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는 생명체에겐 더없이 중요한 물질이다. 지구에는 공기가 어떻게 분포돼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자. 또 생명체들은 공기를 어떻게 호흡하고 이용하는지 알아보자.
손에다 입김을 불면 무엇인가 살갗에 부딪치는 것을 느낀다. 또 풍선에서 바람이 빠질 때 무엇인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은 색깔도 맛도 냄새도 없는 공기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기가 있다는 것을 늘 생각하지 않는다. 공기로 가득차 있는 그릇을 보고도 자연스럽게 “어! 그릇이 비었네” 하고 말한다.
숯불을 피울 때, 타이어를 부풀릴 때 공기가 필요하다. 비행기와 연도 공기가 있기 때문에 떠오른다. 공기가 없다면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사람이나 동물들은 공기 없이는 살 수 없다. 나무나 꽃, 그리고 아주 작은 풀도 공기가 있기 때문에 살아간다. 공기는 땅위 수십km까지 가득 차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치 공기의 바다 맨 아래에 살고있는 셈이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에너지 덩어리
공기는 여러가지 기체가 뒤섞여 있는 일종의 혼합물이다. 지구에 있는 공기 중에는 질소와 산소가 99%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아르곤, 이산화탄소, 수증기로 이뤄져 있다. 또 공기 속에는 꽃가루나 홀씨, 세균, 먼지 등과 같은 고체들도 포함돼 있다. 산소는 식물이 양분을 만드는 데 사용될 뿐 아니라 금속과 결합해 녹슬게 한다. 물론 물체를 태울 때도 산소가 사용된다. 질소는 생물조직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산소를 묽게 해준다. 만일 산소만으로 이뤄져 있다면 식물이나 동물은 금방 다 타버릴 것이다.
기체는 정해진 모양이 따로 없다는 점에서 액체와 같다. 그러나 기체분자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가끔씩 부딪치는 것 외에는 전혀 서로에게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이것이 액체와 구별되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또 기체분자들 사이에는 빈공간이 아주 많이 있기 때문에 부피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공기를 이루고 있는 기체분자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이들이 움직이는 속력은 시속 1천6백km나 된다. 온도가 높아지면 기체분자들의 운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바깥쪽으로 작용하는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공기덩어리의 부피가 팽창한다. 기구 속을 뜨거운 공기로 채울 때 기구가 떠오르는 것도 이러한 이치 때문이다.
지구 질량의 1백만분의 1
지구를 덮고 있는 공기(대기)는 지구 질량의 1백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유성, 방사선, 그리고 태양으로 오는 자외선 등을 차단해 생명체를 보호하고 있다. 대기를 이루는 기체분자들은 태양빛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지속적으로 운동한다. 만일 지구 중력이 크지 않다면 기체분자들은 모두 우주공간으로 날아가버릴 것이다. 또 태양빛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다면 기체분자들은 모두 지표에 떨어져 다른 고체물질을 이루게 될 것이다.
바다가 일정한 표면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대기는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 대기는 위로 갈수록 엷어지다가 결국 우주공간으로 연결된다. 대기의 밀도와 기압은 위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줄어든다. 이 때문에 사람은 다른 장치의 도움 없이 1만m 이상 올라갈 수 없다. 그래서 에베레스트산 정상에서는 20여분에 한걸음씩 옮기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사람의 폐는 어떤 역할을 하나
음식을 먹는 것은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몸안에서 음식물을 태우기 위해선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를 이용해 음식을 태우고 나면 에너지와 함께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긴다. 폐에서는 필요한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뽑아내는 일을 한다. 평소 사람이 숨을 한번 들이쉴 때 맥주 한병 정도(550mL)의 공기를 마신다. 격렬하게 운동하는 경우라면 산소소비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호흡량은 평소의 6배로 늘어난다.
폐는 주름이 많아 공기와 만나는 접촉면적이 매우 크다. 사람의 경우 숨을 들이쉬면 갈비뼈가 위로 올라가고 가로막이 아래로 내려가서 흉강의 면적을 넓어진다. 이때 압력차에 의해 공기가 들어온다. 내쉴 때는 갈비뼈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흉강이 좁아져 공기를 밀어낸다. 입이나 코를 통해 들어온 공기는 기도를 통해 내려가다 두갈래로 나뉘어 좌우 허파로 간다. 폐에서는 거꾸로 세운 나뭇가지처럼 공기의 통로가 계속 여러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이것을 기관지라고 한다. 기관지의 맨 끝에는 지름 0.1-0.2mm의 공기주머니가 포도송이처럼 허파꽈리가 매달려 있다. 허파꽈리는 폐를 이루는 기본단위이다. 허파꽈리의 수는 3억-4억개로 모두 펼쳐 놓으면 테니스 코트 정도의 넓이이다.
허파꽈리의 안쪽 벽은 얇은 수막으로 덮여있어서 들숨에 섞여있던 산소가 이 속으로 녹아들면서 허파꽈리의 벽을 통과한다. 허파꽈리의 바깥쪽은 모세혈관이 아주 조밀하게 덮여 있다. 이 혈관은 매우 가늘기 때문에 적혈구가 한줄씩 지나간다. 물에 녹은 산소는 이 혈관벽을 통해 적혈구로 전해지고, 적혈구가 내놓은 이산화탄소는 산소와 반대의 길을 따라 몸밖으로 배출된다. 산소를 얻은 적혈구는 온 몸의 구석구석으로 가서 산소를 전해주고 이산화탄소를 받아 다시 폐로 돌아온다.
허파꽈리에서 이산화탄소와 산소가 서로 교환되는 원리는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것과 같은 확산이다. 산소의 압력은 허파꽈리 안쪽 들숨이 있는 곳에서 더 높고, 이산화탄소는 모세혈관 내에서 더 높게 돼 있다. 이러한 압력차를 줄이기 위해 산소는 모세혈관 안으로, 이산화탄소는 모세혈관 밖으로 이동한다.
지구가 계속 더워지는 이유
지구를 두르고 있는 대기는 마치 담요와도 같이 지구가 급격히 뜨거워지거나 식는 것을 막아준다. 달은 태양으로부터의 거리가 지구와 비슷하기 때문에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의 세기가 거의 같다. 그렇지만 대기가 없기 때문에 표면온도가 낮에는 +1백30oC, 밤에는 -5백10oC로 밤낮의 일교차가 크다.
지구의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요인 중에는 온실효과라는 것이 있다. 온실효과에는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큰 역할을 한다. 온실효과는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해주기 때문에 생물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요즈음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증가함에 따라 지구의 온도가 조금씩 높아져 문제가 되고 있다.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는 온실의 유리
태양이 지구로 에너지를 보내줄 때는 주로 가시광선을 이용해 보내준다. 지구는 이 에너지를 받아 적당히 순환시켜 사용하고, 결국에는 받은 에너지 모두를 우주공간으로 되돌려준다. 지구가 에너지를 우주공간으로 버릴 때는 주로 적외선을 이용한다.
지구대기 속에 있는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는 가시광선을 싫어하고 적외선을 좋아한다. 그래서 태양에서 들어오는 가시광선은 손을 안 대고 거의 통과시키지만 지구에서 나가려고 하는 적외선은 흡수한다. 이 때문에 기온이 상승한다. 여기서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온실의 유리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현상을 온실효과라고 부른다.
만일 대기 속에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없어서 온실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약 15℃ 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과거의 빙하기 때는 현재보다 평균기온이 5℃ 정도 낮았다. 만일 평균기온이 15℃ 낮아진다면 지구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대빙하기가 찾아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차가운 얼음 행성이 변할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적당한 온실효과 덕분에 우리는 쾌적한 기온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걱정되는 것은 현대 산업사회로 들어오면서 인간들이 지하의 화석연료(석유, 석탄)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의 양이 증가하면 온실효과가 그만큼 증폭돼 지구의 기온이 현재보다 상승한다. 이 때문에 온실효과가 나쁜 것처럼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온실효과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