘 2백만원 대 제품이다. 고급형 노트북이 좋기는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당분간 일반인들은 이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흐름을 읽어라
여러 흐름을 종합해 볼 때 올 12월 초반은 컴퓨터 구입의 최대 성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MMX 프로세서를 비롯해 메모리 가격이 바닥세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97년 하반기에 출시된 신제품들의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11월초부터 시작된 환율 대란이다. 갑작스레 환율이 오르면서 대부분 수입품인(국산품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부품은 수입한 것이다) 컴퓨터 관련 주변기기의 가격이 점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중순 현재 용산 상가는 미리 비축해둔 물품 덕분에 프로세서를 비롯한 컴퓨터 관련 부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환율이 계속해서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전체적으로 컴퓨터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오르적이다. 용산 상가에서는 대략 1-2만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구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술과 가격이 워낙 빨리 변동하기 때문에 구입하자마자 고물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결국 컴퓨터 업계 전체의 동향을 이해하고 그 흐름에 맞춰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한 충동적으로 제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과연 이 제품이 얼마나 필요한지 잘 분석하고, 필요하지 않다면 구입하지 않거나 좀 더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내려가기 때문이다.
프로세서 변천사
1978
8086/8088
당시 시장 석권하는 8비트 애플Ⅱ의 부푸모가 주변 장치와의 호환성을 위해 내부적으로는 16비트, 외부적으로는 8비트 처리.
1982
80286
완벽한 16비트 프로세서, 6MHz, 10MHz, 12MHz의 3가지 타입 발표.
1985
80386
이전과 비교해 '혁명적인 발전'을 이루었다는 평을 들은 322비트 프로세서. 최대 42MB까지 주 메모리의 주소를 직접 지정할 수 있는 등 메모리 구조 등을 개선했다.
1989
80486
이전까지 따로 장착되던 수차연산프로세서를 내장한 32비트 프로세서. 8088과 비교하면 50배 속도 향상. 윈도3.1환경에서 사용. 8k의 내장형 캐시를 포함했다.
1993
펜티엄
3백만개 이상의 트랜지스터와 두 개의 파이프라인을 가진 32비트 프로세서.
1995
펜티엄 프로
P6란 이름으로 개발된 32비트 프로세서. 한 클럭 사이클당 두 개이상의 명령어를 실행한다. 데이터버스는 64비트.
1997
펜티엄MMX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를 위한 57개의 명령어가 프로세서 내에 추가된 32비트 프로세서. 1월에 166MHz와 200MHz, 6월에 233MHz타입 발표.
펜티엄Ⅱ
이른바 'S.E.C.카트리지 패키징'이란 기술을 사용하면서 이전 칩과 달리 직사각형 모습을 하고 있다. 올 5월 233MHz, 266MHz, 300MHz 세타입 동시 발표.
②구입전 점검 필수 아이템9
PC는 오디오처럼 고유한 기능을 가진 여러 부품이 유기적으로 통합돼 전체 성능을 이루는 기계다. 당연히 어떤 부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PC의 성능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대기업제품을 사든, 조립품을 사든, 또 데스크톱을 사든 노트북PC를 사든, 자신이 구입한 시스템이 어느 정도 수준의 제품인지를 아는 것은 사용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질. 이같은 정보에 어두우면 큰 맘 먹고 비싼 돈 들이고도 ``‘구닥다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프로세서에서 모니터에 이르는 각 부분의 최신 동향을 살펴본다.
프로세서
체크 포인트 : MMX 166이 기본, 가격도 이미 바닥세
내년 중반부터는 펜티엄 II 세상
사람으로 치자면 뇌에 해당하는 컴퓨터의 CPU, 즉 프로세서는 컴퓨터의 능력을 규정하는 핵심부품이다. 386, 486 시대를 마감시킨 펜티엄이 한동안 위세를 부리더니, 최근에는 이보다 한등급 위인 MMX 프로세서가 시대를 맞고 있다.
“386 프로세서 이후 가장 큰 발전”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MMX 프로세서가 일반화되면서 PC는 그야말로 멀티미디어다운 모습을 갖추었다. MultiMedia eXtension의 약자인 MMX는 프로세서 내부에 동영상, 효과음과 같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는 57개의 명령어를 추가한 것으로, 나날이 늘어가는 멀티미디어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똑같은 속도의 프로세서에 비해 1.5배 정도 성능이 향상됐다. 예를 들어 컴퓨터로 그래픽 파일이나 사진을 전문적으로 편집하고 처리할 수 있는 포토샵 프로그램의 경우 MMX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실행 속도가 30% 정도 향상되는 것은 물론, 각종 필터 처리 속도도 빨라진다.
물론 이것은 MMX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에 한해 그렇다. 구형 펜티엄 프로세서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은 일반 프로세서와 MMX 프로세서의 속도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MMX 프로세서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은 인텔의 가격 정책 때문이다.
8월말 이후 MMX 프로세서 가격이 일반 프로세서보다 더 내려가면서 MMX 기능이 없는 구형 펜티엄 프로세서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와 함께 2백33MHz 펜티엄 MMX 프로세서가 등장해 고속 펜티엄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프로세서 분야에서 가장 큰 쟁점은 K6를 대표로 한 인텔 호환 칩의 강력한 공세와 펜티엄 II의 등장. 세계 제 2위의 프로세서 생산업체인 AMD는 그동안 저렴한 가격의 인텔 호환 프로세서를 계속해서 발표했으나, 발표 시기가 너무 늦고 동급 인텔 칩에 비해 성능과 호환성이 떨어져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발표 당시부터 주목받은 K6는 이전 호환 칩들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며 인텔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인텔 펜티엄 MMX 프로세서와 거의 동시에 등장한 K6는 파격적인 가격과 놀라운 성능으로 인텔 펜티엄 시장을 위협해 왔다. 1백66, 2백, 2백33MHz 등 세가지 모델로 구성된 K6는 일단 OEM 업체를 확보하는데는 실패했지만,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큰 유혹거리였다. 제품 발표 전부터 외국 컴퓨터 전문 잡지의 분석 기사에서는 K6를 가격 대 성능비가 월등한 제품이라고 평가했고 이러한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놀란 것은 소비자가 아니라 오히려 인텔이었다. 인텔은 심상찮은 분위기를 짐작하고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펜티엄 MMX 프로세서의 가격을 대폭 인하해 버린 것. 이 때문에 한때 용산에서는 K6 1백66이 인텔 펜티엄 MMX 1백66보다 오히려 비싸게 팔리기까지 했다.
현재 프로세서 시장은 펜티엄 MMX 1백66이 보급형용으로 자리잡고, 서서히 2백, 2백33MHz로 변화하는 추세. K6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에도 불구하고 호환 칩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해 점유율은 올렸지만 시장 장악에는 실패했다.
펜티엄 II는 아직까지 가격이 워낙 비싸 고급형 컴퓨터에나 채택되는 추세다. 따라서 펜티엄 II를 구입하기에 시장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특히 펜티엄 II를 지원하는 메인보드와 주변 장치들이 이제 막 쏟아져 나오고 있어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마더보드라고도 하는 메인보드는 그 이름처럼 컴퓨터의 각종 주변장치를 서로 연결시켜주는 기본 회로판이다. 메인보드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각종 주변장치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메인보드는 PC 전체의 성능을 좌우하기도 한다.
지금 막 PC를 구입해야 한다면 무리하게 펜티엄 II를 고집하는 것보다는 이미 안정 상태에 접어들고 가격도 바닥권에 다다른 것으로 보이는 펜티엄 프로세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미 대부분의 대기업에서는 펜티엄 II를 내장한 최고급 PC를 3백만원 대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 중반기를 넘어서면 펜티엄 II가 더 많이 팔릴 것이란 점도 염두에 두도록.
메모리
체크포인트:이왕이면 처리 속도 빠른 싱크D램으로 올 연말을 바닥시세 이를듯
흔히 메모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 왜 그런 것일까? 쉽게 말해 메모리는 컴퓨터의 작업 영역이랄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서 A라는 파일을 불러들여 작업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우선 키보드나 마우스를 통해 입력된 명령어가 CPU에 전달되면 CPU는 파일이 들어있는 하드디스크에서 데이터 파일과 이 파일을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꺼내 메모리에 올려놓고, 이 파일의 내용을 고치거나 연산을 수행하는 등 입력된 명령어를 실행한다. 명령을 전부 실행하고 다시 저장 명령이 내려지면 메모리에 있는 파일은 하드디스크에 기록된다. 물론 파일은 여전히 메모리에 남아있다.
윈도95와 같은 멀티태스크 운영체제에서는 워드프로세서와 통신 프로그램, 음악 프로그램 등을 동시에 실행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메모리에는 워드프로세서, 통신 프로그램, 음악 프로그램이 들어가고 각각의 프로그램이 사용하는 데이터 파일이 모두 들어간다. 만일 메모리가 부족해지면 윈도95는 자체적으로 하드디스크의 일부를 메모리처럼 사용하게 되는데, 하드디스크는 메모리 보다 속도가 훨씬 느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스템 속도가 느려지고 만다.
윈도95와 같은 그림 운영체제(마우스로 아이콘을 누르면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운영체제)를 채택한 PC에서 프로세서와 메인보드를 바꾸지 않고 PC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메모리를 늘리는 것이다. 메모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시스템 속도가 향상되는 것이다(이는 이론이고, 실제로 윈도95가 사용하는 메모리 양이 제한돼 있어 무작정 메모리를 늘릴 필요는 없다. 대개 전문가들은 최고 64MB를 권장한다).
그동안 메모리는 늘리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 부담이 됐다. 그러나 97년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값이 폭락하면서 용돈을 조금만 아끼면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올 초 메모리 가격은 16MB가 8-9만원 선. 그러나 11월 현재 16MB 메모리 가격은 4만5천원 선이니 얼추 절반 정도 가격이 떨어진 셈이다.
지난 10월부터 메모리 가격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으나 용산 상가들은 16MB 가격의 마지노선을 4만원 선으로 예상하고 있어 앞으로 메모리 값은 더 이상 크게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11월과 12월은 메모리 구입에 최적기가 되는 셈이다.
가격적인 면 외에 메모리 자체의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올 초부터 일반 메모리보다 5% 정도 속도가 향상됐다는 EDO램이 더 많이 쓰이기 시작했으며 중반기를 넘어서면서부터는 EDO램보다 처리 속도가 훨씬 빨라진 싱크(Sync)D램이 등장했다.
싱크D램은 EDO 램에 비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대역폭을 향상시킨 제품. 따라서 프로세서와 마더보드가 넓은 대역폭을 지원할 경우 EDO 램보다 훨씬 유리하다. 싱크D램은 1백68핀을 사용해 메모리를 두 개씩 쌍을 이루어 꼽아야 하는 불편도 없어졌다. 72핀 메모리의 경우 데이터 전송 비트가 32비트여서 64비트를 지원하는 펜티엄의 외부 버스 구조상 2개씩 쌍을 이루어 꼽아야 했다. 그러나 싱크D램은 64비트를 지원하는 탓에 한 개씩만 꼽아도 된다.
이런 까닭에 점차 1백68핀 메모리를 사용하는 보드가 크게 늘기 시작했고, 최근 등장하는 펜티엄, 펜티엄 II 마더보드는 대부분이 1백68핀 전용 메모리 슬롯만 갖추고 있다. 간혹 어떤 제품은 72핀 메모리를 쓸 수 있도록 겸용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과도기적인 형태로 조만간 72핀 메모리는 사용량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하드디스크
체크 포인트 : 3GB 정도면 일반 사용자에겐 OK
울트라 DMA 지원 여부 확인
95년 5백40MB, 96년 1.6GB, 97년 3.2GB. 지난 3년 동안 한 해를 대표하는 하드디스크의 표준 용량이다. 하드디스크는 해를 거듭할수록 그 용량이 두 배씩 늘어나는 등 그 어떤 주변기기보다도 발전 속도가 빠르다. 물론 응용프로그램 용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하드디스크 용량은 갈수록 비좁아지지만, 3GB 정도의 용량이라면 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발전해 온 용량으로 보자면 98년에는 6.4GB 하드디스크가 표준이 되어야 할 전망. 그러나 98년은 용량보다 하드디스크 자체의 밀도를 높이고 전송 속도를 향상시키는데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 용량은 4.3GB 정도.
특히 올해 중반 등장한 ``‘울트라 DMA’는 IDE 하드디스크의 전송 속도를 최대 33.3MB까지 끌어올린 획기적인 기술이다. 지금까지 PC용 E-IDE 하드디스크(대부분 PC에서 사용되는 하드디스크 방식)의 최대 전송 속도는 초당 16.6MB. 그런데 울트라 DMA는 E-IDE 하드디스크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법을 개선해 두배 이상 처리 속도를 향상시켰다. 쉽게 설명하면 1초에 16개씩 데이터를 전송하다가 33개씩 전송할 수 있게 한 셈이다.
지금까지 이 정도 전송 속도는 SCSI(스카시 혹은 스커지라고 읽는다) 하드디스크에서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E-IDE 방식이 하드디스크나 CD롬 같은 내장형 장치를 4개까지만 연결할 수 있는데 비해 SCSI 방식은 내장형 장치는 물론 스캐너같은 외장형 장치를 포함해 최대 7개까지 주변 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 SCSI 방식은 한꺼번에 데이터를 많이 전송할 수 있어 E-IDE에 비해 처리 속도가 빨라 전문가들이 주로 선호했는데, 퀀텀과 인텔이 울트라 DMA를 개발한 덕택에 E-IDE 하드디스크는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현재 팔리는 제품은 2.1GB부터 6.4GB까지 4가지 모델이 있으며 주력 모델은 3.2GB. 국내 최대의 하드디스크 생산 업체인 삼성전자도 울트라 DMA를 지원하는 보이저 시리즈를 개발, 판매하는 중이다.
CD롬·DVD롬 드라이브
체크 포인트 : 16배속 CD롬 드라이브면 충분
DVD는 당분간 두고 보는 게 현명
무한 속도 경쟁. CD롬 드라이브 시장은 이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올 초 8배속에서 시작한 속도 경쟁은 10배속, 12배속을 훌쩍 건너 뛰어 16배속으로 치닫다가 삼성전자가 20배속을 발표하자마자 뒤를 이어 24배속 경쟁이 시작된, 그야말로 숨 쉴 틈 없는 한 판 승부였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최근 32배속 CD롬을 만들었다고 발표한 상태.
‘배속’이란 CD롬 드라이브의 속도를 측정하는 기준치. 제일 처음 발표된 CD롬 드라이브는 1초에 1백50kB씩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그런데 뒤를 이어 발표된 CD롬 드라이브는 이보다 두 배 많은 초당 3백kB씩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두 배 빠르다는 뜻에서 2배속이라고 불렀다.
이 명칭이 굳어지면서 1백50kB보다 3배 빠른 3배속, 4배 빠른 4배속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8배속, 16배속을 거쳐 24배속, 최근에는 32배속 제품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즉 24배속이란 제일 처음 등장한 CD롬보다 24배 빠르다는 뜻이다.
워낙 속도가 개선된 신제품들이 급격히 출시하는 터라 시장에는 8배속부터 24배속까지 모든 제품이 혼재하는 가운데 치열한 판촉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CD롬 드라이브 신제품들이 나올 때마다 이전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이 책정된 탓에 폭락을 거듭, 최신 기종인 24배속 드라이브를 9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8배속과의 가격 차이는 3만원, 16배속과 가격 차이는 2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제품은 LG와 삼성 외에도 외국 업체인 티악 제품이 있다. 태일정밀도 한 때 10, 12, 16배속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CD롬 드라이브 경쟁 대열에 참여했으나 최근 부도로 기업 상황이 어려워졌다.
LG와 삼성 제품 모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굳이 특정 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삼성이 비록 32배속을 발표했다고는 하지만, 24배속에서 속도 경쟁은 잠시 멈출 것으로 보인다. CD롬 시장을 이끄는 삼성과 LG 모두 이제는 CD롬 드라이브 보다는 DVD롬 드라이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탓이다. DVD롬 드라이브는 DVD와 CD 모두를 읽을 수 있으므로 DVD가 제 자리를 잡게 되면 굳이 CD롬 드라이브를 별도로 장착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까닭에 CD롬 드라이브는 현재 바닥세 가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CD롬을 사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기라는 뜻이다. 단순히 CD롬 타이틀을 재생하고 오디오 CD를 들으며 백업한 CD를 읽는 정도라면 굳이 24배속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16배속 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편 DVD는 일반 CD롬과 똑같은 크기, 똑같은 외형의 디스크 안에 최대 8개국 언어와 23개국 자막이 고화질의 영화와 함께 들어가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대기업은 물론, 벤처기업인 가산전자, 두인전자 등이 직접 관련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이미 컴퓨터용 DVD롬 드라이브는 2세대 제품까지 등장한 추세.
CD롬이 ``‘배속’이라는 말로 제품을 구분하는데 비해 DVD 드라이브는 ``‘세대’라는 말로 제품을 구분하는데, 올 초 등장했던 1세대 DVD롬 드라이브는 백업 CD(CD레코더로 데이터를 기록해 만든 금색 CD, 일명 기록 가능한 CD라고도 한다)를 읽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어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2세대 드라이브는 1세대 드라이브의 이런 단점을 해결했고 속도도 안정적으로 향상시킨 것이 특징.
아직까지 DVD는 30만원대로 비싼 편이며 구입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DVD 관련 제품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이므로 이를 지켜보는 것이 더 현명하다. 전문가들은 98년 중반이 지나면 DVD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DVD 영화도 어느 정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 내년 중반기 이후 시장 상황을 보고 구입하는 편이 좋다.
모뎀
체크 포인트 : 자주 사용하는 통신망의 프로토콜 확인부터
고속 모뎀보다는 ISDN 노려라
인터넷 붐과 함께 모뎀 시장도 급성장했다. 모뎀은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장비. 특히 올해는 모뎀 속도가 33.6kbps에서 56kbps로 올라가는 과도기로, 제품을 구입하기가 무척 까다로운 시기였다. 일반적으로 속도가 향상된 제품이 나오면 시장은 빠르게 변화해 왔는데 56kbps모뎀은 전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56kbps 프로토콜의 표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한 탓이다. 모뎀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으려면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변환해 어떻게 전송할 것인지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하는데, 이 약속이 바로 프로토콜이다. 33.6kbps까지는 이 프로토콜이 미리 정해져 있고 모뎀 업체들은 이 프르토콜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표준 논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56kbps모뎀에 이르러서는 상황이 좀 묘하게 돌아갔다. 모뎀 칩셋 전문 업체인 락웰과 US로보틱스가 제각각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 것. 때문에 시장에는 락웰의 ``‘K56 플렉스’(Flex)라는 규격을 지원하는 제품과 US로보틱스의 X2를 지원하는 제품 두 가지가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56kbps 모뎀의 속도를 받아주려면 통신회사 측에서도 56kbps모뎀을 지원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통신회사들이 어느 한 쪽을 선택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미루는 바람에 모뎀은 56kbps가 이미 공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던 것. 이것이 올해 중반까지의 상황이다.
그러나 모뎀이 널리 보급된 상황에서 통신회사들은 더 이상 56kbps 서비스를 미루지 못하고 나름대로 프로토콜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이텔, 유니텔, 엘림네트, 신비로 등이 로보틱스 방식을, 천리안과 코넷은 락웰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프로토콜이 다르면 두 모뎀은 같이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예컨대 로보틱스의 X2 방식으로 서비스하는 통신망에서는 락웰의 K56 플렉스 방식을 채택한 모뎀은 56kbps 속도를 내지 못하고 최대 33.6K 모뎀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통신망에서 지원하기로 결정한 방식과 다른 모뎀을 미리 구입한 사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기 시작했고 결국 통신망들은 두 개 방식을 어쩔 수 없이 지원하게 됐다. 표준이 없어 업체와 사용자 모두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런 탓에 아직까지 28.8kbps나 33.6kbps 모뎀을 쓰는 사용자들은 굳이 자료를 전송받거나 하는 고속 작업이 필요없다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대로 쓰는 것이 좋다. 내년 중 표준 프로토콜이 결정되고 통신 회사와 모뎀이 이를 지원하게 되면 그 때부터 구입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고속 모뎀이 절실히 필요하다면 56kbps모뎀 대신 ISDN을 고려하는 것이 괜찮을 듯 싶다.
한편 모뎀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래시롬을 채택한 모뎀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Read Only Memory의 약자인 롬은 데이터를 한 번만 기록할 수 있는 대신,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플래시롬은 데이터를 한 번만 기록할 수 있는 롬의 단점을 개선해 소프트웨어를 이용, 롬의 내용을 수정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플래시롬이 장착된 모뎀은 추후 56kbps모뎀의 표준 방식이 등장할 경우 플래시롬만 업데이트해 표준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11월 중순 현재 56kbps 모뎀의 가격은 내장형 모델이 대략 9-12만원 선으로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굳이 56kbps 모뎀을 구입하려면 반드시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통신망에서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한 제품을 선택해야 하고, 그 중에서도 플래시롬을 지원하는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사운드카드
체크 포인트 : 3차원 입체 음향, 극장 부럽지 않다
충돌 없는 제품 택해야 후회없어
이름처럼 PC에서 음악이나 다양한 효과음을 내는 것이 사운드카드다. 올해 사운드카드를 둘러싼 최대 쟁점은 3차원 입체 효과. 두개의 스피커로 다른 소리를 내는 스테레오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전 옥소리 사장이던 김범훈씨가 설립한 훈테크는 최대 4개의 스피커를 지원하는 사운드카드인 ``‘사운드 트랙’을 발표해 국내 사운드카드 시장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3차원 입체 음향으로 바꾸어놓았다. 이 제품은 AC-3를 지원하는 앰프와 스피커와 결합할 경우 입체 음향 설비가 장치된 극장이 부럽지 않을 정도의 효과음을 즐길 수 있다.
AC-3는 세계적인 음향 회사 돌비가 만든 규격으로, 최대 6개의 스피커에서 서로 다른 소리가 나게 해 입체 효과를 느낄 수 있게 만든 것. 예컨대 6개의 스피커를 원형으로 배치하고 앞 쪽의 2개에서는 배경 음악이, 뒤 쪽 2개에서는 총소리나 자동차 소리 같은 효과음이, 나머지 두 개에서는 사람의 목소리가 나도록 하는 것이다.
훈테크는 올해 중반 PCI 방식의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기술면에서 일단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PCI 방식을 이용하면 사운드카드의 폰트 로딩 속도가 빨라지는 등 처리 속도가 빨라져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PCI 방식을 사용하면서 하드웨어에 문제가 나타나 버그 수정판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세계 사운드카드의 표준이랄 수 있는 사운드 블라스터의 국내 공급원인 제이씨현시스템도 음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자연음에 가깝게 만들어준다는 사운드 블라스터 64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사운드 블라스터 시리즈의 장점은 윈도95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안정성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게 됐다.
한편 제품에 대한 양사의 논쟁은 지나치게 과열돼 급기야는 서로 고소하는 사태까지 이르기도 했으나 어쨌든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기능의 사운드카드를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그래픽카드/통합 그래픽카드
체크 포인트 : 안정성 - 단독 제품, 가격 - 통합 제품
3D 그래픽 지원 기능 살펴라
컴퓨터에서 처리한 내용을 모니터에 보여주는 그래픽카드 역시 짧은 기간 동안 무척이나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올초 그래픽카드 시장은 TV 수신, 비디오CD 재생, 동영상 캡처(동영상을 파일로 만드는 기능)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통합 그래픽 카드로부터 출발했다.
통합 그래픽카드는 값은 좀 비싸지만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TV 기능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았다. 특히 카드 한 장에 모든 기능이 통합돼 있기 때문에 설치하기 쉽다. 가족들 간에도 채널 선택 경쟁이 치열한 지금,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컴퓨터로 자기만의 TV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국내 멀티미디어 그래픽카드 벤처기업이자 경쟁업체인 가산전자와 두인전자가 각각 윈X 퍼펙트 IV와 오스카 III라는 모델을 발표했다. 똑같은 핵심 부품을 사용한 두 제품은 비슷한 가격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두 회사는 97년 말 다시 두 제품의 기능을 향상시킨 윈X퍼펙트 V와 오스카 V라는 제품으로 제 2라운드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통합 그래픽카드는 전문 그래픽 카드에 비해 그래픽 분야에서는 성능이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 일반 그래픽카드는 통합카드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며 나름대로 시장을 차지해 왔는데, 올해 중반을 넘기면서 전문 그래픽 카드는 3D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3D는 우리 말로 하면 3차원 입체 효과다. 잘 알려진 둠과 같은 게임은 일반 평면에 비해 입체적으로 보이는데 이런 그래픽을 3D 그래픽이라고 한다. 주로 입체감이 필요한 게임이나 캐드 같은 프로그램에서 3D를 사용해 왔다. 3D 지원 기능이란 3차원 그래픽을 더욱 빨리 나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으로, 컴퓨터 프로세서를 도와 그래픽과 관련된 연산을 빨리 처리하도록 한다.
대부분 인기있는 게임이 3차원 그래픽으로 만들어지고 인터넷의 가상현실조차 3차원을 지원하는 추세인 탓에 3차원 그래픽카드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일반 그래픽카드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가격은 대략 7만-10만원 선. 제품 이름에 3D와 같은 글자가 붙은 제품이 주로 3차원 그래픽을 하드웨어적으로 지원하는 것들이다.
모니터
체크 포인트 : 17인치 세상 열린다
싼 제품, 화면 불안 감수해야
모니터시장은 지난 5년간 독주하던 14인치 시대가 끝나고 15인치, 17인치 시대가 됐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15인치 모니터 가격이 14인치 가격으로 떨어지면서 15인치 모니터가 표준 모니터로 자리잡았으며, 17인치 모니터 역시 50만원 대로 떨어져 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윈도95가 널리 보급되면서 대형 모니터의 수요는 크게 늘었다. 한번에 하나의 프로그램만 실행시킬 수 있었던 도스와 달리 윈도95는 한 번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실행시켜놓고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가 클수록 작업하기 쉬워진다. 또 인터넷을 더 잘 검색하려면 화면이 큰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17인치 모니터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모니터의 선명도는 도트 피치로 나타낸다. 도트 피치란 모니터에서 화면을 구성하는 점과 점 사이의 간격으로, 이 간격이 세밀할수록 선명도가 높음을 나타낸다. 현재 공급되는 17인치 모니터는 도트 피치에 따라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나뉘는데 보급형 제품은 도트 피치가 0.28로 가격대는 50만원 대 초반. 한편 고급형은 도트 피치가 0.26 이하의 제품으로 가격대는 60만원 대 후반에서 80만원 대까지 다양하다. 17인치 모니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업체에서는 30만원 대 제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화면이 섬세하지 못해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프린터
체크 포인트 : 선명도 높은 포토 프린터 대세 장악
레이저프린터 속도 대폭 향상
올해 잉크젯 프린터는 사진처럼 인쇄할 수 있다는 포토 퀄리티(Photo Quality) 논쟁으로 시작됐다. 잉크젯 프린터의 선두 주자인 HP와 캐논은 각각 리얼 라이프, 포토 리얼리즘이라는 문구를 내걸면서 사진처럼 인쇄할 수 있는 ``‘포토 기능’을 강조했다. 포토 기능은 컬러 잉크젯 프린터가 사용하던 검정색,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의 4색 외에 포토 잉크라는 별색 잉크를 사용한 것으로, 실제 사진에 버금가는 출력물을 얻을 수 있어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대표적인 제품이 HP의 692K, 캐논의 BJC 4xxx 시리즈다.
포토 잉크젯 프린터가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하자 잉크젯 프린터의 후발 주자인 엡손, 삼성전자 등도 잇달아 포토 프린터를 선보였다. 특히 엡손 스타일러스 프린터를 국내에 공급하는 삼보컴퓨터는 이전까지 잉크젯 프린터에서는 최고 해상도였던 7백20dpi를 뛰어넘는 1천440dpi 프린터를 발표해 잉크젯 프린터 시장에서 크게 발돋움했다.
프린터 시장에 가장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미줄같은 판매망을 갖춰 순식간에 저가형 잉크젯 프린터 시장을 잠식한 삼성전자 역시 포토 잉크를 사용한 마이젯 650P 모델을 발표해 포토 프린터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초에는 LG전자가 제록스와 손잡고 컬러 잉크젯 프린터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LG전자는 아트젯이라는 모델명으로 2가지 제품을 발표했는데, 아트젯은 프린터 잉크가 색깔 별로 분리되어 있어 다 쓴 잉크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트젯은 이러한 기능 외에는 특별한 기능이 없어 시장에서 그렇게 많이 팔리지는 못했다.
이외에도 컬러 잉크젯 프린터 시장에는 컬러 캡이라는 모델명을 내세운 신도리코, 큐씨네 컬러의 큐닉스 컴퓨터, 퍼스트 컬러라는 브랜드의 제일정밀 등이 진출한 상태.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치열하게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잉크젯 프린터가 컬러 인쇄를 원하는 개인과 가정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다면 레이저프린터는 인쇄 작업이 많은 전문가와 사무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됐다. 올 한해 잉크젯 프린터가 사진같은 인쇄 품질을 내는데 주력했다면 레이저 프린터는 인쇄 속도를 개선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신제품이 등장한 잉크젯 프린터와 달리 레이저 프린터는 그렇게 많은 제품이 등장하지도 않았고 눈에 띄는 신기술도 별로 없었다.
몇 가지 주요한 쟁점을 찾아보자면, 우선 보급형 레이저 프린터 가격이 30만원 대로 떨어졌으며 인쇄 속도는 분당 6-8매를 인쇄할 정도로 빨라졌다. 이외에 무선 적외선 포트를 내장해 무선 적외선 포트를 갖춘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에서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곧바로 출력할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띈다. 드물게 선보인 컬러 레이저 프린터도 관심의 대상. 그러나 가격이 5백만원 대를 호가하는 탓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입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③주머니 두둑하면 눈여겨 볼 PC파트너5
컴퓨터는 참으로 많은 돈을 요구하는 ``‘돈 먹는 하마’다. ``‘쓸만하다’는 소리 듣는 컴퓨터 한 대를 마련하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들였건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허전하기 일쑤. 좀더 사용하기 편한 시스템을 위해서는 또다시 주머니를 털어야 한다.
다음에 소개하는 5개의 아이템은 주로 고급 사용자들에게 소용되는 제품이어서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장치의 가격이 점차 싸지고 있고, 그 쓰임새도 일반 사용자들에게 확대되고 있어 주머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하나쯤 장만해볼만 하다.
스캐너
체크 포인트 : 플랫 베드 스캐너 천하평정
스캐너는 사진이나 책에 인쇄된 그림을 읽어들여 컴퓨터 파일로 만드는 장비다. 예컨대 가족 사진을 윈도95의 배경 화면으로 만들고 싶다면 우선 가족 사진을 파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장비가 바로 스캐너다.
97년 스캐너 시장은 ``‘기업에서 가정으로’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96년까지만 해도 스캐너는 가격이 비싸 개인 사용자가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런 주변 장치였다. 그러나 개인용 PC로 그림과 문자를 섞어 다양한 형태의 출력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멀티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스캐너에 대한 잠재 수요가 점점 늘어났고, 이러한 잠재 수요에 대응해 손으로 잡고 끄는 핸드 스캐너나 팩시밀리처럼 그림을 밀어넣는 시트 피드(Sheet Feed) 스캐너, 최대 5×7 크기의 사진만 전용으로 읽어들이는 사진 전용 미니 스캐너 등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화질이 떨어지고 사용하기 불편하며 기능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사용하기 편리하며 화질도 좋지만 별도의 컨트롤러가 있어야 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점 때문에 주로 기업이나 반드시 스캐너가 필요한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 층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인식돼온 플랫 베드(Flat Bed) 스캐너는 개인 사용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제품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올 초 대만산 스캐너를 중심으로 50만원 대 이하의 플랫 베드 스캐너가 등장하면서 인식은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대만산 스캐너들은 스캐너에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인 문자 인식 소프트웨어 등을 빼면서까지 가격을 낮추기 시작, 급기야 30만원 대 플랫 베드 스캐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프린터 못지 않게 스캐너 분야에서도 막강한 솜씨를 자랑하는 HP가 소비자가 44만원, 실제 유통가 35만원의 스캔젯 5P를 발표하면서 스캐너 시장의 일대 변혁은 시작됐다. 스캔젯 5P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스캐너용 SCSI 컨트롤러를 기본으로 제공하며 한글 및 영문 OCR 소프트웨어와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해 저가형 스캐너 시장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계속해서 사운드 블라스터 국내 공급원인 제이씨현이 라이브스캔이라는 이름으로 30만원 대 이하의 플랫 베드 스캐너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10만원대의 플랫 베드 스캐너까지 등장하면서 스캐너 시장은 플랫 베드 스캐너가 완전히 평정했다. 핸드 스캐너나 시트 피드 스캐너는 이미 단종된 상태.
이동형 저장장치
체크 포인트:덩치 큰 데이터 외출 때 요긴
한 컴퓨터에서 작업한 파일을 다른 컴퓨터로 옮길 때 가장 유용한 것은 플로피디스크다. 물론 네트워크로 컴퓨터끼리 연결되어 있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실 플로피디스크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런데 멀티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컴퓨터 파일의 크기가 커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파일이 플로피디스크가 처리할 수 있는 최대 한계인 1.44MB를 훨씬 넘기 시작한 것이다. 파일이 여러 개라면 나눠 복사하면 되지만 파일 1개가 104MB 정도 용량이라면 플로피디스크로는 도저히 방법이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이동형 저장장치다. 원래 이동형 저장장치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보관하는 용도로 주로 쓰였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플로피디스크나 하드디스크 대용으로 쓰이게 됐다. 이동형 저장장치의 대표적인 제품이 아이오메가라는 회사가 개발한 집과 재즈 드라이브. 집 드라이브는 1장에 1백MB를 저장할 수 있고 컴퓨터의 프린터 포트에 쉽게 연결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집과 재즈 드라이브가 독주하다시피한 이동형 저장장치 시장도 치열한 경쟁 제품의 등장으로 혼전을 거듭하기는 마찬가지. 멀티미디어로 인해 데이터 파일이 커지면서 플로피디스크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이동형 저장장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중반까지는 아이오메가사의 집·재즈 드라이브가 독주했다. 국내에 약 8만대 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된 집 드라이브는 깔끔한 디자인과 편리한 사용법 등으로 널리 호평받았다. 특히 9월 경부터 쏟아진 내장형 모델은 외장형 모델보다 속도가 빠르고 A 드라이브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현재 용산에서는 물건을 구하기 조차 어려운 상태다.
경쟁 제품으로 등장한 것이 3M의 자회사인 이메이션의 LS-120. 최대 1백20MB를 저장할 수 있는 이 제품의 최대 장점은 3.5인치 플로피디스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즉 하나의 드라이브에 3.5인치 플로피디스크와 LS-120 디스크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한 때 국내 모기업 PC에 기본 장착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이 제품을 기본 장착한 PC는 선보이지 않고 있다.
또다른 경쟁 제품은 아이오메가의 오랜 경쟁업체였던 사이퀘스트의 이지플라이어. 최대 2백30MB를 저장할 수 있으며 집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프린터 포트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용량이 집 드라이브에 비해 2배 이상 많다는 것이 큰 장점. 요즘 집 드라이브가 품귀를 빚고 있는 덕에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높여가는 추세다.
이에 맞서 아이오메가는 집 드라이브를 개선한 집 플러스를 개발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중 공급할 예정이다. 집 플러스는 용량을 2백MB로 확장시켰으며 속도를 향상시킨 것이 큰 특징. 개발은 완료했으나 아직 미국에서도 판매되지 않고 있다. 제품 가격은 집 드라이브보다 약간 비쌀 것으로 보인다.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고용량 저장장치 역시 그렇게 큰 수요는 없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아이오메가의 재즈 드라이브에 맞서 사이퀘스트가 사이젯 1.5GB를 발표했으며, 아이오메가도 재즈 드라이브의 기능과 속도를 향상시킨 재즈 2를 발표한 상태.
이외에 CD롬과 호환되면서 최대 6백50MB를 저장할 수 있는 PD(Power Drive)도 6배속으로 속도가 향상되는 등 신제품들이 계속 나오긴 했지만, 비싼 드라이브 가격과 CD레코더에 밀려 그리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CD 레코더
체크 포이트 : 가장 싼 대용량 저장장치
97년에 가장 많이 보급된 주변기기를 꼽으라고 하면 두말할 것 없이 CD레코더다. CD 레코더는 12cm 금색 CDR(CD Recordable)에 6백50MB를 기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컴퓨터로 만든 여러가지 데이터나 프로그램을 CD에 담아 보관할 수 있게 한 장비다.
CD레코더는 올 초만 해도 1백만원이 훨씬 넘는 고가품이어서 멀티미디어 CD 타이틀 제작 업체에서나 갖고 있는 장비였지만, 올 해 중반으로 접어 들면서 50만원대 이하의 저가형 모델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30만원대 제품도 등장했다.
이와 함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CDR의 가격도 큰 폭으로 인하돼 CD 레코더의 보급을 부채질했다. 올 초 CDR 1장의 가격은 9천-1만원 선. 그나마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1년이 채 되지 못한 11월 현재 용산에서 유통되는 CDR의 종류는 10여종, 가격은 올 초에 비해 80% 이상 떨어진 장당 2천- 2천5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데이터를 한 번 밖에 기록할 수 없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CD 레코더가 갈수록 인기를 끄는 것은 저렴한 비용 때문이다. 일단 장비만 구입하면 그 다음부터 드는 비용은 그야말로 ‘``껌값’이다. 실제로 디스크 1장 값을 2천5백원이라고 생각했을 때 1MB를 기록하는데 드는 비용은 4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이론을 22만원 정도에 팔리는 3.2GB 하드디스크에 적용시켜보자. 22만원을 3천2백으로 나누면 1MB를 기록하는데 비용은 대략 68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반대로 최근 이동형 저장장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집 드라이브와 비교해 보자. 1백MB 집 디스크 1장이 1만4천원 정도이므로 1MB를 기록하는데 드는 비용은 무려 1백40원. 비용면에서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당분간 CD 레코더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CD 레코더는 내가 작성한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남이 만들어 놓은 CD(여기에는 오디오CD와 비디오CD도 포함된다)를 그대로 복사(!)할 수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PDA
체크 포인트:컴퓨터와 유대전화가 한 몸에
컴퓨터와는 좀 다른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97년에 붐을 일으킨 정보기기에 PDA를 뺄 수 없다. ``‘Personal Digital Assistance’의 약자인 PDA는 컴퓨터답게 만든 다기능 전자 수첩이랄 수 있다.
PDA의 바람을 불러 일으킨 제품은 US로보틱스의 ``‘파일럿’이다. 와이셔츠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파일럿은 3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2천여 개가 넘는 주소록, 메모 등을 관리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데스크톱 PC와 완벽하게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다. 올 초 이 제품을 수입 판매한 한메소프트에 따르면 초기 물량 5백개가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였다는 것. 계속해서 파일럿의 기능을 개선한 ‘팜 파일럿’이 등장하면서 파일럿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PDA 분야의 강자로 떠 오른 또 다른 제품이 휴대용PC로 알려진 HPC(Handheld PC)다. 96년 11월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전시회인 컴덱스 쇼에서 첫 선을 보인 HP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휴대용 PC 운영 체제인 윈도CE를 내장해 윈도95와 데이터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 사용법도 윈도95와 똑같다.
특히 국내에서도 LG전자가 ``‘모빌리안’이라는 이름으로 한글 윈도CE를 내장한 휴대용 PC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양산 단계에 들어간 모빌리안은 한글 윈도95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으며, 작은 키보드와 펜으로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고 내장된 28.8kbps 모뎀으로 PC통신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휴대용PC다.
이에 뒤질새라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한국전자전을 통해 ``‘스마트폰’이라는 PDA를 발표했다. 휴대폰과 PDA를 결합한 형태의 이 제품은 평소에는 휴대폰으로 쓰다가 휴대폰을 가로로 열면 액정이 달린 소형 PC로 변모하는 것이 특징. 마찬가지로 펜을 채택했으며 PDA에서 입력한 데이터로 곧바로 전화도 걸 수 있어 편리하다.
이동이 잦아지고 PC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HPC를 위주로 한 PDA를 찾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CE의 기능을 강화시킨 CE 2.0을 새롭게 발표해 HPC의 기능을 향상시켜 수요를 더욱 부채질하는 추세다.
PDA는 몇 가지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외국 제품들은 우선 한글을 사용할 수 없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 측면이 꽤 있기 때문이다. 로보틱스 파일럿은 현재 한 중소기업이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LG전자의 모빌리안은 현재 양산 단계이므로 조만간 시장에서 쉽게 구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폰은 이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듯 싶다.
디지털 카메라
체크 포인트 : 현상·인화·스캐닝을 한번에
올 한해 동안 주목받은 제품에 디지털 카메라가 빠질 수 없다.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 카메라는 촬영한 데이터를 즉석에서 컴퓨터로 옮겨 받아 사진을 합성하거나 조작한 후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피사체의 영상을 필름 대신 전자촬상소자(CCD:Charge Coupled Device)에 기록해 내장된 반도체용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즉 현상과 인화, 그리고 스캐닝 과정이 한번에 해결되기 때문에 필름 구입과 인화에 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한 장당 약 1MB 정도를 차지한다. 그리고 이를 펜티엄급 PC의 하드디스크로 불러들이는데는 1장당 대략 10초씩 소요된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필요없는 사진을 지워주는 것이 좋다. 하드드라이브 외에 다른 저장장치를 사진 데이터 보관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구입을 결정했다면 번들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와 램 확장이 가능한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가능하다면 기본 메모리가 높은 것을 사는 것이 좋지만, 이런 제품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따라서 현재의 주머니 사정이 허락지 않는다면 나중에라도 확장이 가능한 것을 구입하도록 한다. 또한 최고해상도와 최저해상도에 따라 찍을 수 있는 최대 사진수가 다르므로 해상도가 높은 상태에서 더 여러장 찍을 수 있는 것을 고르는 요령도 필요하다.
디지털 카메라 역시 다른 컴퓨터 관련 주변기기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많이 내려, 최소 1백 여만원은 줘야 구입할 수 있었던 제품을 30-4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는 삼성항공의 삼성 케녹스, LG전자의 디지털 스틸 카메라 등 국산제품과 함께 한국코닥, 한국후지필름, 현대전자, 아남정공, 휴렛팩커드 등이 수입한 제품이 함께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