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천체사진을 제공해왔던 허블우주망원경이 닉모스와 스티스로 새롭게 단장됐다. 그 결과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영역에서 시력이 크게 향상됐다. 뉴허블이 처음으로 보여주는 우주의 신비를 공개한다.
1997년 2월 13일. 디스커버리호는 거대한 불기둥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조종간을 잡은 바우어삭스 기장은 93년 허블우주망원경(HST)을 수리할 때 탑승한 적이 있고, 스티븐 홀리는 허블우주망원경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이번 작업(STS-82)에 참여한 다른 5명의 우주비행사들에게도 객차 크기만한 인공위성은 전혀 낯설지가 않다. 비록 물탱크 속이었지만, 실제와 똑같이 꾸민 상황에서 수없이 훈련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7명의 승무원은 11일에 걸쳐 허블우주망원경으로부터 긴 상자모양의 ‘중고부품’ 2개를 떼어내고 새로운 장비를 달았다. 고다드 고분해능 분광기(GHRS)와 극미광 천체 분광기(FOS)는 지구로 귀환했고, 스티스(STIS)와 닉모스(NICMOS)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다. 2월 19일 마침내 수리를 끝낸 허블우주망원경은 다시 관측을 재개했다.
그러나 2월 25일 우주망원경연구소의 밥 윌리엄스 소장은 닉모스에 기계적 결함이 있다고 발표했다. 닉모스의 3번 카메라가 초점 조절이 불가능하고, 기기의 수명이 예상보다 단축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그 주범으로 지목된 것은 냉각용 고체질소와 그 때문에 발생한 온도에 의한 기계적인 뒤틀림이었다. 하지만 다른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허블우주망원경의 운용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듯하다.
스티스는 종래의 분광기와 전혀 차원이 다르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분광기는 1차원에 머물렀지만, 스티스는 천체의 이미지를 2차원 스펙트럼으로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스가 자외선으로부터 근적외선에 이르는 파장을 망라하기 때문에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영역이 보다 넓어졌다. 또한 감도와 분해능도 크게 향상됐다. 한편 적외선 카메라와 다중천체분광기 등 3개의 카메라로 구성된 닉모스는 주로 적외선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닉모스와 스티스로 새롭게 무장한 허블우주망원경은 최근 이전과 다른 우주의 모습을 선보였다. 행성상성운, 블랙홀과 초신성잔해 모습, 그리고 7월 4일 패스파인더가 도착할 화성 사진 등을 간추려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