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생명체가 살았을까. 마침내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착륙해 그 진실을 밝힌다. 또 마르스 글로벌 서베이어가 외계인이 화성에 세웠다고 하는 피라미드와 사람 얼굴 모양의 구조물도 정확하게 확인해 줄 것이다.
오는 7월 4일, 2백11주년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을 맞이한 미국 시민들은 화성으로부터 축하 전문을 받는다. 같은 날 화성에 도착할 마르스 패스파인더가 보내는 메시지다. 패스파인더는 지난해 12월 4일 지구를 출발했다. 현재(6월 16일 기준) 22km/초의 속도로 순항 중이며,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1억6천만km, 화성까지 남은 거리는 84만5천km다. 건강 상태는 매우 양호한 편. 패스파인더를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화성에 도착할 것인가가 아니라, 화성에 생명체가 살았는가 하는 것을 확인하는데 있다.
지난해 8월 남극의 앨런힐스에서 발견된 운석 하나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다. 1만3천년 전 화성에서 날아온 이 운석에서 생명체의 흔적으로 보이는 다환식방향족탄화수소(PAHs)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세계 과학기술연구소의 ‘대부’로 통하는 미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공식 발표된 내용이어서 충격은 더했다. 그러나 앨런힐스 운석(ALH84001)은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과연 다환식방향족탄화수소를 생명체의 흔적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결국 논쟁 끝에 미항공우주국은 물러서고 말았다.
이러한 논쟁은 그 이전에도 있었다. 1976년 화성을 탐사했던 바이킹 1, 2호가 보내온 사진에는 사람 얼굴과 피라미드를 닮은 구조물이 있었다. 이를 두고 화성인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미항공우주국은 ‘단순한 자연현상’일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또한 누군가가 어렴풋한 이미지를 또렷하게끔 사진을 조작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화성은 태양계 행성 중에서 가장 지구와 비슷하다. 그 때문에 오랫동안 화성은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낳게 했다. 비록 1976년 바이킹이 탐사한 결과가 매우 부정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추측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앨런힐스운석의 발견으로 화성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7월 4일 화성에 도착하는 패스파인더는 화성궤도에 진입한 후 낙하산을 타고 화성땅 아레스계곡에 착륙한다. 이때 화성 지표와의 충돌로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3개의 풍선이 완충재 역할을 한다. 땅에 안착하고 나면 풍선은 터지고 그 안에서 패스파인더 착륙선과 ‘소저너‘라고 불리는 꼬마 로봇이 나온다.
이번 화성탐사의 주인공은 소저너. 이 로봇은 착륙선을 중심으로 반지름 5백m의 영역을 누비며 화성의 토양을 검사한다. 소저너에 탑재된 알파 양성자 X선분광기(APEX)가 그 일을 맡고 있다. 로봇팔로 긁어올린 화성 토양을 분광기로 분석해 얻은 자료들은 착륙선을 거쳐서 초당 40비트(bps)로 지구로 보내진다. 또 소저너가 움직이면서 바퀴가 받는 힘과 바퀴자국 등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것들은 토양의 역학적인 성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착륙선에 탑재된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화성 토양의 광물학적 특징을 아는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화성탐사에 나서는 착륙선과 소저너는 지구로부터 초당 7.8비트의 속도로 명령을 받기 때문에 사실 인공지능에 의해 거의 자신들의 생각으로 활동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패스파인더는 화성 표면에 형성된 사람 얼굴과 피라미드 모양의 구조물을 확인하는데는 큰 일을 할 수 없다. 패스파인더는 이들 구조물과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비용 문제 때문에 카메라의 성능도 바이킹 1,2호보다 크게 개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망은 잠깐. 지난해 11월 7일 발사돼 올해 9월 12일에 화성에 도착할 예정인 마르스 글로벌 서베이어가 3차원 화성지도를 작성하면서 ‘유령’의 구조물을 확인해 줄 것이다. 결국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화성생명체와 괴구조물에 대한 진실은 판명될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화성여행은 언제쯤 가능할까. 화성탐사 프로그램 책임자인 도나 셜리는 21세기 초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 어떤 과학자들은 2019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천문학적 숫자’에 이르는 예산이 큰 변수다. 셜리는 “화성여행을 하려면 산소, 물(산소로 만들 수도 있음), 먹을 것, 착륙선, 화성탐사를 위한 과학장비, 의약품, 지구와의 통신수단, 태양전지, 그리고 소일할 책과 컴퓨터 등 10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