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인류최대 행성탐사선 카시니

토성고리와 타이탄 위성의 신비를 벗긴다.

 

(그림1)카시니의 7년 대장정

우주개척사상 가장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카시니가 토성 탐사길에 올랐다. 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움켜쥐고 있는 토성, 그리고 원시지구의 복사판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탄위성이 그 표적이다.


 

(그림2)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생장치(RTG)의 구조


말이 많던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드디어 발사됐다. 10월 15일 오후 5시 43분(미국 동부시간은 오전 4시 43분) 케이프 캐너베럴기지에서 발사된 카시니는 무사히 지구궤도를 탈출한 후 현재 4km/초의 속도로 토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핵재앙 우려 속에서 발사 성공


카시니에는 27kg의 플루토늄이 실려 있기 때문에 그동안 환경론자들은 카시니 발사를 반대해왔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천체를 탐사할 때는 빛이 약해서 태양전지를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생장치(RTG)를 사용한다.
 

현재 목성을 탐사하고 있는 갈릴레오도 에너지를 이것으로부터 얻는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기 시작한 것은 멀리 아폴로 11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폴로 11호(1969년)에서 17호(1972년), 파이어니어 10·11호(1972년, 1973년), 바이킹 1·2호(1975년), 보이저 2호(1977년), 갈릴레오(1989년) 등은 모두 방사성동위원소가 붕괴할 때 나오는 에너지를 얻어썼다.
 

그런데 문제는 카시니에 실린 플루토늄 양이 역대 최대라는 점이다. 행여 카시니가 폭발하게 되면 수백만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가상의 시나리오만은 아니다. 1964년 미국의 위성이 떨어져 1백g의 플루토늄이 방출된 바 있다. 가까이는 1996년 11월 러시아의 화성탐사선 마르스 96이 남태평양에 떨어진 바 있다. 마르스 96에 실려있던 플루토늄의 양은 2백g이었다.
 

카시니는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지구궤도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숨을 돌릴 수 없는 것은 2년 후 카시니가 다시 지구를 스쳐가기 때문이다. 이때도 위험은 마찬가지다. 만약 지구와 충돌한다면 20만명의 암환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역대 최대의 행성 탐사

카시니 궤도선의 몸무게는 2천1백75kg. 여기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탐사하기 위해 업혀가는 호이겐스의 몸무게 1백92kg을 올리면 그 무게는 역대 두번째다. 역대 최대는 현재 목성에서 활동 중인 갈릴레오로 궤도선은 2천3백80kg, 탐사구는 3백35kg이다.
 

그러나 비용면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모두 들어간 비용은 34억달러로 갈릴레오에 투자했던 14억달러를 훨씬 앞지른다. 현대 우주개발은 ‘좀더 빠르게, 좀더 좋게, 좀더 싸게’라는 슬로건 아래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화성탐사선인 패스파인더와 마르스 글로벌 서베이어가 발사됐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각각 2억8천만달러와 1억5천4백만달러이다. 카시니는 요즘 같으면 엄두를 내지 못할 계획이지만, 오래 전에 준비된 것이어서 어쩔 수 없이 실행에 옮겨졌다.


카시니와 호이겐스


카시니는 파이어니어 11호(1979년), 보이저 1호(1980년), 보이저 2호(1981년)에 이어 4번째로 토성을 탐사한다. 7년 동안 약 35억km를 날아가 2004년 7월 토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토성 고리의 두께는 수백m밖에 되지 않지만 폭은 10만km에 달한다. 토성에는 종종 수천km에 달하는 백점(白點)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행성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목성인데, 토성에 가장 많은 위성이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와 같은 의문을 풀기 위해 카시니는 4년 동안 토성궤도를 돌면서 토성과 그 위성들을 조사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카시니와 함께 발사된 호이겐스는 유럽우주기구(ESA)가 개발한 타이탄 탐사선이다. 카시니가 토성에 도착하면 호이겐스는 카시니로부터 분리돼 타이탄 대기를 뚫고 착륙을 시도한다. 호이겐스는 타이탄을 덮고 있는 두꺼운 구름층뿐 아니라 표면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카시니와 호이겐스의 탐사가 끝나는 2008년 경에는 태양계의 기원과 원시지구에 대한 비밀이 한층 더 벗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카시니 탐사가 사람들을 흥분시켰던 또 하나의 이벤트는 자신의 이름이 토성에 간다는 사실. 카시니에는 28개 나라의 국기(우리나라는 빠져 있음)가 그려진 DVD(Digital Versatile Disk)가 실려 있다. 여기에는 전세계 81개 나라에서 인터넷으로 모은 약 61만6천4백개의 사인(54만개는 미국)이 들어있다. 그동안 우주선을 보낼 때면 참여자의 이름을 새겨 보내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런데 이번 카시니에는 처음으로 일반인들의 신청을 받았던 것이다. 물론 ‘첫 접촉’(First Contact)에 등장했던 척 노리스와 같은 유명 영화배우의 사인도 함께 넣었다.
 

(그림3)토성탐사선 카시니의 모습


물보다 가벼운 토성

토성은 태양계에서 두번째로 큰 행성으로 가장 많은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도 물보다 가벼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토성의 상징처럼 돼 있는 화려한 고리(ring)를 1610년 처음 발견한 사람은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년). 그는 당시 토성에 귀가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고리고 확인해준 사람은 네덜란드 천문학자 크리스티앙 호이겐스(1629-1695년)다. 그는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을 발견하기도 했다. 호이겐스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천문학자 조반니도메니코 카시니(1625-1712년)는 이아페투스, 레아, 디오네, 테티스 등 4개의 위성과 고리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발견했다.
 

토성과 지구 비교한 표.


타이탄은 원시지구와 비슷

타이탄(Titan)은 행성인 수성이나 명왕성보다 큰 토성 최대의 위성이다. 태양계 위성으로선 목성의 위성인 가니메데 다음으로 크다. 반지름은 2천6백km로 지구의 3분의 1정도. 그래서 위성이라고 부르기가 웬지 쑥스러운 천체다.

일찍부터 타이탄은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관심을 끌어왔다. 대기는 지구와 비슷하게 질소로 구성돼 있다. 또 탄화수소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생명이 탄생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45억년 전의 원시지구 모습과 비슷하다.

과학자들은 타이탄에 메탄이나 에탄으로 이뤄진 바다가 있고, 얼음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1982년 11월 보이저 1호가 갔을 대는 두꺼운 구름층밖에 볼 수 없었다. 그 아래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내지 못한 것이다. 타이탄 표면은 어덯게 이뤄졌을까 하는 의문은 이번에 특명을 받은 호이겐스가 2004년 오렌지색(탄화수소 때문에 이런 색깔을 가진다고 함) 구름을 뚫고 들어가 풀어낼 것이다.
 

 

 

련 인터넷 주소
http://www.jpl.nssa.gov/cassini/
http://www.estec.esa.nl/spdwww/huygens/html/index.html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7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 진로 추천

  • 천문학
  • 물리학
  • 기계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